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고독- 김광섭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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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김광섭


<핵심 정리>

 

1. 詩作 배경

매우 지적인 시다. 그러므로 이런 시는 서정 중심의 리드미컬한 시와는 달라서 매 행의 호흡이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음악성 중심으로는 역을 수 없는 주지시의 특징은 이런 데 있다.

 

자유를 잃고 외세의 지배를 받던 사회에서 모든 생활을 버리고 그날 그날 생존만을 이어갈 수 밖에 없었던 지성인의 자의식과 고민이 심각하게 표현되어 있다.

 

2. 시상의 전개

* 1(16) : 자유를 잃고 기류의 파동 속에 침전한 자아의 모습

* 2(712) : 무덤 상태에서의 자학적 모습

 

3. 주제 : 무위(無爲)와 침전(沈澱)의 삶에 대한 자의식

 

4. 시어의 상징 의미

* 생존자 - 생활자가 못되고 그저 목숨만 붙어 있는 상태

* 무덤 - 아득한 공간의 기류 속에서 자아가 죽은 듯이 누워 있는 곳

* 세계의 斷片은 아즐타 - 추억과 희망의 단편들조차도 아득하다

* 오랜 세기의 지층 - 오래된 비극적 세기의 쌓이고 쌓이는 역사의 지층

 

 

<감상의 길잡이>

일제의 모진 압박 속에서도 굴복하지 않고 불굴의 의지로 자신을 지켜온 김광섭은 창씨 개명(創氏改名)을 거부하다 끝내는 영어(囹圄)의 몸이 되기도 하였다. 일제 치하의 가장 양심적인 지식인의 한 사람으로 살아온 그의 초기 대표작이자 출세작으로 알려진 이 작품은 주지적 경향과 관념적 표현이 두드러지며, 식민지 시대의 지성인이 겪는 자의식과 지적 고뇌가 심각하게 표출되어 있다. 그러므로 단순히 철학적인 차원에서가 아니라 시대 상황과 관련된 존재론적 성찰이라는 점에서, 이 시는 그의 시대 인식을 엿볼 수 있게 해 준다.

 

한 칸 무덤’, ‘신경도 없는 밤등으로 파악된 외부 현실 세계 속에서 화자는 고단한 고기처럼 누워 잠을 청하지만, ‘맑은 성 아름다운 꿈은 멀기만 하고 그리운 세계의 단편만이 아스라한 추억처럼 떠오를 뿐이다. 다시 말해, 화자는 삶의 능동적 자유 의지를 상실하고 아름다운 꿈그리운 세계는 단절된 채, ‘고단한 고기가 되어 세기의 지층에 이끌리며, ‘신경도 없는 밤을 보내고 있다. 그리하여 그는 무덤같은 현실 속에서 살아 가는 자신을 시계로 객관화하여 자신의 깨어 있음을 비판하기에 이른다. 지금 자신이 깨어 있는 것은 밝은 미래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 인간 역사 과정에서 터득한 오랜 세기의 지층(知層)’과 같은 관념적이고 표피적인 지식에 근거한 것에 지나지 않음을 자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일제 치하를 살아가는 자신의 삶을, 맹목적으로 돌아가는 시계 바늘과 같은 것으로 인식한 자기비판적 성찰의 결과로, 시계처럼 사물화되어 맹목적 생존의 상태와 다를 바 없는 식민지 치하의 무의미한 삶을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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