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야곡(子夜曲) - 이육사
송화은율
자야곡(子夜曲) - 이육사 수만 호 빛이래야 할 내 고향이언만 노랑나비도 오잖는 무덤 위에 이끼만 푸르리라 슬픔도 자랑도 집어삼키는 검은 꿈 파이프엔 조용히 타오르는 꽃불도 향기론데 연기는 돛대처럼 내려 항구에 들고 옛날의 들창마다 눈동자엔 짜운 소금이 저려 바람 불고 눈보래 치잖으면 못 살리라 매운 술을 마셔 돌아가는 그림자 발자취 소리 숨막힐 마음 속에 어데 강물이 흐르뇨 달은 강을 따르고 나는 차디찬 강 맘에 드리라 수만 호 빛이래야 할 내 고향이언만 노랑나비도 오잖는 무덤 위에 이끼만 푸르리라 (문장 23호, 1941.4) 이 시는 와 같은 맥락의 작품으로 실향(失鄕) 의식을 표출하고 있다. 고향을 잃고 어디론가 떠나게 된 화자는 ‘수만호 빛이래야 할’ 고향에 대한 바램을 갖고 있지만, ‘노랑나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