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시보(南時甫)에 답함
송화은율
남시보(南時甫)에 답함 학문은 오로지 벗 사이에서 갈고 닦는 힘의 의지하는 것인데, 우리 마을이 선비로서 뜻있는 사람들은 대개가 다른 일 때문에 이 일에 전심(傳心)하지 못하여, 경계되고 유익됨이 자못 적습니다. 산중에 홀로 앉아 있으려니까 날로 무디어지고 침체되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전날 서울에서 함께 만나 즐기던 즐거움을 매양 생각하지만, 또다시 바른 사람을 만나지 못함은 나의 경우 역시 주신 편지에 말한 것과 같습니다. 학문을 함께 닦을 벗을 찾지 못해 걱정임 특히 이제까지 강학(講學)한 것은 거의가 망연(茫然)하고 한만(汗漫)한 지경에 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요즈음 회암(晦菴)의 글을 읽으며 친절한 뜻을 엿보고서야, 비로소 전날의 그것이 잘못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전날의 강학이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