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학에 나타난 처용 - 시
송화은율
현대문학에 나타난 처용 1. 처용이 나타난 시들 가. 정일근 -처용의 도시 술 취한 처용(處容) 씨(33세. 울산시 남구 개운동)가 공업탑 로터리에서 춤을 춘다. 그의 아니는 일주일째 집에 돌아오지 않고 있다. 이 도시의 상징인 푸른 작업복은 누런 때에 찌들었으며 어린 아이와 늙은 어머니는 오늘 저녁도 라면으로 끼니를 때웠으리라. 달 밝은 그날 밤 야근을 하지 않고 돌아온 것이 잘못이었을까 역신(疫神)같이 건장했던 그 사내를 용서한 것이 잘못이었을까. 공업화로 일찍 시든 그의 청춘 때문인가. 하루하루 몸은 야위어 가고 다달이 월급봉투는 기름져 갔다. 검은 강은 입안부터 썩어 가 구취를 풍기고 떠나간 물고기와 새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누구는 호텔 나이트클럽에서 전라의 춤을 추는 아내를 보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