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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變身) / 감상 / 신동집(申瞳集)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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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變身) / 신동집(申瞳集)

 

잎을 벗어 버린 나뭇가지는

어찌 보면 땅에서 하늘로 뻗은

나무 뿌리라 할까

뒤엎어 놓은 밤이 내낮이라면

뿌리는 가지로 변해도 될 일

간절한 꿈에서 열매가 맺고

영근 방울에서 보람이 터질 때

세계는 얼마나 아리게 도치(倒置)했을까 //

 

뒤엎어 놓은 내낮이

우리의 밤이라면

백야(白夜)여 주어(主語)없는 강물을 덮어 달라

생자(生者)를 뒤엎어 죽은 자라면

푸른 하늘은 무덤 속을 날아야 할 일 //

 

말씀은 안테나 끝으로

푸라티나의 빛을 퉁기고

저기 급하게 피안(彼岸)으로 달리는 짙은 구름群

가지로 변해 선 나무 뿌리에

흔들이며 달려 오는 풍경(風景)은 밀착(密着)한다. //

 

<후략>


* 감상 : 시집 [서정(抒情)의 유형(流刑)]에서 인식했던 원초적 삶에 대한 인식은 제2시집 [제2 의 서정]에서 좀더 심화되며, 무에서 유(有)를 창조해 내는 심도있는 전개로 연결되지만 생 명에의 허무라는 니힐리즘(nihilism, 허무주의)의 속성을 근본적으로 극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초기시의 허무에의 지향은 고도의 상징적 수법을 도입하면서 한 차원 승화된다. 즉 시적 공간이 확대되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생명의 존재론적 추구에 도전한다.

 

이 시는 초기시의 생과 사의 관념적 파악을 극복하고 자아의 객관화를 통한 사물에의 근원 적 접근 방식을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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