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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월령가 - 11월령 12월령 24절기표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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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령

 

 

 

 

 

십일월은 한겨울이라 대설 동지 절기로다 바람 불고 서리 치고 눈 오고 얼음 언다
가을에 거둔 곡식 얼마나 되었던가 몇 섬은 환곡 갚고 몇 섬은 세금 내고
얼마는 제사 지내고 얼마는 씨앗 하고 도지도 되어 내고 품값도 갚으리라
꾼 돈 꾼 벼를 낱낱이 갚고 나니 많은 듯하던 것이 남은 것 거의 없다
그러한들 어찌할꼬 양식이나 아껴 보자 콩기름 우거지로 죽이라도 다행이다
여자들아 네 할일이 메주 쓸 일 남았구나 익게 삶고 매우 찧어 띄워서 재워 두소
동지는 좋은 날이라 양(陽)이 생기기 시작하는구나 특별히 팥죽 쑤어 이웃과 즐기리라
새 달력 널리 펴니 내년 절기 어떠한가


해 짧아 덧이 없고 밤 길기 지리하다 공채 사채 다 갚으니 관리 면임 아니 온다
사립문 닫았으니 초가집이 한가하다 짧은 해 저녁되니 자연히 틈 없나니
등잔불 긴긴 밤에 길쌈을 힘써 하소 베틀 곁에 물레 놓고 틀고 타고 잣고 짜네
자란 아이 글 배우고 어린아이 노는 소리 여러 소리 재잘거림이 집안이 재미구나
늙은이 일 없으니 돗자리나 매어 보세 외양간 살펴보아 여물을 가끔 주소
짚 넣어 만든 두엄 자주 쳐야 모이나니

 

 이해와 감상

 

중동인 11월의 절기, 메주쑤기, 동지의 풍속, 가축기르기, 거름 준비 등을 노래하고 있다.

 

 

12월령

 

 

 

 

십이월은 늦겨울이라 소한 대한 절기로다 눈 덮힌 산봉우리 해 저문 빛이로다
새해 전에 남은 날이 얼마나 걸렸는가 집안 여인들은 새 옷을 장만하고
무명 명주 끊어 내어 온갖 색깔 들여 내니 짙은 빨강 보라 엷은 노랑 파랑 짙은 초록 옥색이라
한편으로 다듬으며 한편으로 지어 내니 상자에도 가득하고 횃대에도 걸었도다
입을 것 그만하고 음식장만 하오리라 떡쌀은 몇 말이며 술쌀은 몇 말인고
콩 갈아 두부하고 메밀쌀 만두 빚소 설날 고기는 계에서 나오고 북어는 장에 가서
납평일에 덫을 묻어 잡은 꿩 몇 마린가 아이들 그물 쳐서 참새도 지져 먹세


깨 강정 콩 강정에 곶감 대추 생밤이라 술동이에 술 들이니 돌 틈에 샘물 소리
앞뒷집 떡 치는 소리 예서 제서 들리네 새 등잔 세발 심지 불을 켜고 새울 때에
윗방 봉당 부엌까지 곳곳이 떠들썩하다 초롱불 오락가락 묵은 세배 하는구나
어와 내 말 듣소 농업이 어떠한고 일 년 내내 힘들지만 그 가운데 즐거움 있네
위로 나라를 받들고 아래로 부모를 봉양하니형제 처자 혼인 장례 먹고 쓰고 하는 것을
농사 짓지 아니하면 돈 감당 누가할까


예로부터 이른 말이 농업이 근본이라 배 부려 일을 삼고 말 부려 장사하기
전당 잡고 돈 꿔주기 장날에 이자 놓기 술장사 떡장사며 주막차리고 가게 보기
아직은 잘살지만 한 번을 실수하면 거지 빚쟁이 살던 곳 남은 자취도 없다
농사는 믿는 것이 내 몸에 달렸느니 계절도 가고 오고 농사도 풍흉 있어
홍수 가뭄 바람 우박 없기야 하랴마는 열심히 힘을 쏟아 온 가족이 한마음 되면
아무리 흉년이라도 굶어 죽지 않으리니 내 고향 내가 지키고 떠날 뜻 두지 마소


하늘은 너그러워 화를 냄도 잠깐이로다 자네도 헤아려 십 년을 내다보면
칠분은 풍년이요 삼분은 흉년이라 갖가지 생각 말고 농업에 오로지 하소
하소정 빈풍시를 성인이 지었는데 이 뜻을 본받아서 대강을 기록하니
이 글을 자세히 보아 힘쓰기를 바라노라

 

 

 

 이해와 감상

 

 계동인 12월의 절기, 새해 준비, 묵은 세배 등을 묘사하고, 결사에서는 농업에 힘쓰기를 권장하고 있다.

 

 

 24절기표

계절

달(음력)

날짜(양력)

절기(節氣)

해설

정월
(正月)

2월 4일경

입춘(立春)

봄이 시작됨

2월 18일경

우수(雨水)

봄 기운이 돌고 초목이 싹틈

1월 입춘은 1월의 절기이고 우수는 1월의 중기이다. 동풍이 불어서 언 땅이 녹고 땅속에서 잠자던 벌레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물고기가 얼음 밑을 돌아다닌다. 수달이 물고기를 잡아다 늘어놓고, 기러기가 북으로 날아가며, 초목에서 싹이 튼다.

이월
(二月)

3월 5일경

경칩(驚蟄)

모든 벌레나 동물이 동면에서 깨어나 활동하기 시작함

3월 20일경

춘분(春分)

태양이 적도 위에 직사하여 밤과 낮의 길이가 같게 됨

2월 경칩은 2월의 절기이고, 춘분은 2월의 중기이다. 복숭아가 꽃이 피기 시작하고 꾀꼬리가 울며 매가 화(化)하여 비둘기가 되고 제비가 날아온다. 우뢰가 울고 번개가 친다.

삼월
(三月)

4월 5일경

청명(淸明)

날씨가 맑고 밝음

4월 20일경

곡우(穀雨)

봄비가 내려서 백곡이 윤택해짐

3월 청명은 3월의 절기이고, 곡우는 3월의 중기이다. 오동(梧桐)이 꽃피기 시작하고, 들쥐가 화하여 종달새가 되며, 무지개가 나타나고, 마름개구리밥과에 속하는 다년생물풀이 생기기 시작한다. 산비둘기가 깃을 털고, 뼈꾸기가 뽕나무에 내려앉는다.

사월
(四月)

5월 6일경

입하(立夏)

여름이 시작됨

5월 21일경

소만(小滿)

태양의 황경(黃經)이 60도일 때. 여름 기분이 남

4월 입하는 4월의 절기이고, 소만은 4월의 중기이다. 청개구리가 울고 지렁이가 나오며, 왕과(王瓜쥐참외)가 나고 씀바귀가 뻗어 오르며, 냉이靡草가 죽고 보리가 익는다.

오월
(五月)

6월 6일경

망종(芒種)

보리는 익어 먹게 되고, 볏모는 자라서 심게 됨

6월 21일경

하지(夏至)

태양이 북회귀선에 이른 때. 낮이 길고 밤이 가장 짧은 날

5월 망종은 5월의 절기이고, 하지는 5월의 중기이다. 버마재비〔農가 생기고, 왜가리가 울기 시작하며, 지빠귀反舌가 울음을 멈추고, 사슴의 뿔이 떨어진다. 매미가 울기 시작하고 반하(半夏천남성과의 여러해살이풀, 까무릇)의 알이 앉는다.

유월
(六月)

7월 7일경

소서(小暑)

이 때부터 본격적인 더위에 접어듦

7월 23일경

대서(大暑)

태양의 황경이 120도가 되는 때. 더위가 최고조에 달함

6월 소서는 6월의 절기이고, 대서는 6월의 중기이다. 더운 바람이 불고 귀뚜라미가 벽에 다니며, 매가 사나워지고, 썩은 풀이 화하여 반딧불이 된다. 흙이 습하고 더워지며, 큰 비가 때때로 내린다.

칠월
(七月)

8월 7일경

입추(立秋)

태양의 황경이 135도일 때. 가을에 접어듦

8월 23일경

처서(處暑)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지기 시작함

7월 입추는 7월의 절기이고, 처서는 7월의 중기이다. 서늘한 바람이 불고 이슬이 내리며, 쓰르라미가 울고 매가 새를 많이 잡는다. 천지가 쓸쓸하여지기 시작하고 벼가 익는다.

팔월
(八月)

9월 8일경

백로(白露)

이슬이 내리고 가을 기운이 완연히 나타남

9월 23일경

추분(秋分)

태양이 추분점에 이르러 주야 길이가 같게 됨

8월 백로는 8월의 절기이고, 추분은 8월의 중기이다. 기러기가 날아오고, 제비가 돌아가며, 뭇새들이 먹이를 저장하고, 우뢰가 소리를 거둔다. 겨울철 땅 속에서 잠을 자는 벌레들이 흙으로 창을 막고, 물이 마르기 시작한다.

구월
(九月)

10월 8일경

한로(寒露)

공기가 차차 차가워지고, 초목에 찬 이슬이 맺힘

10월 24일경

상강(霜降)

이 때부터 서리가 오기 시작함

9월 한로는 9월의 절기이고, 상강은 9월의 중기이다. 기러기가 날아오고, 참새가 큰물大水에 들어서 조개가 되며, 국화가 노랗게 꽃피고, 승냥이가 짐승을 잡는다. 초목이 누렇게 낙엽지고, 땅 속에서 잠을 자는 벌레들이 모두 땅 속으로 들어간다.

시월
(十月)

11월 7일경

입동(立冬)

겨울이 시작됨

11월 22일경

소설(小雪)

이 때부터 점점 겨울 기분이 남

10월 입동은 10월의 절기이고, 소설은 10월의 중기이다. 물이 얼기 시작하고 땅이 얼기 시작하며, 꿩이 큰물로 들어가서 조개가 되고, 무지개가 걷혀서 나타나지 않는다. 천기(天氣)는 상승하고, 지기(地氣)는 하강하여 폐색(閉塞)되어 겨울이 된다.

동짓달
(十一月)

12월 8일경

대설(大雪)

태양의 황경이 255도일 때. 눈이 썩 많이 옴

12월 22일경

동지(冬至)

태양이 가장 남쪽으로 기울어지고, 밤이 길고 낮이 가장 짧음

11월 대설은 11월의 절기이고, 동지는 11월의 중기이다. 할단새〔覺菊〕가 울지 않고, 범이 교미를 시작하며, 여지(무환자 나뭇과의 상록교목)가 돋아나고, 지렁이가 교결(交結)한다. 고라니의 뿔〔渡이 떨어지고 샘물이 언다.

섣달
(十二月)

1월 5일경

소한(小寒)

겨울이 한고비에 접어들어 몹시 추움

1월 20일경

대한(大寒)

태양의 황경이 300도가 되는 때. 추위가 최고조에 달함

12월 소한은 12월의 절기이고, 대한은 12월의 중기이다. 기러기가 북으로 돌아가고, 까치가 깃을 치기 시작하며, 닭이 알을 품는다. 나는 새가 높고 빠르며, 물과 못이 두껍고 단단하게 언다. 

 요점 정리

 24절기

 

 동아대백과사전에 의하면 "중국력법은 달의 위상변화를 기준으로 하여 역일(曆日)을 정해 나가는데, 이것에 태양의 위치에 따른 계절변화를 참작하여 윤달을 둔 태음태양력이었다. 그러나 이 역법으로는 계절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아 특별한 약속하에 입춘·우수·경칩·춘분 등 24기의 입기일(入氣日)을 정한다. 그 정하는 방법에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평기법(平氣法)이고, 다른 하나는 정기법(定氣法)이다. 예전에는 장구한 세월에 걸쳐서 평기법을 써왔다. 이것은 1년의 시간적 길이를 24등분하여 황도상의 해당점에 각 기를 매기는 방법인데, 동지(冬至)를 기점으로 하여 순차로 중기·절기·중기·절기 등으로 매겨나가는 방법이다. 따라서 동지의 입기시각을 알면 이것에 15.218425일씩 더해가기만 하면 24기와 입기 시각이 구해진다. 정기법은 훨씬 뒤늦게 실시되었다. 6세기반경에 북제(北齊)의 장자신(張子信)에 의해 태양운행의 지속(遲速)이 발견된 후, 수(隋)의 유탁(劉倬)이 정기법을 쓸 것을 제창하나 그후 1,000년 이상이나 방치되었고, 청나라 때 서양천문학에 의한 시헌력(時憲曆)에서 처음으로 채택되었다. 정기법에서는 황도상에서 동지를 기점으로 동으로 15° 간격으로 점을 매기고 태양이 이 점을 순차로 한 점씩 지남에 따라서 절기·중기·절기·중기 등으로 매겨나간다. 이 경우 각 구역을 지나는 태양의 시간간격은 다르게 된다." 고 한다.

 

다시 말해서 태양년(太陽年)을 태양의 황경(黃經)에 따라 24등분하여 계절을 세분한 것. 시령(時令)·절후(節候)라고도 한다. 황경이란 태양이 춘분점(春分點)을 기점으로 하여 황도(黃道;지구에서 보았을 때 태양이 1년 동안 하늘을 1바퀴 도는 길)를 움직인 각도이며, 이 황경이 0°일 때를 춘분으로 하여 [표]와 같이 15°간격으로 24절기의 날짜가 구분된다. 절기와 절기 사이의 간격은 대략 15일인데 날짜는 해마다 양력으로는 거의 같게 되지만 음력으로는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가끔 윤달[閏月]을 넣어서 계절과 맞게 조정해야 한다. 24절기는 다시 절(節)과 중(中)으로 분류되는데 입춘(立春)을 비롯한 홀수번째 절기는 절이 되고 우수(雨水)를 비롯한 짝수번째 절기는 중이 된다. 중기(中氣)는 음력 열두달의 이름을 정하는 절기이다. 예를 들면 춘분이 드는 달인 음력 2월은 중춘월(仲春月), 소설(小雪)이 드는 달인 음력 10월은 맹동월(孟冬月)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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