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눌프 ― 삶으로부터의 세 이야기 /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송화은율
크눌프 ― 삶으로부터의 세 이야기 /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석공은 손을 눈등에 대로 길손을 자세히 바라본다. "나를 아시오?" 그는 생각하는 듯이 말을 이었다. "나도 알 것 같은데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는구먼요." "그럼 저 게장사하는 할아버지에게 물어 보시지. 전 세기 90년경에 우리가 어디 있었느냐고. 아마 그 영감님도 돌아가셨겠지만." "벌써 돌아가셨지요. 이제 겨우 생각나는군. 크눌프가 아닌가? 앉게나. 이거 미안한데!" 크눌프는 앉았다. 빨리 언덕을 올라와서 몹시 숨이 가빴다. 이제 비로소 산밑의 거리가 아름답게 바라보였다. 푸른 강, 붉고 푸른 지붕들, 그 사이로 푸른 나무들이 작은 섬같이 보이는 것이었다. "좋은 데서 일하시는군." 그는 숨을 들이마시며 말하였다.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