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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고양이로다 ― 이장희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 이 시는 치밀한 관찰과 예리한 분석으로 고양이라는 한 사물에 대한 現象的 관조를 통하여 감각의 美를 이룩하고 있다. 주관의 개입이 없어 생생한 객관 세계가 드러난다. 고양이에서 느끼는 봄의 정서가 감각적으로 비유, 형상화되었다. 이장희를 흔히 20년대의 모더니스트라 일컫는데, 모더니스트란 작품에서 자연 발생적인 감정을 억제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감각적인 시어를 제시하는 시인을 가리키는 말이다. 주관의 범람과 감상적 낭만주의가 ..
벼 ― 이성부 벼는 서로 어우러져 기대고 산다. 햇살 따가워질수록 깊이 익어 스스로를 아끼고 이웃들에게 저를 맡긴다. 서로가 서로의 몸을 묶어 더 튼튼해진 백성들을 보아라. 죄도 없이 죄 지어서 더욱 불타는 마음들을 보아라. 벼가 춤출 때, 벼는 소리 없이 떠나간다. 벼는 가을 하늘에도 서러운 눈 씻어 맑게 다스릴 줄 알고 바람 한 점에도 제 몸의 노여움을 덮는다. 저의 가슴도 더운 줄을 안다. 벼가 떠나가며 바치는 이 넓디넓은 사랑, 쓰러지고 쓰러지고 다시 일어서서 드리는 이 피 묻은 그리움, 이 넉넉한 힘……. 벼를 제재로 하여 서민들의 삶을 노래하고 있다. 벼의 외면과 내면을 함께 제시하면서 벼에 대해 예찬하고 있다. 즉, 겸손, 협동의 힘, 자연 질서에의 순응, 분노의 자제력, 자기 희생을 통한 ..
별 헤는 밤 ―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 별 하나에 사랑과 / 별 하나 에 쓸쓸함과 / 별 하나에 동경과 / 별 하나에 시 와 /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붙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 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가 된 계집애들의 이름 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 지, 토끼, 노새, 노루..
별 헤는 밤 ―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 별 하나에 사랑과 / 별 하나 에 쓸쓸함과 / 별 하나에 동경과 / 별 하나에 시 와 /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붙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 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가 된 계집애들의 이름 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 지, 토끼, 노새, 노루..
나비 ― 윤곤강 비바람 험살궂게 거쳐 간 추녀 밑 ― 날개 찢어진 늙은 노랑 나비가 맨드라미 대가리를 물고 가슴을 앓는다. 찢긴 나래의 맥이 풀려 그리운 꽃밭을 찾아갈 수 없는 슬픔에 물고 있는 맨드라미조차 소태 맛이다. 자랑스러울손 화려한 춤 재주도 한 옛날의 꿈조각처럼 흐리어 늙은 무녀(舞女)처럼 나비는 한숨진다. 「동물 시집」(1939) 늙고 병든 나비의 형상을 통하여 생의 애상(哀傷)과, 일제 치하에서 삶의 터전을 빼앗겨 버린 우리 민족의 암담한 현실에 대한 인식과 식민지 지식인의 무력감과 상실감이 투영된 작품이다. ☞ 주제 ; 지난 날에 대한 회고와 현실의 반성 인생 무상 ※ 나비로 형상화된 화자의 심적 상태는 무엇인가. 그것은 청춘의 활기찬 삶을 지나온 한 노인의 悔悟에 찬 반성과 현실에 대한..
수선화 ― 워즈워드 골짜기와 언덕 위로 높이 나는 구름처럼 외로이 헤매이다 문득 한 무리를 보았네. 호숫가 나무 아래 미풍에 하늘하늘 춤추는 금빛 수선화의 무리를. 은하수에 반짝이는 별들처럼 이어져 물가 따라 끊임없이 줄지어 뻗쳐 있는 수선화 즐겁게 춤추며 고개를 까딱이는 수많은 꽃들을 잠시 바라보네. 그 곁에서 호수물도 춤을 추었지만 반짝이는 물결은 수선화의 기쁨을 다르지 못했네. 이렇게 즐거운 무리들과 함께 시인이 어찌 흥겹지 않으리. 나는 지켜 보고 또 보았지만 그 정경 내게 얼마나 보배로운지 미처 몰랐었네. 이따금 한가로이 혹은 생각에 잠겨 자리에 누워 있을 때면 고독의 축복인 마음의 눈에 수선화들이 반짝이네. 그럴 때면 내 가슴 기쁨에 넘쳐 수선화와 함께 춤을 추네. 호숫가의 수선화를 통해 느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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