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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내 없다고 / 김영랑 향내 없다고 버리실라면 내 목숨 꺾지나 말으시오 외로운 들꽃은 들가에 시들어 철없는 그이의 발끝에 좋을걸
行 軍[행 군] / 김영랑 北[북]으로 北[북]으로 울고 간다 기러기 南邦[남방] 대숲 밑을 뉘 후여 날켯느뇨 낄르르 낄르 차운 어슨 달밤 언 하눌 스미지 못 해 처량한 行軍[행군] 낄르! 간열프게 멀 다 하눌은 목매인 소리도 낸다
하날갓 다은데 / 김영랑 내옛날 온꿈이 모조리 실리어간 하날갓 닷는데 깃븜이 사신가 고요히 사라지는 구름을 바래자 헛되나 마음가는 그곳 뿐이라 눈물을 삼키며 깃븜을 찾노란다 허공은 저리도 한업시 푸르름을 업듸여 눈물로 따우에 색이자 하날갓 닷는데 깃븜이 사신다
春 心[춘 심] / 김영랑 ──南方春信[남방춘신] · 3 이 고삿 저 골목에 아낙네들의 웃음소리가 유창하다. 정초 나들이에 길거 리서 잠깐 만나 인사하는 소리만도 아니다. 웬 음성을 그리 높이 낼 리도 만무하다. 음향이 봄기운을 타는 것이다. 휭휭 울려난다. 어린애들은 벌써 츰내(호도기)를 만들기로 댓가지를 부러뜨린다. 더 일찍 아는 것 같다. 뒷 언덕에 산소나 물그대로 의자(倚子)를 만들고 흥청거리면서 늬나늬 늬나누 ── 를 분다. ‘어 ─ 허참’ , ‘잉 ─ 이’ 하는 소리가 윳댁(宅)에서 들 려 나온다. 사이좋은 고부(姑婦)간의 살림 수작이 그러하다. 전라도서도 이곳 말이란 것이 처음 듣는 이는 아직 말이 덜 되었다고 웃 고, 자주 듣는 이는 간지러워 못 듣겠다고 얼굴에 손까지 가리운다. 시인 C는..
春 水[춘수] / 김영랑 ─南方春信[남방춘신] · 2 이 강물의 나이는 열 여섯을 잡을까. 더구나 오늘이 초여드레, 조금 물이 많을 리 없다. 바다는 바로 밑이다. 갖다 뵈면 쭐 ── 따뤄 질 성싶다. 큰 배가 들어올라치면 오늘 이 강물은 그 배가 다 마셔 버려도 마셔 버릴 듯 줄기 가늘다. 눈 녹은 뒤 초봄이 이 강물에서 얼른 보인다. 며칠 전까지 강가에 얼어붙 었던 얼음장이 녹기에 이틀이 다 못 갔다. 오리 갈매기가 저 밑 바닷가로 몰리는 듯하더니만 우 ── 하니 되돌아온다. 기고 날고 톰방거리고 강물이 너무 순해 보여서 그런 성싶다. 너무 허리가 늘어서 그런 성싶다. 그놈들이 아침 날빛을 좋아하는 것이 사람의 그런 정도가 아니다. 우리가 햇빛을 좋 아한다는 것은 실상 그리 천연(天然)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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