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철과 나 / 김영랑
朴龍喆[박용철]과 나 / 김영랑 朴龍喆[박용철] 全集[전집] 1권 後記[후기] 용철(龍喆)이, 용철이 다정한 이름이다. 스무 해를 두고 내 입에서 그만큼 많이 불려진 이름도 둘을 더 꼽아 셀 수 없을 것 같다. 20년 후 처음으로 벗을 알게 되면서부터 그 이름을 부르기 시작하여 나는 여태껏 가장 허물없 고 다정하고 친근하고 미더운 이름으로 용철(龍喆)이, 용철이, 불러 온 것 이다. 아! 그가 영영 가 버리고 만 오늘 나는 그대로 그 이름을 자꾸 불러 보아 오히려 더 친근하고 다정하여 혓바닥에 이상한 미각(味覺)까지 생겨나는 것 을 깨닫나니 아마 내 평생을 두고도 그러 아니치 못하리로다. 용철이, 용철 이, 서로 이역(異域) 하늘 밑에 서툰 옷들을 입고 손을 잡아 아는 체하던 바로 그때부터 가장 가깝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