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丹楓) / 해설 / 이제하
송화은율
단풍(丹楓) / 이제하 가을이 오면 누구나 잠시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게 된다. 우리가 가을에 느끼는 감흥은 봄의 신록과 여름의 무성함 그리고 가을의 조락(凋落)이라는 자연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더욱이 가을철 단풍의 온통 화려한 색채는 더욱 시인의 시정을 자극하는 듯하다. 단풍은 화려한 외양과 달리 머지 않아 잎으로서의 한 생애의 종말을 맞이하리라는 분명한 징후이다. 생의 종말적 징후를 바라보는 시인의 마음은 불편하다. 붉은 단풍에서 고달픈 몸부림과 쓰라린 상처를, 그리고 유한한 삶의 시간을 보기 때문이다. 강렬한 시각적 이미지가 주조를 이루는 이제하의 「단풍(丹楓)」은 예사 단풍과는 다른 정서를 지니고 있다. 1연의 `가을이로다'라는 거듭된 외침부터가 심상치 않다. 시인은 단풍을 보며, 생선처럼 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