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로역정(天路歷程), 혹은: 서시(序詩) / 해설 / 김정웅
송화은율
천로역정(天路歷程), 혹은: 서시(序詩) / 김정웅 이 시의 화자는 『천로역정』의 크리스천처럼 이상적인 곳을 향해 떠나가는 나그네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무슨 대단한 성인인 것은 아니다. 이 시의 화자 역시 다른 세상 사람들처럼 `거처 없이 떠도는' `땀냄새 진한' 영혼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는 이제 `은단알 같은 집 한 채'를 찾아 여행을 떠난다. 그곳은 `둥근 청기와 담장 너머 아직 싹트지 않은 별들'이 보이는 곳이다. 여기서 별을 삶의 진정한 의미로 볼 수 있다면 그가 왜 여행을 떠나는지 이해가 될 것이다. 이 시의 화자 역시 `별이 보이는' 그 집을 지향하는 삶을 살고 있다. 위와 같이 이 시를 읽을 때 문제가 되는 것은 마지막 연이다. 끝에서 두 번째 행에서 화자는 `잊혔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