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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미인곡(續美人曲)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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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미인곡(續美人曲)

 

 



저기 가는 저 각시(부인, 젊은 여자) 본 듯도 하구나.

임금이 계시는 대궐을 어찌하여 이별하고,
해가 다 져서 저문 날에 누구를 만나러 가시는고? 

 



아, 너로구나. 내 사정 이야기를 들어 보오.
내 몸(모습)과 이 나의 태도는 임께서 사랑함직한가마는
어쩐지 (임께서) 나를 보시고 너로구나하고 여기시기에(사랑하시기에)
나도 임을 믿어 딴 생각이 전혀 없어
응석과 아양을 부리며 지나치게 굴었던지
반기시는 얼굴 빛이 옛날과 어찌 다르신고?
누워 생각하고 일어나 앉아 생각하니(헤아려보니)
내 몸이 지은 죄가 산 같이 쌓였으니,
하늘을 원망하며 사람을 탓하랴.
서러워서 여러 가지 일을 풀어 내여 헤아려 보니 조물주의 탓이로다. 

 



그것을랑(그렇게는) 생각하지 마오.  

 



마음 속에 맺힌 일이 있습니다.
예전에 임을 모시어서 임의 일을 내가 알거니,
물같이 연약한 몸이 편하실 때가 몇 날일까?
이른 봄날의 추위와 여름철의 무더위는 어떻게 지내시며,
가을날 겨울날은 누가 모셨는고?
자릿 조반과 아침, 저녁 진지는 예전과 같이 잘 잡수시는가?
기나 긴 밤에 잠은 어떻게 주무시는가? 

 



임 계신 곳의 소식을 어떻게 해서라도 알려고 하니,
오늘도 거의 저물었구나. 내일이나 임의 소식 전해 줄 사람이 올까(있을까)?
내 마음 둘 곳이 없다. 어디로 가자는 말인가?
(나무 바위 등을) 잡기도 하고 밀기도 하면서 높은 산에 올라가니,
구름은 물론이거니와 안개는 또 무슨 일로 저렇게 끼어 있는고?
산천이 어두운데 해와 달은 어떻게 바라보며,
눈앞의 가까운 곳도 모르는데 천 리나 되는 먼 곳을 바라볼 수 있으랴.
차라리 물가에 가서 뱃길이나 보려고 하니
바람과 물결로 어수선하게 되었구나.
뱃사공은 어디 가고 빈 배만 걸려있는고?
강가에 혼자 서서 지는 해를 굽어보니
임 계신 곳의 소식이 더욱 아득하구나. 

 



초가집 찬 잠자리에 한밤중이 돌아오니,
벽 가운데 걸려있는 등불은 누구를 위하여 밝게 커져 있는가(밝은고)?
산을 오르내리며 (강가 여기 저기를) 헤매며 시름없이 오락가락하니
잠깐 사이에 힘이 다하여(잠시 몸이 지쳐) 풋잠을 잠깐 드니,
정성이 지극하여 꿈에 임을 보니
옥과 같이 곱던 모습이 반 넘어 늙었구나.
마음 속에 품은 생각을 실컷 아뢰려고 하였더니
눈물이 쏟아지니 말인들 어찌하며
정회도 다 못 풀어 목마저 메니
방정맞은 닭소리에 잠은 어찌 깨버렸는가?  

 



아 허황한 일이로다. 이 임이 어디 갔는가?
즉시 일어나 앉아 창문을 열고 밖을 바라보니,
가엾은 그림자만이 나를 따르고 있을 뿐이로다.
차라리 사라져서(죽어서) 지는 달이나 되어
임이 계신 창문 안에 환하게 비치리라. 

 



각시님, 달은커녕 궂은 비나 되십시오.


(현대역)

 

(갑녀) 

저기 가는 저 부인, 본 듯도 하구나.

임금이 계시는 대궐을 어찌하여 이별하고,
해가 다 져서 저문 날에 누구를 만나러 가시는고? 

 

(을녀) 

아, 너로구나. 내 사정 이야기를 들어 보오.
내 몸(모습)과 이 나의 태도는 임께서 사랑함직한가마는
어쩐지 (임께서) 나를 보시고 너로구나하고 여기시기에(사랑하시기에)
나도 임을 믿어 딴 생각이 전혀 없어
응석과 아양을 부리며 지나치게 굴었던지
반기시는 얼굴 빛이 옛날과 어찌 다르신고?
누워 생각하고 일어나 앉아 생각하니(헤아려보니)
내 몸이 지은 죄가 산 같이 쌓였으니,
하늘을 원망하며 사람을 탓하랴.
서러워서 여러 가지 일을 풀어 내여 헤아려 보니 조물주의 탓이로다. 

 

(갑녀)

 그것을랑(그렇게는) 생각하지 마오.  

 

(을녀)

 마음 속에 맺힌 일이 있습니다.
예전에 임을 모시어서 임의 일을 내가 알거니,
물같이 연약한 몸이 편하실 때가 몇 날일까?
이른 봄날의 추위와 여름철의 무더위는 어떻게 지내시며,
가을날 겨울날은 누가 모셨는고?
자릿 조반과 아침, 저녁 진지는 예전과 같이 잘 잡수시는가?
기나 긴 밤에 잠은 어떻게 주무시는가? 

 

(을녀) 

임 계신 곳의 소식을 어떻게 해서라도 알려고 하니,
오늘도 거의 저물었구나. 내일이나 임의 소식 전해 줄 사람이 올까(있을까)?
내 마음 둘 곳이 없다. 어디로 가자는 말인가?
(나무 바위 등을) 잡기도 하고 밀기도 하면서 높은 산에 올라가니,
구름은 물론이거니와 안개는 또 무슨 일로 저렇게 끼어 있는고?
산천이 어두운데 해와 달은 어떻게 바라보며,
눈앞의 가까운 곳도 모르는데 천 리나 되는 먼 곳을 바라볼 수 있으랴.
차라리 물가에 가서 뱃길이나 보려고 하니
바람과 물결로 어수선하게 되었구나.
뱃사공은 어디 가고 빈 배만 걸려있는고?
강가에 혼자 서서 지는 해를 굽어보니
임 계신 곳의 소식이 더욱 아득하구나. 

초가집 찬 잠자리에 한밤중이 돌아오니,
벽 가운데 걸려있는 등불은 누구를 위하여 밝게 커져 있는가(밝은고)?
산을 오르내리며 (강가 여기 저기를) 헤매며 시름없이 오락가락하니(마음이 초조하여 허둥거리며 부질 없이 왔다 갔다 하니)
잠깐 사이에 힘이 다하여(잠시 몸이 지쳐) 풋잠을 잠깐 드니,
정성이 지극하여 꿈에 임을 보니
옥과 같이 곱던 모습이 반 넘어 늙었구나.
마음 속에 품은 생각을 실컷 아뢰려고 하였더니
눈물이 쏟아지니 말인들 어찌하며
정회도 다 못 풀어 목마저 메니
방정맞은 닭소리에 잠은 어찌 깨버렸는가?  

아 허황한 일이로다. 이 임이 어디 갔는가?
즉시 일어나 앉아 창문을 열고 밖을 바라보니,
가엾은 그림자만이 나를 따르고 있을 뿐이로다.
차라리 사라져서(죽어서) 지는 달이나 되어
임이 계신 창문 안에 환하게 비치리라. 

 

(갑녀) 

각시님, 달은커녕 궂은 비나 되십시오.

 

 

 요점 정리

 작자 : 정철(鄭徹)

 연대 : 선조 18 ~ 22년(1585~1589)

 갈래 : 3·4조 내지 4·4조를 기조로 한 대화체(문답형식)의 서정 가사, 양반 가사, 정격 가사, 4음보 1행으로 따져 48행, 기본 율조는 3·4조가 우세.

 배경 : '사미인곡'과 같이 송강이 그의 향리인 전남 창평에 은거할 때 지었음.

 성격 : 연군가, 사모적,

 구성 :

  서사 : 임과 이별하게 된 사연

    甲녀의 질문 - 백옥경을 떠난 이유

    乙녀의 답 - 조물의 탓[자책과 체념]

  본사 : 甲녀의 위로와 乙녀의 사연

  결사 : 乙녀의 사설인 임에 대한 죽어서라도 이루려는 사모의 정과 갑녀의 위로로 맺음

 

갑녀의 질문

백옥경을 떠난 이유를 물음

서사 : 임과 이별한 사연

을녀의 답변

모든 것을 운명이고, 조물주의 탓이라고 대답(자책과 체념)

갑녀의 위로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고 을녀에게 위로의 말을 함

본사 : 임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

을녀의 하소연

임에 대한 충정

임의 소식을 알고 싶어하는 안타까운 심정

꿈속에서의 재회와 독수공방의 애달픔

임에 대한 간절한 사모의 정(차라리 죽어서 낙월이 되어 임을 바라보고 싶은 심정)

결사 : 죽어서라도 이루려는 사랑

갑녀의 위로

을녀에게 위로의 말을 함(궂은 비가 되어 임의 곁에 있으라고 함)

 

 표현 : 대화체, 은유, 미화법 등

 제재 : 임과의 이별, 임에 대한 그리움

 주제 : 연군(戀君)의 정(情)

 의의 : 사미인곡과 더불어 가사 문학의 극치를 이룬 작품으로 우리말의 구사가 절묘하여 문학성이 높고, 대화 형식으로 된 최초의 작품이다.

 평가 : 홍만종은 '순오지'에서 공명의 '출사표'에 비견할 만하다고 하였으며, 김만중은 '서포만필'에서 '관동별곡', '전후미인가' 중 '속미인곡'이 가장 뛰어나다고 하였다.

 

 

 '속미인곡'과 '사미인곡'의 공통점과 차이점

속미인곡

사미인곡

공통점

1. 화자가 모두 천상의 백옥경(궁궐)에서 하계(유배지)에 내려온 여성임

2. 임에 대해서 화자가 뼈에 사무치는 그리움을 가지고 있음

3. 죽어서도 임을 따르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음(다른 자연물로 변신 : 서정주의 '춘향유문'도 이와 유사한 표현)

차이점

내용
전개

화자와 보조적 인물의 대화체

화자의 독백체

화자의 일상 시간에 따른 전개로 임의 일상 생활을 염려하는 말 속에서 사계절이 잠깐 언급됨

임에 대한 그리움을 사계절의 변화에 따라 읊음

표현

우리말의 묘미를 잘 살린 소박하고 진실한 표현으로 서포 김만중이 송강의 작품중에서 가장 높이 평가한 작품

한자숙어와 전고가 간혹 섞여 있으며 과장적 표현이 많음

화자의 태도

임의 소식을 알아 보기 위해서 이리저리 알아 보러 다니는 적극적인 모습으로 애절한 마음으로 임을 기다리는 성숙한 감정을 표현했다는 점

속만 태우며 앉아서 임을 기다리는 소극적인 모습으로 임에 대한 일방적 지향이라는 점이 강함

어조

직설적이고, 소박한 서민 여성의 진솔하고 절실한 목소리

그리움을 안으로 삭이고 점잖게 표현하는 사대부 규중 여인의 목소리

 

 

 '속미인곡'에서의 화자 갑녀와 을녀의 차이점

갑녀

을녀

을녀의 하소연을 유도하고, 작품을 더욱 극적으로 결말 짓게 함

갑녀의 질문에 응하면서 하소연을 하면서 작품의 정서적 분위기를 주도함

작품의 전개와 종결을 위한 기능적인 역할이 강함

작품의 주제 구현을 위한 실제적 중심 역할

보조적 위치에 있는 화자(보조적 위치에 있는 화자이지만, 문제가 있는 것이 마지막 결론 부분을 가장 강렬하고 의미있게 끝맺는다는 측면에서 이 작품을 구태여 두 화자로 나눌 필요가 없다는 점이 제기될 수 있다)

작가의 처지를 대변하는 중심 화자

이 작품은 두 여성 화자가 대화하는 형식으로 내용이 전개되고 있다. 두 화자 모두 작가의 분신으로, 임금을 향한 작가의 충성심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설정한 인물이다.

 

 

 

 내용 연구

 

서사 - 임과 이별하게 된 사연

 



저기 가는 저 부인, 본 듯도 하구나.

임금이 계시는 대궐을 어찌하여 이별하고,
해가 다 져서 저문 날[시간적 배경은 화자의 쓸쓸한 상황을 더욱 강조하고 애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에 누구를 만나러 가시는고?

- 갑녀(보조적 인물)의 질문 - 백옥경을 떠난 이유

 

 

 

 

 

 

 : 선조 18년 양사의 논척으로 관직에서 물러나 전남 창평에서 은거 생활을 하고 있는 자신의 처지를 갑녀가 질문하는 형식으로 나타낸 부분이다. '백옥경을 이별'한다는 것은 송강이 선조 18년 사간원과 사헌부의 논척으로 관직에서 물러남을 의미한다. 임금의 사랑을 받다가 이제는 물러나 은거 생활을 하고 있는 '여인 2'의 처지에 대해 '여인 1'이 질문하는 내용이다.

 

 



아, 너로구나. 내 사정 이야기를 들어 보오.
내 몸(모습 / 형체)과 이 나의 태도는 임께서 사랑함직한가마는
어쩐지 (임께서) 나를 보시고 너로구나하고 여기시기에(사랑하시기에)
나도 임을 믿어 딴 생각이 전혀 없어[자신의 모습이 볼품없지만 임이 자신을 사랑하기에 자신도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화자의 임에 대한 순수한 사랑과 믿음의 자세를 보여주는 구절임]
응석과 아양을 부리며 지나치게 굴었던지
반기시는 얼굴 빛이 옛날과 어찌 다르신고?
누워 생각하고 일어나 앉아 생각하니(헤아려보니)
내 몸이 지은 죄가 산 같이 쌓였으니(실연의 원인이 자신의 실수 때문이었음을 밝힘),
하늘을 원망하며 사람을 탓하랴.[수원수구(誰怨誰咎) :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를 탓하겠느냐는 뜻으로, 남을 원망하거나 탓할 것이 없음을 이르는 말. 수원숙우.]
서러워서 (여러 가지 일을) 풀어 생각하니(헤아려 보니) 조물주의 탓이로다.[화자의 운명론적인 인생관이 나타나는 구절로 임금을 원망하지 않는 신하의 자세를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

- 乙女(서정적 자아)의 대답: 조물의 탓[자책과 체념]

 

 

 

 

 

 

 

 : 실연의 원인이 자신의 실수 때문이었음을 밝히고 있으며, 실연으로 인한 화자의 애수를 느끼게 하는 구절임

 

 

: 임을 탓하거나 원망하지 않고 모든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숙명론적인 인생관이 잘 나타나 있고, 유학자적인 사상이 배어 있으며, 또한 당시의 사회적 체제가 왕권의 절대적인 힘을 생각하면 이런 표현만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서사 - 이해와 감상

 

 서사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갑녀와 을녀의 대화 형식을 빌어 임과 이별한 사연을 하소연한 내용이다. 임과 이별한 것을 오직 자신의 탓으로 돌려 아무도 원망하지 않겠다고 말한 그 속에 작자의 충절이 잘 나타나 있고, 그것이 한 여인의 지극한 사랑으로 비유되어 더욱 문학적 가치를 높여 주고 있다. 더구나, 대화 형식으로 구성하여 표현의 참신성을 보인 것은 금상첨화(錦上添花)라 할 것이다. 여기의 갑녀는 보조역으로 등장했으나 을녀와 마찬가지로 작자 자신을 대변한 것이다.

본사



그것일랑(그렇게는) 생각하지 마오.  

 - 甲女의 위로의 말

 



[乙女] 마음 속에 맺힌 일이 있습니다.
예전에 임을 모시어서 임의 일을 내가 알거니,
물같이 연약한 몸이 편하실 때가 몇 날일꼬?
이른 봄날의 추위와 여름철의 무더위는 어떻게 지내시며,
(가을과 겨울 날씨, 가을과 겨울의 추위)가을날 겨울날은 누가 모셨는고?
자릿 조반(아침밥 전에 먹는 죽)과 아침 저녁 (뫼는 '밥'의 존대어로 궁중에서 사용한 말로 계급적 속성이 담긴 언어이고,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진지는 예전과 같이 잘 잡수시는가?
기나 긴 밤에 잠은 어떻게 주무시는가?[임금을 걱정하는 화자의 자상한 모습과 임금을 보필하지 못하는 화자의 안타까움]

- 임의 일상에 기거에 대한 염려와 임에 대한 충정(衷情)

 

 



임 계신 곳의 소식을 어떻게 해서라도 알려고 하니,
오늘도 거의 저물었구나. 내일이나 임의 소식 전해 줄 사람이 올까(있을까)?[임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으로 하루하루를 지내며 탄식하는 화자의 모습을 표현한 구절로, 임의 소식을 전해 줄 '사람'에 대한 간절한 기다림이 드러나고 있다]
내 마음 둘 곳이 없다. 어디로 가자는 말인가?[임의 소식조차 모르는 안타까운 심정]
(나무 바위 등을) 잡기도 하고 밀기도 하면서 높은 산에 올라가니,
구름은 물론이거니와 안개[임과 나와의 사랑을 방해하는 방해물, 간신]는 또 무슨 일로 저렇게 끼어 있는고?[설상가상]
산천이 어두운데[당시의 부정적인 시대 상황을 의미] 해와 달[임금]은 어떻게 바라보며,
눈앞의 가까운 곳도 모르는데 천 리나 되는 먼 곳을 바라볼 수 있으랴[산 위에서 임의 소식을 알고자 함.].
차라리 물가에 가서 뱃길이나 보려고 하니
바람과 물결[임과 나의 사랑을 방해하는 방해물, 간신]로 어수선하게 되었구나.
뱃사공은 어디 가고 빈 배만 걸려있는고?[임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으로 방황하는 화자의 상태를 표현하고 있다. 특히 '빈배'는 화자의 쓸쓸하고 외로운 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 주는 객관적 상관물로 작용 / 설상가상]
강가에 혼자 서서 지는 해를 굽어보니
임 계신 곳의 소식이 더욱 아득하구나. 

- 임의 소식을 알고 싶은 마음에 산하를 방황함.

 

 



초가집 찬 잠자리에 한밤중이 돌아오니,
벽 가운데 걸려있는 등불(기다림의 이미지)은 누구를 위하여 밝게 커져 있는가(밝은고)?[임이 없으니 등불도 소용없이 느껴짐]
산을 오르내리며 (강가 여기 저기를) 헤매며 시름없이 오락가락하니[허둥거리며 방황하니 / 임을 그리워하며 보낸 시간을 간략하게 정리하여 표현한 구절로 심리적인 그리움이 육체적인 어려움으로 나타나게 됨]
잠깐 사이에 힘이 다하여(잠시 몸이 지쳐) 풋잠[임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을 제시하는 소재]을 잠깐 드니,
정성이 지극하여 꿈에 임을 보니
옥과 같이 곱던 모습이 반 넘어 늙었구나.[임에 대한 염려와 사랑, 안타까움 / 자신이 모시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의 걱정대로 많이 변해 버렸다는 뜻]
마음 속에 품은 생각을 실컷 아뢰려고 하였더니
눈물이 계속해서 쏟아지니 말인들 어찌하며
정회도 다 못 풀어 목마저 메니[임에 대한 그리움과 반가움이 너무 커서 말을 하지 못함]
방정맞은 닭소리[임과의 재회를 방해하는 장애물]에 잠은 어찌 깨버렸는가?  

 - 독수 공방의 애달픔

 

 

 

 

 

 

 

 

: 임의 건강을 염려하는 충정이 깃들여 있는 표현

 높은 뫼 : '화자(을녀)'에게 '임'은 현실적으로 부재하므로 화자는 임과의 거리를 좁혀 보려는 끝없는 노력을 전개한다.

 

 

 : 산에 올라 가서 임의 소식을 알고 싶어하는 심정을 나타낸 말로 설상가상(雪上加霜 : 눈 위에 서리가 덮인다는 뜻으로, 난처한 일이나 불행한 일이 잇따라 일어남을 이르는 말)과 '구름'과 '안개'는 당시 조정을 어지럽게 하는 간신들을 상징한 말이지만, 이것은 상대적인 관점에서 보면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시적 화자와 임과의 사이를 가로 막는 장애물임은 틀림없다.

 산천이 어둡거니 - 천리를 바라보랴 : 외적인 조건으로 인해 임 계신 곳을 보지 못하는 시적 화자의 안타까운 심정이 담겨 있다. 여기서 日月은 선조인 '임'을 상징하는 시어이다.

 

 

 : 임의 소식을 알 길이 없어 헤매이는 화자의 심정이 외적인 행동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오뎐던 鷄계聲셩의 잠은 엇디 깨돗던고 : '계성'은 닭소리로 꿈속에서 임과 재회를 시작한 시적 화자의 꿈을 깨운 존재로 시적 화자와 임 사이를 가로막는 '장애물'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시구절이 허난설헌의 규원가 '바람의 디

 닙과 풀 속에 우는 즘생, 므스 일 원수로서 잠조차 

 (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 소리와 풀 속에서 우짖는 벌레 소리는 나와 무슨 원수가 졌기에 잠까지 깨우는가? 잠 못 이루는 밤의 고독감을 표현한 내용)'와 유사하다.

 

 

 

본사 - 이해와 감상

 

 본사에서는 임의 일상 기거 생활에 대한 염려와 임의 소식을 알고자 산하를 방황하는 애처로운 심정과 독수공방(獨守空房)의 외로운 마음이 임을 이별한 한 여인의 애절한 사설로 표현되었고, 여기 나오는 '구름, 안개, 바람, 물결' 등은 조정을 어지럽히는 간신배를 비유했으며, 일월은 임금을 상징하여 전체가 하나의 비유로 짜인 향기 높은 문학 작품이다.

결사 - 임에 대한 사모의 정

 

 

 

[乙女]
아 허황한 일이로다. 이 임이 어디 갔는가?[허탈감]
즉시 일어나 앉아 창문을 열고 밖을 바라보니,
가엾은(가련한) 그림자만이 나를 따르고 있을 뿐이로다.[꿈 속에서 잠깐 임을 보고 헤어진 후의 화자가 느끼는 외롭고 쓸쓸한 심정을 그림자만이 자신을 따르고 있다고 간접적으로 표현]
차라리 사라져서(죽어서 / 비장함) 지는 달[임에 대한 화자의 지극한 사랑]이나 되어[소극적 태도]
임이 계신 창문 안에 환하게 비치리라. [자신을 '낙월'로 표현함으로써 멀리서 바라만 보는 소극적인 형태의 사랑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 임에 대한 간절한 사모의 정

 

 


[甲女] 각시님, 달은커녕 궂은 비[임에 대한 적극적인 사랑]나 되십시오.[갑녀의 충고]

 

 

 

'낙월'과 '구즌 비'의 의미

낙월(을녀)

구즌 비(갑녀)

소극적 애정관(일시적, 간접적)

적극적 애정관(지속적, 직접적)

멀리서 잠시 동안 임을 바라보고 사라지는 달

오랫동안 내리면서 임의 옷을 적실 수 있을 만큼 임에게 가까이 갈 수 있는 비

쓸쓸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임과의 재회가 이루어질 수 없으리라는 '을녀'의 절망감을 내포.

'을녀'의 눈물을 의미하기도 하며, '을녀'의 애타는 마음을 임에게 전달하기 위해 '갑녀'가 제시하는 방법임.

- 甲女의 위로와 권고의 말

 

 

 

 차라리 싀여디여 落낙月월이나 - 반드시 비최리라 : 불교의 윤회 사상을 배경으로 한 표현으로 '落낙月월'은 시적 화자의 임에 대한 사랑을 상징하는 시어이지만, 그 사랑은 일시적인 느낌을 주고, 무엇보다도 일월을 임금으로 생각하던 시대에서 낙월이라는 말은 불경한 생각까지 들 게 하는 시어이다. 또, 임과의 만남이 이루어질 수 없으리라는 절망감을 내포하고 있는 시어로, 을녀가 임과의 관계에서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부분은 또한 사미인곡에서 '

 

( 임을 가까이 할 수 없어 얻은 병이기에 만날 수 없다면 차라리 죽어서 영혼으로나마 임을 만나겠다는 강렬한 염원을 표현하고 있다)'라는 구절과 유사하다. 하지만 사미인곡의 '차라리 싀어디여 범나븨 되오리라'라는 표현은 임에 대한 능동적인 태도이나 일방적이라는 점이 강한 반면에 '속미인곡'에서는 수동적이지만 애절한 마음으로 임을 기다리는 성숙한 감정을 표현했다는 점에서 애정의 표현이 승화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 지는 달이 되어 임을 멀리서나마 보겠다는 '을녀'의 말에 대해 보조적인 인물인 '갑녀'가 건네는 위로와 권고의 말이다. 지는 달이 되기보다는 궂은비가 되는 편이 낫다는 이 말은 심화 자료의 '궂은비'를 참고하면 알겠지만 '갑녀'의 말을 빌어 '을녀'의 슬픔을 함축적으로 나타낸다는 점이다. 그래서 '궂은비'가 '낙월'보다 훨씬 임에 대한 간절함이 더하다는 것이다. 물론 낙월이 '사미인곡'의 끝부분인 '차라리 싀어디여 범나븨 되오리라'와 같은 의미이지만 그것은 죽어서 임에게로 가고 싶다는 의미는 동일해도 그 표현이 담고 있는 함의의 강도는 속미인곡의 '궂은 비'가 훨씬 강하다는 것이다. 앞의 달이 단지 하늘에 떠 있으면서 지상의 대상을 지켜볼 뿐인 소극적인 존재라면 '궂은비'는 '낙월'보다는 훨씬 강렬한 의미로 지상으로 떨어져 내릴 수 있는 적극적 존재로 눈을 감아도 들릴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이다.  또한 이 부분은 낙구 부분으로 시조의 종장과 그 음수율이 같다. (심화 자료 참고)

 

 

 

결사 - 이해와 감상

 

 결사에서는 죽어서라도 이루려는 임에 대한 간곡한 사랑을 나타낸 부분으로 송강의 일편단심(一片丹心)과 충절(忠節)이 잘 드러나 있다.

 

 

 

 

 이해와 감상

 

 이 노래는‘사미인곡’속편이다. 그러나‘사미인곡’보다 언어의 구사와 시의(詩意)의 간절함이 더욱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사미인곡’에서는 한자 숙어와 전고(典故: 典例와 故事)가 간혹 섞여 있는 데 반하여 이 작품에는 전혀 들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도 이를 증명한다.

 

 연군(戀君)의 뜻을, 임을 이별한 한 여인의 애달픈 심정에 의탁시킨 이 노래는, ‘사미인곡’과같이 서정적 자아의 독백으로 이끌어간 것이 아니라, 보조적 인물을 설정하여 대화체로 진행시켰다는 데에서 참신한 맛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사미인곡’의 결사는‘임이야 나를 몰라 주실지라도 나의 충정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여  일방적인 연군의 소극성을 보였지만,‘속미인곡’은 보다 적극적으로 임까지도 오래도록 구슬프게 하고 싶다고 노래하고 있다.

 

 

이해와 감상1

 

 대화체로 되어 있어 구성면에서 새로움을 추구하고 있다. 제목을 보면 '사미인곡'의 속편처럼 인식되지만 언어 구사와 시의의 간절함이 더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미인곡'에서는 간혹 한자 숙어와 전고가 섞여 있지만, '속미인곡'에서는 전혀 찾아 볼 수가 없이 우리 고유어의 미를 살리고 있다. 전자가 사치스럽고 과장된 표현을 하고 있다면 후자는 소박하고 진실하게 자신의 심정을 잘 표현하고 있다. 특히 '속미인곡'은 임까지도 구슬프게 하고 싶다고 하여, '사미인곡'의 '임이야 나를 몰라 주실지라도 나의 충정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연군의 소극성을 좀더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비교에서 드러나듯이 '속미인곡'은 작가의 생각이 훨씬 원숙해진 뒤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김만중도 '속미인곡'을 더 뛰어나다고 평가했는데, 우리말 구사와 내용의 진솔성, 간절함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서두는 갑녀라는 인물이 을녀라는 여인에게 새 저문 저녁에 누구를 보러 가느냐고 묻는 데에서 비롯된다. 을녀는 이에 자신의 일을 늘어놓고 한탄하고, 갑녀는 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말한다. 을녀가 다시 임을 향한 사모의 정을 읊은 뒤에 갑녀의 위로의 말로 끝난다. 갑녀, 을녀는 실상 작자의 분신이면서 작자의 의도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등장한 인물들이다. 갑녀는 을녀의 하소연을 유도하고 더욱 극적으로 작품의 결말을 짓게 만드는 인물이다.(출처 : 김병국 외 4인 공저 한국교육미디어 문학)

 

 

이해와 감상2

 

 조선 선조 때 정철(鄭澈)이 지은 가사. 4음보 1행으로 따져 48행이며, 기본 율조는 3·4조가 우세하다. 작품 연대는 정철의 나이 50세(1585)에서 54세(1589) 사이로 추측되고 있다. 군왕을 그리워하는 심정을 은유적으로 노래하였다.


 이 작품은 ≪송강가사 松江歌辭≫라는 판본에 수록되어 있다. ≪송강가사≫에는 이외에도 〈관동별곡 關東別曲〉·〈사미인곡 思美人曲〉·〈성산별곡 星山別曲〉 등의 가사와 아울러 그의 시조작품 여러 편이 함께 실려 있다.


 ≪송강가사≫는 성주본(星州本)·이선본(李選本)·관서본(關西本) 등의 이본이 현전하고 있다. 그 밖에 관북본(關北本)·의성본(義城本)·황주본(黃州本) 등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현전하는 세 이본간의 표기에는 약간씩 차이가 있다. 가사의 내용 전개는 대화체로 되어 가사문학 구성에 있어 새로운 면을 보여준다.


 서두는 먼저 갑녀(甲女)로 표시할 수 있는 시중의 한 화자가 을녀(乙女)로 표시할 수 있는 여인에게 “뎨 가勘 뎌 각시 본 듯도 梨뎌이고”라고 주의를 환기시킨다. 이어서 천상 백옥경을 어찌하여 이별하고 해가 다 저물어가는 날에 누구를 보러 가느냐고 묻는 데에서 두 여인의 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에 을녀는 “아, 너로구나 내 이야기를 들어보게. 임이 예쁘지도 않은 나를 사랑하여 그만 내가 너무 버릇없이 굴다가 임에게 미움을 사게 되었으니 그것은 조물의 탓일 것일세.”라고 하면서 자탄(自歎)한다.


 을녀의 말을 듣고서 갑녀는 “그게 아니라 임에게 맺힌 일이 있다.”라고 하여 을녀의 생각을 고쳐 준다.
 그러나 을녀는 “나도 임을 뫼셔 보아 임의 사정을 잘 아나 지금 임은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하며, 독수공방하는 내 신세도 처량하며 차라리 낙월(落月)이나 되어 임의 창밖에 비추어 보고 싶다.”고 토로한다. 이에 대하여 갑녀는 “달빛도 좋지마는 궂은 비나 되라.”고 권하는 것으로 가사의 끝을 맺고 있다.


 이러한 대화의 분석은 연구자에 따라 다소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김사엽(金思燁)이 갑녀의 사설, 을녀의 사설, 갑녀의 사설로 삼분하여 〈속미인곡〉의 구조를 설명하려 한 것이 그러한 예의 하나이다.


 이러한 대화체의 가사에 있어 갑녀와 을녀는 각기 작자의 분신이면서 작자가 의도하는 바를 보다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하여 등장시킨 인물들이라 할 수 있다. 이 경우, 갑녀는 을녀의 하소연을 유도하며 더욱 극적이고 효과적으로 가사를 종결짓게 하는 구실을 하고 있다.


〈속미인곡〉은 제목에 ‘속’자가 있어 같은 작자가 지은 〈사미인곡〉의 속편처럼 생각되는 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그보다는 다른 측면에서 임을 그리워하는 심정을 읊었으며, 그 표현이나 지은이의 자세에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사미인곡〉은 평서체인 데 비하여 〈속미인곡〉은 대화체이다. 그 길이도 전자가 126구인 데 비하여 후자는 96구의 단형이다.


〈사미인곡〉이 임에게 정성을 바치는 것이 주라면 〈속미인곡〉은 자기의 생활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주이다. 전자가 사치스럽고 과장된 표현이 심한 데 비하여 후자는 소박하고 진실하게 자기의 심정을 표현하고 있다.


 이렇게 본다면 〈속미인곡〉은 〈사미인곡〉을 지을 때보다도 작자의 생각이 한결 더 원숙하였을 때 이루어진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리하여 김만중(金萬重)은 ≪서포만필 西浦漫筆≫에서 정철의 〈관동별곡〉과 전후 미인곡은 우리나라의 ‘이소(離騷)’라 할 만하며, 그 중에도 〈속미인곡〉이 더 고상하다고 하였다.


〈관동별곡〉이나 〈사미인곡〉이 한자를 빌려 꾸몄다는 데에서 그 이류를 들고 있다. 그러나 한자를 빌려 꾸민 것 이외에 〈속미인곡〉의 표현이 그만큼 진솔하고도 간절하였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속미인곡〉은 이렇게 역대에 여러 사람들의 사랑을 입었을 뿐 아니라 한역(漢譯)도 이루어졌다. 여기에는 김상숙(金相肅)과 그의 6세손인 정도(鄭棹)가 번역한 것이 있다. 정철의 가사문학사에서 절정을 장식하는 회심작(會心作)인 〈속미인곡〉은 이러한 한역을 통하여 단 하나 감상의 대상을 넓히게 되었다.


〈속미인곡〉은 〈사미인곡〉과 더불어 뒷날 연군(戀君)의 정서를 읊은 여러 가사의 시원(始原)이 되어 그 본보기로 활용되었다. 또한 이에 대한 연구도 많아 한국 가사문학연구에 있어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참고문헌≫ 鄭松江硏究(金思燁, 啓蒙社, 1950), 松江·蘆溪·孤山의 詩歌文學(朴晟義, 玄岩社, 1966), 松江歌辭의 硏究(李秉岐, 震檀學報 통권5∼7호, 1936. 4∼1937. 3.), 松江의 前後思美人曲硏究(徐首生, 慶北大學校論文集 第6輯, 1962), 續思美人曲의 硏究(徐元燮, 慶北大學校語學論叢 第3號, 1966), 思美人曲系歌辭의 比較硏究(徐元燮, 慶北大學校論文集 第11輯, 1967), 續美人曲의 內容分析(鄭在鎬, 국어국문학 제79·80 합집호, 1978).(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심화 자료

 

 '속미인곡'과 '사미인곡'의 공통점과 차이점

 

속미인곡

사미인곡

공통점

1. 화자가 모두 천상의 백옥경(궁궐)에서 하계(유배지)에 내려온 여성임

2. 임에 대해서 화자가 뼈에 사무치는 그리움을 가지고 있음

3. 죽어서도 임을 따르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음(다른 자연물로 변신 : 서정주의 '춘향유문'도 이와 유사한 표현)

차이점

내용
전개

화자와 보조적 인물의 대화체

화자의 독백체

화자의 일상 시간에 따른 전개로 임의 일상 생활을 염려하는 말 속에서 사계절이 잠깐 언급됨

임에 대한 그리움을 사계절의 변화에 따라 읊음

표현

우리말의 묘미를 잘 살린 소박하고 진실한 표현으로 서포 김만중이 송강의 작품중에서 가장 높이 평가한 작품

한자숙어와 전고가 간혹 섞여 있으며 과장적 표현이 많음

화자의 태도

임의 소식을 알아 보기 위해서 이리저리 알아 보러 다니는 적극적인 모습으로 애절한 마음으로 임을 기다리는 성숙한 감정을 표현했다는 점

속만 태우며 앉아서 임을 기다리는 소극적인 모습으로 임에 대한 일방적 지향이라는 점이 강함

어조

직설적이고, 소박한 서민 여성의 진솔하고 절실한 목소리

그리움을 안으로 삭이고 점잖게 표현하는 사대부 규중 여인의 목소리

 '속미인곡'에서의 화자 갑녀와 을녀의 차이점

갑녀

을녀

을녀의 하소연을 유도하고, 작품을 더욱 극적으로 결말 짓게 함

갑녀의 질문에 응하면서 하소연을 하면서 작품의 정서적 분위기를 주도함

작품의 전개와 종결을 위한 기능적인 역할이 강함

작품의 주제 구현을 위한 실제적 중심 역할

보조적 위치에 있는 화자(보조적 위치에 있는 화자이지만, 문제가 있는 것이 마지막 결론 부분을 가장 강렬하고 의미있게 끝맺는다는 측면에서 이 작품을 구태여 두 화자로 나눌 필요가 없다는 점이 제기될 수 있다)

작가의 처지를 대변하는 중심 화자

 

 '궂은 비'에 대하여

 

 궂은비의 의미를 더욱 분명히 알려면 달빛과 대조해야 한다.

 

첫째, 궂은비는 달빛보다 더 침울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태양보다는 달빛이 음성적이라면, 비는 더욱 더 음성적이며 어두운 분위기를 나타낸다.

 

둘째, 달빛이 시각을 자극함에 비하여 궂은비는 청각을 자극한다. 밤에 불을 켜지 않았을 때, 달빛에 대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나 불을 켠다든가 눈을 감고 잠을 청할 때 달빛의 자극은 무력하다. 그러나 궂은비가 창을 두드리는 소리는 낙월이 서창을 비칠 수 있는 그 시각에 눈을 뜨지 않아도 느낄 수 있다.

 

셋째, 달빛이 광대한 공간을 비추어 준다면 밤에 듣는 빗소리는 임이 자는 국한된 공간에서 자극하여 더욱 주의 집중이 가능하고 절실할 수 있다.

 

넷째, 낙월의 짧은 시간보다 궂은비는 긴 시간을 임에게 자극할 수 있다.

 

다섯째, 비는 눈물로 흔히 비유된다. 임을 그리다가 상사에 지친 나머지 흐르는 눈물은 비로 전환되어 임의 창을 두드릴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달빛이 비추어 주는 자극보다는 밤에 내리는 비가 더욱 침울하고 청각적이며 제한적이며 긴 시간을 눈물로 임을 자극하게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갑녀가 을녀에게 궂은 비가 되라 한 것은 을녀의 간절한 심정을 보다 잘 나타내 준 것이라 할 수 있다.[출처 : 정재호, '속미인곡'의 구조 분석, 김학성 권두환 편 고전시가론. 새문사. 1984)]

 

 속미인곡에 대하여

 김사엽의 갑녀의 사설, 을녀의 사설, 갑녀의 사설로 삼분하여 가사의 구조를 설명하려 한 것이 그러한 예의 하나이다. 이러한 대화체의 가사에 있어 갑을녀는 각기 작자의 분신이면서 작자가 의도하는 바를 보다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하여 등장시킨 인물들이라 할 수 있다. 이 경우, 갑녀는 을녀의 하소연을 유도하며 더욱 극적이고 효과적으로 가사의 종결을 짓게 하는 구실을 하고 있다. '속미인곡'은 제목에 속자가 있어 같은 작자가 지은 '사미인곡'의 속편처럼 생각되는 면도 있으나 그보다는 다른 측면에서 임을 그리워하는 심정을 읊었으며, 그 표현이나 지은이의 자세에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사미인곡'은 평서체인 데 비하여 '속미인곡'은 대화체이며, 그 길이도 전자가 126구인 데 비하여 후자는 96구의 단형이다. '사미인곡'이 임에게 정성을 바치는 것이 주라면 '속미인곡'은 자기의 생활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고, 전자가 사치스럽고 과장된 표현이 심한 데 비하여 후자는 소박하고 진실하게 자기의 심정을 표현하고 있다. 이렇게 본다면 '속미인곡'은 '사미인곡'을 지을 때보다도 작자의 생각이 한결 더 원숙하였을 때 이루어진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리하여 김만중은 '서포만필'에서 정철의 '관동별곡'과 전후미인곡은 우리나라의 '이소(離騷)'라 할 만하며, 그 중에도 '속미인곡'이 더 고상하다고 하였다. 그 이유로는 '관동별곡'이나 '사미인곡'이 한자를 빌려 꾸몄기 때문이라 하였으나, 한자를 빌려 꾸민 것 이외에 '속미인곡'의 표현이 그만큼 진솔하고도 간절하였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속미인곡'은 이렇게 역대에 여러 사람들의 사랑을 입었을 뿐 아니라 한역도 이루어졌다. 여기에는 김상숙과 그의 6세손인 정도의 번역이 있다. 정철의 가사문학사의 절정을 장식하는 가장 회심작이라는 '속미인곡'은 이러한 한역을 통하여 단 하나의 감상의 대상을 넓히게 되었다. '속미인곡'은 '사미인곡'과 더불어 뒷날 연군의 정서를 읊은 여러 가사의 시원(始原)의 역할을 수행하며, 그 본보기로 활용되었다. 또한 이에 대한 연구도 많이 한국가사문학연구에 있어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자료출처 : 국어국문학자료사전, 한국사전연구사간)

 

 

더 이해하기

 

1. 이 작품은 두 선녀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갑녀와 을녀가 말하는 부분을 구별 해보자.

 

교수·학습 방법 :

 이 작품은 첫 행부터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작품을 차분히 감상하면서 발화자의 교체를 파악하도록 지도한다.

예시 학생 활동 :

 갑녀의 발화는 1행부터 '눌을 보라 가시는고`까지이며 이후 '글란 생각 마오.`(갑녀의 발화)를 제외하고 마지막 행 직전('번드시 비최리라`)까지는 을녀의 발화이며. 마지막 행은 갑녀의 발화이다. 갑녀는 을녀의 하소연을 들으며 가끔 위로의 대꾸를 건네는 구조로 되어 있다.

 

2. 이 작품의 다음 구절을 중심으로 다음 활동을 해 보자.

 

잡거니 밀거니 놉픈 뫼에 올라가니 ~ 님다히 (消)쇼(息)식이 더옥 아득한뎌이고.

교수·학습 방법 :

 인용된 부분은 시적 화자가 님의 소식을 알고자 하는 간절한 소망을 피력한 부분이다. 이 점을 고려하면서 다음 활동을 하도록 지도한다.

 

(1) 시적 화자를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인'으로 보고 이 부분에 담긴 의미를 해석해 보자.

예시 학생 활동 :

 시적 화자를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인'으로 가정할 경우, 인용된 부분은 높은 산언덕에 겨우겨우 올라 멀리 바라보며 남편의 소식을 알고자 하나 안개와 구름 등 시야를 방해하는 것 때문에 멀리 볼 수 없고, 또 강가에 가 멀리 나아가려 하나 뱃사공이 없어 나갈 수 없는 등, 남편의 소식을 알 수 없어 한탄하는 시적 화자의 심정을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2) 시적 화자를 작가 '송강'으로 보고 이 부분에 담긴 의미를 해석해 보자.

예시 학생 활동 :

 시적 화자를 '송강'으로 볼 경우에는 '님'의 함축적 의미가 임금을 뜻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부분은 조정에서 억울하게 물러난 송강이 임금을 그리워하는 심정을 노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3. 이 작품을 중심으로, 가사 문학의 갈래적 특성을 설명해 보자.

 

교수·학습 활동 :

 이 작품의 내용과 형식의 특성을 파악하고 다른 가사 작품들과 비교하면서 가사 문학의 갈래적 특성을 파악해 보도록 지도한다.

예시 학생 활동 :

 가사 문학은 형식상 4음보의 연속체 운문이며, 내용은 폭넓은 양상을 띠는데 서정성이 강한 것도 있고 실제적인 사실과 체험을 기술하는 데 치중한 작품도 있다. 또 이념과 교훈을 널리 펴기 위한 노래가 있는가 하면 허구적인 짜임새를 제대로 갖추어 일정한 사건을 이야기해 나가는 작품도 있다. 따라서 가사는 4음보격 연속체의 형식만 유지하면서 다양한 내용을 포괄할 수 있는 확장성이 강한 갈래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4. 이 작품의 표현 방식을 활용하여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글을 써 보자.

교수·학습 방법 :

 이 작품은 대화체의 구성 방식을 지니며 전고(典故)를 활용하지 않고 순우리말을 활용한 감각적이고 세련된 표현을 보여 주는 것이 특징이다. 임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을 자연에 의탁하여 표현한 점도 특징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서 자신이 쓸 글의 표현을 생각해 보도록 지도한다.

예시 학생 활동 :

 차라리 달이 되어 당신이 계신 창 안에 비취고 싶습니다. 그러면 당신의 모습을 그나마 자세히 볼 수 있을 테니까요.

 

 

확장하기

 

이 작품의 마지막 구절을 중심으로 다음 활동을 해 보자.

 

 차하리 싀여디여~구즌 비나 되쇼셔.

교수·학습 방법 :

 마지막 부분은 을녀의 마지막 말에 대해 갑녀가 위로의 말을 건네는 부분이다. 을녀는 끝내 체념에 빠지게 되는데 그런 을녀에 대해 갑녀는 다른 상황을 가정해 볼 것을 권하며 위로하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서 다음 활동을 하도록 지도한다.

 

(1) '낙월`과 '구즌비`의 이미지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 보자.

예시 학생 활동 :

 '낙월`은 사라져가는 달, 즉 시적화자의 깊은 절망에서 죽음에 경사(傾斜) 되려는 심정을 상징한다. 이에 비해 '그즌비`는 을녀의 슬픔에 동화된 갑녀의 심정이자, 또한 그런 절망에 빠지지 말고 임 앞에서 소리내어 크게 울라는, 갑녀가 제시하는 감정 해소의 방식을 뜻한다.

 

(2) '사미인곡`의 마지막 부분과 비교하여 시적 화자의 태도의 변화를 설명해 보자.

 차하리 싀어디여 범나비 되오리라. 곳나모 가지마다 간 뒤 죡죡 안니다가, 향 므든 날애로 님의 옷에 올므리라. 님이야 날인 줄 모르셔도 내 님 조차려 하노라. -정철,`사미인곡' 중

예시 학생 활동 :

 '사미인곡`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자신의 슬픈 감정을 미학적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심적 여유가 엿보인다. 그러나 '사미인곡`의 속편인 '속미인곡`에서는 더욱 깊어진 절망의 토로를 보여 주고 있다. 이것은 '님`으로부터 아무런 반응이 없자 빠지게 된 절망의 나락 때문이다.

 

 

 김만중의 '서포만필'에 대하여

송강(松江)의 관동별곡(關東別曲), 전후사미인가(前後思美人歌)는 우리 동방의 이소(離騷)이다. 그러나 그것을 한문으로 쓸 수 없었으므로 오직 노래하는 무리들만이 입에서 입으로 주고받거나 혹은 국문으로 적어 전하고 있을 뿐인 것이다. 어떤 사람이 '관동별곡'을 칠언시로 번역한 일이 있지만, 아름답다고 할 수 없다. 혹은 택당이 젊었을 때 지은 것이라 말하는 사람이 있으나 사실이 아니다. 구마라습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인도에서는 일반적으로 글을 대단히 숭상한다. 부처님을 찬미하는 노래는 극히 화려하고 아름다운데 이제 이를 한문으로 번역해 보니 다만 그 뜻만 얻게 되었을 뿐, 그 표현의 묘미는 옮길 수가 없었다." 이치로 보아 그럴 것이다.

동방의 이소 : 우리 나라 노래 중 가장 뛰어나다.

칠언시로 번역한 적이 있지만, 아름답다고 할 수 없는 이유는? 우리말의 아름다움, 즉 표현의 묘미를 살릴 수 없으므로.

 이소 : 중국 초나라의 시인인 굴원이 참소를 받은 슬픔을 읊은 사부 - 한나라 때의 최고의 작품
택당 : 조선 인조 때 학자인 이식의 호
구마라습 : 인도의 고승, 중국 전진에 포로로 잡혀가 많은 불경을 번역함

 구마라습의 말의 의미 : 구마라습은 인도의 노래를 한문으로 번역했지만, 미묘한 미적 표현까지는 전달하지 못했다. 그것처럼 자기 나라 말로 된 노래라야 음악성과 느낌 즉 표현의 묘미까지 전달할 수 있다는 것

사람의 마음이 입으로 발하면 말이 되고, 말에 절주가 있으면 노래와 시와 문장과 부가 된다. 사방의 말이 비록 같지 않으나 진실로 말할 수 있는 자라면, 각각 그 말에 따라 절주를 붙이면 다 족히 천지를 움직이고 귀신을 통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니, 이는 홀로 중국에만 한한 것이 아니다. 이제, 우리 나라의 시문은 그 말을 버리고 타국의 말을 배워서 쓰니, 가령 십분 비슷하다 하더라도, 이것은 다만 앵무새가 사람의 말을 흉내 내는 것일 뿐이다. 여항의 초동급부가 웅얼거리며 서로 화답하는 것이 비록 비리하다고 하더라도, 그 참과 거짓을 따진다면 이는 진실로 학사대부들의 이른바 시부 따위와는 함께 논할 바가 아니다.

우리 나라의 시문은~흉내내는 것일 뿐이다. : 우리 나라의 시문을 중국의 한자로 표현하는 것은 앵무새가 사람의 말을 흉내내는 것과 같아서 진정한 우리 문학이 되기는 어렵다.

절주 : 음의 장단과 가락
여항 : 백성들이 모여사는 마을
초동급부 : 나무하는 아이와 물긷는 아낙네. 평범한 남녀 = 갑남을녀, 필부필부 이글에서 대립되는 말 : 학사대부
비리 : 말이나 행동이 속되고 품위가 없음
시부 : 시와 부. '부'는 감상을 자유롭게 서술하는 산문시, 혹은 문체의 하나

하물며, 이 세 가지 별곡은 천기가 저절로 있고 이속의 천박함이 없으니 자고로 우리 나라의 진문장이라면 단지 이 세 편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 세 편에 대하여 다시 말한다면 그 중에서도 '후미인곡'이 더욱 높다. '관동별곡'과 '전미인곡'은 여전히 중국의 한자어를 빌려서 수식한 것일 뿐이다.

세 가지 별곡 : 관동별곡, 사미인곡, 속미인곡

후미인곡 증 속미인곡이 가장 높은 이유는? 후미인곡이 가장 고유어를 잘 활용하기 때문이다.
천기 : 모든 조화를 꾸미는 하늘의 기밀, 큰 비밀
이속 : 오랑캐의 풍속           
진문장 : 참문장 

 '속미인곡'은 '사미인곡'에서 다 말하지 못한 것을 다시 서술해 놓은 것으로 말이 더욱 절실하여 가히 제갈공명의 '출사표'에 비견할 만하다고 극찬하였다. (홍만종의 '순오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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