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肝)- 윤동주
송화은율
간(肝) - 윤동주 바닷가 햇빛 바른 바위 위에 ㉠습한 간(肝)을 펴서 말리우자. 코카서스 산중(山中)에서 도망해 온 토끼처럼 둘러리를 빙빙 돌며 간을 지키자. 내가 오래 기르는 여윈 ㉡독수리야! 와서 뜯어 먹어라, 시름없이 너는 살찌고 나는 여위어야지, 그러나 거북이야 다시는 용궁(龍宮)의 유혹에 안 떨어진다. 프로메테우스 불쌍한 프로메테우스 불 도적한 죄로 목에 맷돌을 달고 끝없이 침전(沈澱)하는 프로메테우스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1948) ▶ 감상의 초점 이 시는 두 개의 이질적인 설화를 결합하여 형상화하였다. 즉, 거북이의 꾐에 빠져 간(肝)을 잃을 뻔하였다가 기지(機智)를 발휘하여 목숨을 건진다는 구토지설(龜兎之說)과 인간을 위해 제우스를 속이고 불을 훔친 죄로 코카서스 산에 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