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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줌싸개 지도- 윤동주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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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싸개 지도 - 윤동주

 

 

빨래줄에 걸어논

요에다 그린 지도

지난 밤에 내 동생

오줌싸 그린 지도

꿈에 가본 엄마 계신

별나라 지돈가?

돈 벌러간 아빠 계신

만주땅 지돈가?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1948)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윤동주가 19세이던 1936년에 썼다고 알려진 동시(童詩)이다. 작품의 뒷 배경으로 나타나는 비극적 현실 상황은 어린 나이 때부터의 투철했던 시인의 역사 인식을 엿볼 수 있게 해 준다.

 

선경 후정(先景後情)2연 구성으로 된 이 시는 일제의 잔혹한 수탈로 인해 완전히 파괴되어 버린 어느 가정의 비극사를 어린이 화자의 눈과 입을 통해 간결하게 보여 주고 있다. 표면적 의미로만 보면 작품 속의 어린 형제들에겐 부모님이 계시지 않다. 어머니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는 돈 벌러 만주로 갔다. 현실의 불행을 제대로 의식하지 못하는 어린 화자는 어느 날 아침, 동생이 요에다 그린 오줌싸개 지도를 빨래줄에 널면서 그것은 간밤에 동생이, 죽은 엄마가 가 있는 별나라나 또는 아빠가 돈 벌러간 만주 땅을 그린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그러나 그 장난스러운 상상 속에는 우리 민족의 불행했던 역사의 한 단면이 나타나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그냥 웃고 넘길 수만은 없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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