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운 이야기 / 방정환
〈우스운 이야기〉 설떡·술떡 설명절 잔치에 떡 잔치는 어린이의 것, 술 잔치는 어른의 것인데, 나는 어 제 그 두 잔치를 얼러 합쳐서, 단단히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하지요. 옛날 어수룩하기로 유명하고, 돈 없기로 유명한 철욱이라는 사람이 있었습 니다. 어수룩하고, 마음 좋고, 술 잘 먹고, 떡 좋아하건만, 돈이 한 푼도 없으니까, 정월 초하룻날도 술 한 잔 먹을 수 없어서, 입맛만 쩌억쩍 다시 고 있었습니다. 보기에 하도 딱하니까, 그의 마누라가 이웃집에 가서 술재강(술 만든 찌꺼 기)를 얻어다가, 그것으로 넓적한 떡을 만들어 주면서, “여보, 이것이나 먹으면 술 마신 것만큼 취할 것이니, 어서 잡수세요.” 하였습니다. 철욱이는 그것이나마 고맙게 여기면서, 한 개 먹고, 또 한 개 먹고, 또 먹 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