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학동/ 이인로
송화은율
청학동/ 이인로 지리산은 두류산이라고도 한다. 북쪽 백두산으로부터 일어나서 꽃봉오리처럼 그 봉우리와 골짜기가 이어져 대방군(帶方郡)에 이르러서야 수천 리를 서리고 얽혀서 그 테두리는 무려 십여 고을에 뻗치었기에 달포를 돌아다녀야 대강 살필 수 있다. 옛 노인들의 전하는 바로는 “그 속에 청학동이 있는데 길이 매우 협착하여 겨우 사람이 다닐 수 있고, 몸을 구부리고 수십 리를 가서야 허광한 경지가 전개된다. 거기엔 모두 양전(良田) 옥토(沃土)가 널려 있어 곡식을 심기에 알맞으나, 거기엔 청학만이 살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여졌고, 대개 여기엔 옛날 세상을 피해 사는 사람들이 살았기에 무너진 담과 구덩이가 가시덤불에 싸여 남아 있다.”고 한다. 연전에 나는 당형(堂兄) 최상국과 같이 옷깃을 떨치고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