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 / 동화 / 방정환
송화은율
동정 하늘도 슬픈 일이 있는 듯이 음산하고 추운 흐린 날이었습니다. 하얀 눈이 펄펄 내리기 시작하는데, 행인도 적은 동리 밖 신작로로 하잘것없이 엉성한 상여 한 채가 지나갔습니다. 몹시 빈한한 집인지, 상여 뒤에 따라가는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없고, 열세 살쯤밖에 안 된 어린 소년 한 사람이 흰 모자, 흰 상복을 입고, 울면서 따 라갈 뿐이었습니다. “하다 못해 개 한 마리라도 따라오는 게 있었으면 덜 섭섭하겠다. 고, 상여 메고 가는 사람은 속으로 생각하지마는, 참말 강아지 한 마리도 따라오는 것이 없었습니다. 길거리에서 보는 사람마다, “에그, 얼마나 외롭길래 저 어린 것 하나밖에 따라가는 사람이 없단 말 인가. “아이구, 불쌍해라. 혼자 따라가는 아이가 좀 가엾은가. 하고 동정하고, 그 중에도 마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