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 일일(3.1)의 하늘 / 박두진
삼월 일일(3.1)의 하늘 / 박두진 유 관순(柳寬順) 누나로 하여 처음 나는 3월 하늘에 뜨거운 피 무늬가 어려 있음을 알았다. 우리들의 대지(大地)에 뜨거운 살과 피가 젖어 있음을 알았다. 우리들의 조국은 우리들의 조국 우리들의 겨레는 우리들의 겨레 우리들의 자유는 우리들의 자유이어야 함을 알았다. 아, 만세,만세,만세,만세. 유 관순 누나로 하여 처음 나는 우리들의 가슴 깊이 피 터져 솟아나는, 우리들의 억눌림, 우리들의 비겁(卑怯)을 피로써 뚫고 일어서는, 절규(絶叫)하는 깃발의 뜨거운 몸짓을 알았다. 유 관순 누나는 저 오를레앙 잔다르크의 살아서의 영예(榮譽), 죽어서의 신비(神秘)도 곁들이지 않은, 수수하고 다정한, 우리들의 누나, 흰 옷 입은 소녀의 불멸(不滅)의 순수(純粹), 아, 그 생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