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항사(陋巷詞)
송화은율
누항사(陋巷詞) (서사) 어리석고 세상 물정에 어둡기는로는 이 나보다 다한 사람이 없다. 모든 운수를 하늘에다 맡겨 두고 누추한 깊은 곳에 초가를 지어 놓고 고르지 못한 날씨에 썩은 짚이 땔감이 되어 세 홉 밥에 다섯 홉 죽(초라한 음식)을 만드는 데 연기가 많기도 하구나. 덜 데운 숭늉을 고픈 배를 속일 뿐이로다. 살림살이가 이렇게 구차하다고 한들 대장부의 뜻을 바꿀 것인가. 안빈낙도하겠다는 한 가지 생각을 적을망정 품고 있어서 옳은 일을 좇아 살려 하니 날이 갈수록 뜻대로 되지 않는다. 가을이 부족한데 봄이라고 여유가 있겠으며 주머니가 비었는데 술병에 술이 담겨 있으랴. 가난한 인생이 천지간에 나뿐이로다. (길흉화복을 하늘에 맡기고 누항에서 안빈 일념으로 살려는 심정- 생애저어) (본사) 배고픔과 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