파초(芭蕉)- 김동명
송화은율
파초(芭蕉)- 김동명 조국을 언제 떠났노, 파초의 꿈은 가련하다. 남국(南國)을 향한 불타는 향수(鄕愁), 너의 넋은 수녀(修女)보다 더욱 외롭구나! 소낙비를 그리는 너는 정열(情熱)의 여인, 나는 샘물을 길어 네 발들에 붓는다. 이제 밤이 차다. 나는 또 너를 내 머리맡에 있게 하마. ▶ 감상의 초점 김동명의 제2시집 의 표제가 된 서정시로 감정 이입과 의인화가 두드러진 작품이다. 조국을 잃은 사람으로서 맛보는 서글픔을 같은 처지에 있는 파초에 의탁하여 쓴 작품이라 할 것이다. 곧, 고향인 남국(南國)을 떠난 파초의 처지와 조국(祖國)을 잃고 비애의 삶을 영위(營爲)하는 시인의 처지는 자연스레 가깝게 다가설 수 있는 바탕이 될 터이다. 제1,2연에서는 같은 처지의 파초의 발견과 동병상련의 정이, 제3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