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無名)의 구근(球根) / 노자영
by 송화은율반응형
무명(無名)의 구근(球根) / 노자영
모두 세 개의 연으로 이루어진 이 시에서 시인은 스스로의 가능성을 마음껏 펼치고 싶어하는 의지를 세 개의 시적 매재를 통해 표현하였다. 이는 차례대로 구근(球根), 새, 종인데, 각기 하나의 연을 차지하고 있다. 첫번째 연의 주인인 구근은 이제 땅 속에서 깊은 잠을 마치고 봄비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지상에 얼굴을 내밀고 한껏 생장의 정열을 불태우고 싶은 욕망을 지닌 채. 두번째 연의 주인인 작은 새는 아름다운 대자연 위를 자유롭게 날고자 하는 벅찬 꿈을 가지고 있다. 한편, 세번째 연의 주인인 종은 자신의 몸을 울려서 기개를 펴보고 싶어한다.
저마다의 충만한 잠재력을 가진 이와 같은 비유적 사물들은 그 촉발의 계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되는데, 그것은 각각 봄비, 음향, 해 등이다. 구근에는 봄비가, 새에게는 음향이, 종에게는 해가 꿈과 포부를 펼칠 계기인 것인데, 이는 약간 도식적이기는 하지만 이와 같은 상황을, 어려운 처지에도 꿋꿋이 광복을 기다리는 우리 민족의 처지로 읽을 수 있다. [해설: 이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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