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가면 - 박인환
송화은율
세월이 가면 - 박인환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을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이름은 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시집 박인환 시선집, 1955) ▶ 감상의 초점 박인환의 시작(詩作) 활동 마지막 시기의 것으로 목마와 숙녀와 함께 대표작으로 꼽힌다. 명동 어느 술집에서 작가는 이 시를 읊었고, 친구 김진섭이 즉흥적으로 작곡하였다는 에피소드와 함께 노래로도 잘 알려진 작품이다. 이 시는 전쟁을 통해서 맛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