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制服[제복] 없는 大學生[대학생] / 김영랑 서울의 거리를 거닐 적마다 생각키는 것이 왜 서울 거리에는 제복(制服)한 대학생이 이렇게 안보이나 하는 것이다. 소란한 3년, 그 사이에 구태여 제 모(制帽)를 쓰고 대학생을 광고할 게 무어냐 해서 이쁜 배지를 얌전히 달고 다니는 것으로 보아 알 수 있고 겨우 그것만으로도 일종의 대학생이란 긍지 를 느끼기도 하리라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제복한 대학생이 혹은 이 거리에서 위험을 느껴 본 적은 없는가? 그 당국 에서 아직 제복을 제정 안 했다면은 그도 상당한 큰 실수에 국할 일이다. 중학생의 감격의 행진을 참관(參觀)한 시민이면 누구나 다 느낀 바 ‘하는 수 없어서 당국에서도 아주 대학생은 포기할 작정인가’ 해지는 것이다. 회사원인지 직공인지 대학생인지 관리인..
絶 望[절 망] / 김영랑 玉川[옥천] 긴언덕에 쓰러진 죽엄 때죽엄 生血[생혈]은 쏫고 흘러 十里江[십리강]물이 붉었나이다 싸늘한 가을바람 사흘불어 피江[강]물은 얼었나이다 이 무슨 악착한 죽엄이오니까 이 무슨 前世[전세]에 업든 慘變[참변]이오니까 祖國[조국]을 지켜주리라 믿은 우리 軍兵[군병]의 槍[창]끝에 太極旗[태극기]는 갈갈히 찟기고 불타고 있읍니다 별같은 靑春[청춘]의 그 총총한 눈물은 惡[악]의 毒酒[독주]에 가득 醉[취]한 軍兵[군병]의 칼끝에 모조리 도려빼이고 불타죽었나이다 이 무슨 災[재]변이오니까 우리의 피는 그리도 不純[불순]한 배있었나이까 무슨 政治[정치]의 이름아래 무슨 뼈에 사모친 원수였기에 홋한 겨레의 아들딸이였을 뿐인듸 이렇게 硫黃[유황]불에 타죽고 마럿나이까 근원이 무에던..
저녁때 외로운 마음 / 김영랑 저녁때 저녁때 외로운 마음 붙잡지 못하여 걸어다님을 누구라 불어주신 바람이기로 눈물을 눈물을 빼앗아가오
집 / 김영랑 내집 아니라 늬집 이라 나르다 얼는 도라오라 처마 欄干[난간]이 늬들 가여운 소색임을 知音[지음]터라 내집 아니라 늬집 이라 아배 간뒤 머난날 아들 손자 잠도 깨우리 문틈사이 늬는 몇代[대]채 서뤄 우느뇨 내집 아니라 늬집 이라 은행닢이 나른갑드니 좁은 마루구석에 품인듯 안겨들다 太古[태고]로 맑은바람이 거기 사럿니라 오! 내집이라 열해요 스무해를 안젓다 누엇달뿐 문밖에 밧분 손이 길 잘못드러 날 차저오고 손때 살내음도 저뤗슬 欄干[난간]이 흔히 나를 않고 먼산 판다 한두쪽 힌구름이 사러지는듸 한두엇 저즈른 넷일이 파아란 하날 만히 아슬하다
천리를 올라온다 / 김영랑 천리를 올라온다 또 천리를 올라들 온다 나귀 얼렁소리 닿는 말굽소리 청운의 큰 뜻은 모여들다 모여들다. 남산 북악 갈래갈래 뻗은 골짜기 엷은 안개 그 밑에 묵은 이끼와 푸른 송백 낭랑히 울려나는 청의동자(靑衣童子)의 글 외는 소리 나라가 덩그러니 이룩해지다. 인경종이 울어 팔문(八門)이 굳이 닫히어도 난신외구(亂臣外寇)더러 성(城)을 넘고 불을 놓다. 퇴락한 금석전각(金石殿閣) 이젠 차라리 겨레의 향그런 재화(才華)로다. 찬란한 파고다여, 우리 그대 앞에 진정 고개 숙인다. 철마가 터지던 날 노들 무쇠다리 신기한 먼 나라를 사뿐 옮겨다 놓았다. 서울! 이 나라의 화사한 아침 저자러라 겨레의 새 봄바람에 어리둥절 실행(失行)한 숫처년들 없었을 거냐. 남산에 올라 북한관악(北漢冠岳..
芝溶[지용] 兄[형] / 김영랑 근자 형(兄)은 혼자실 적보다 친구를 만나면 한숨을 더 많이 쉬는 버릇이 생기셨지요? 그 형을 마주 붙잡고 앉았어야 어디 내 공격(攻擊)이 바로 맞 을 리인들 있어요. 그릇된 선배를 정성껏 옹호해 보다가도 불본의(不本意) 라는 듯이 한숨 한번 크게 쉬는 바람에 온 방안은 비창(悲愴)할 수도 있었 으니 옹호는 그런 한숨은 옳다고 할까요. 맹금(猛禽)의 한숨! 너무 잦아서 야 될 말이요. 황금 꾀꼬리는 백옥(白玉) 비둘기 한 마리 차가지고 5월달 하늘 밑 다도해(多島海)를 날아 오시오. 우리는 온전히 소생(蘇生)하지 않 을까요. 《女性[여성]》 5권 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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