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위한 기도 / 헤르만 헤세
송화은율
평화를 위한 기도 / 헤르만 헤세 사랑하는 벗이여! 알 수 없는 약속과 위협을 가지고 새해는 우리들을 맞아 주었다. 지금은 새해의 한밤중, 이 시간은 우리들이 언제나 생활하고 있는 시간과 조금도 다른 점이 없다. 그러나 우리들은 제전(祭典)처럼 축하하고, 그것도 엄숙한 제전으로서 축하하고 있다. 이렇게 축하한다는 것은 올바른 것이다. 왜냐 하면, 한 시간이나마 속된 일상 생활에서 물러나서 반성, 자기 비판, 청산이나 명상의 기회를 얻는 다는 것은 소란스럽고 빈곤한 생활에 있어서 혜택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월은 유수처럼 흐르고 인생은 허무하며, 인간의 사업이란 무상하기 짝이 없다. 그 점을 생각해 볼 때, 가령 슬픔에 잠겨서 고민하든지, 또는 대담무쌍하게 기쁨에 날뛰며 생각하든지 간에 그것은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