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의 신사 제현과 자제를 둔 부형에게 고함
by 송화은율세의 신사 제현과 자제를 둔 부형에게 고함
─ 잡지 《어린이》 창간호 선전문 ─
부흥 민족의 모든 새 건설 노력 중에 있는 우리 조선에 있어서, 아무것보
다도 긴절한 일로, 우리는 이 말씀을 간절히 고합니다.
더할 수 없이 여지없는 곤경에 처하여 갖은 박해와 갖은 신고(辛苦)를 겪
으면서도 그래도 우리가 안타깝게 무엇을 구하기에 노력하는 것은 오직
‘내일은 잘 될 수가 있겠지. 내일은 살 수가 있겠지.’ 하는 한 가지 희망
이 남이 있는 까닭입니다. 그런데 만일 그 한 가지 희망이 마저 허에 돌아
간다 하면 어쩌겠습니까, 여러분은 그런 염려가 없으십니까.
‘금일의 생활은 비록 이러하여도 내일의 생활은 잘 될 수가 있겠지.’ 이
다만 한 가지 희망을 살리는 도리는 내일의 호주, 내일의 조선의 일꾼 소년
소녀 들을 잘 키우는 것밖에 없습니다.
당신의 한 가정을 살리는 데도 그렇고 조선 전체를 살리는 데도 그렇고,
이것만은 확실한 우리의 활로입니다.
너나 할 것 없이 조선 사람 전부가 이것을 깨닫고, 이 일에 주력한다면 우
리는 부활하는 사람입니다. 어떻게 하면 남보다 낫게 키울까?…… 그것을
위하는 한 가지 일로 우선 시작한 것이 《어린이》입니다. 결코 상략이나
영리를 위하는 것이 아니고, 이 중대한 일을 많이 연구하고 또 그네의 단체
인 소년회에서 편집하는 것이오니, 당신의 살림의 장래와 조선의 장래를 생
각하시는 마음으로 우선 당신이 먼저 이 《어린이》를 읽으시고, 그 책을
자녀에게 읽히십시오.
한 분이라도 더 읽으시기를 바라고, 책값은 단 5전으로 하였습니다.
〈1923년 3월 1일, 《개벽(開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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