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원에 꽃이 핀다 / 산문 / 윤동주
화원에 꽃이 핀다 / 산문 / 윤동주 개나리, 진달래, 앉은뱅이, 라일락, 미들레, 찔레, 복사, 들장미, 해당화, 모라, 릴리, 창포, 튜 울립, 카네이션, 봉선화, 백일홍, 채송화, 다알리아, 해바라기, 코스모스 - 코스모스가 홀홀 히 떨어지는 날 우주의 마지막은 아닙니다. 여기에 푸른 하늘이 높아지고 빨간 노란 단풍이 꽃에 못지않게 가지마다 물들었다가 귀또리 울음이 끊어짐과 함께 단풍의 세계가 무너지고 그 위에 하룻밤 사이에 소복이 흐니 눈이 내 려 쌓이고 화로에는 빨간 숯불이 피어오르고 많은 이야기와 많은 일이 이 화롯가에서 이루 어집니다. 독자제현! 여러 분은 이 글이 씌어지는 때를 독특한 계절로 짐작해서는 아니 됩니다. 아니,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철로나 상정하셔도 무방합니다.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