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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고양이로다 / 이장희 / 해설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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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고양이로다  이장희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


<작품 해제> 이 시는 치밀한 관찰과 예리한 분석으로 고양이라는 한 사물에 대한 現象的 관조를 통하여 감각의 를 이룩하고 있다. 주관의 개입이 없어 생생한 객관 세계가 드러난다.

고양이에서 느끼는 봄의 정서가 감각적으로 비유, 형상화되었다. <조남익 133>

 

<감상> 이장희를 흔히 20년대의 모더니스트라 일컫는데, 모더니스트란 작품에서 자연 발생적인 감정을 억제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감각적인 시어를 제시하는 시인을 가리키는 말이다. 주관의 범람과 감상적 낭만주의가 시단을 풍미하고 있을 당시, 즉물적(卽物的)인 감각의 수사법을 구사하여 심미적인 이미지를 제시하는 그의 기법은 분명 신선한 것일 수밖에 없었다. 고월(古月)을 가리켜 20년대의 모더니스트라고 하는 연유가 여기에 있다. 이 시는 봄과 고양이의 두 세계가 知的이고도 情的으로 결합된 감각적 표현의 본보기가 된다.

 

 주제 ; 고양이를 통해 상징되는 봄의 생명

 

 경향 ; 감각적, 심미적, 객관적

 

1: 고양의의 털은 봄의 향기와 같다

 봄의 부드럽고 따사한 향기를 노래함.

 

2: 고양이의 눈은 봄의 불길과 같다

 봄의 정열과 맑은 기운을 노래함.

 

3: 고양이의 입술은 봄의 졸음과 같다

 봄의 포근한 요적(寥寂)함을 노래함.

 

4: 고양이의 수염은 봄의 생기와 같다

 봄의 싹트는 생기를 노래함.


<표현상의 특징>

관능적인 이미지의 봄이 서구적 시어인 고양이와 결합되어 그 이미지가 참신하다. 고양이의 , , 입술, 수염과 그로 인해 연상된 봄의 향기, 불길, 졸음, 생기를 결합함으로서 전혀 다른 두 세계가 조화합치되었다. 그 결합을 통해 봄은 고양이 속에서 완전히 살아났고, 고양이는 봄 속에서 생명력을 발휘하는 신선하고도 감각적인 시세계를 이룩하고 있다. 각 연을 도다’, ‘아라 등 영탄조의 어미로 맺음으로써 음악적인 리듬감이 생동한다.

 

卽物的(즉물적)인 시 ; 어떤 의미라고 할만한 것이 희박한 대신 사물의 감각적 모습이 뚜렷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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