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에 대하여
송화은율
갓에 대하여 갓은 농부가 비를 피하는 도구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 사람들은 대소 귀천을 막론하고 관혼상제(冠婚喪祭) 때면 다 쓰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비 오지 않을 때도 쓰니, 이는 매우 무의미한 일이다. 어떤 사람은, '우리 나라 사람이 싸우기를 좋아하므로, 기자(箕子)가 우리 나라에 와서 큰 갓과 긴 소매의 옷을 지어 입혀 백성으로 하여금 몸을 마음대로 활동하지 못하게 하였으니, 이는 싸움을 금지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한다. 이는 믿을 수 없는 허황한 말이다. 이익의 성호사설(星湖僿說)에는 옛 고깔의 남겨진 모양이라고 하였으나, 이 역시 그렇지 않다. 고깔은 꽈리와 같이 생겼으므로 꽈리를 일명 피변초(皮弁草)라고 한다. 지금의 갓은 위는 평평하고 아래 갓양태는 넓은데 어찌 고깔이라 보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