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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 이육사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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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 이육사

 

 

동방은 하늘도 다 끝나고

비 한 방울 내리잖는 그 때에도

오히려 꽃은 빨갛게 피지 않는가.

내 목숨을 꾸며 쉬임 없는 날이여.

 

북쪽 툰드라에도 찬 새벽은

눈 속 깊이 꽃 맹아리가 옴작거려

제비떼 까맣게 날아오길 기다리나니

마침내 저버리지 못할 약속이여.

 

한 바다 복판 용솟음치는 곳

바람결따라 타오르는 꽃 성(城)에는

나비처럼 취하는 회상의 무리들아

오늘 내 여기서 너를 불러 보노라.


요점 정리

지은이 : 이육사

성격 : 관조적, 영탄적, 의지적, 상징적, 저항적, 미래지향적

경향 : 현실 참여적

심상 : 시각적 심상, 역동적 심상

운율 : 3음보의 변형

어조 : 강인하고 의지적인 남성적 어조

시상 전개 :

① 점층적 전개

② 선경후정(先景後情 : 시의 전반부에서는 대상의 외적 요소를 묘사하거나 경치를 묘사하고, 후반부는 대상을 통해 얻게 되는 시적 화자의 정서를 표출하고 있는 구성 방식) - 각연(각4행)으로 구성된 이 시는 각 연 3행까지는 서경을, 마지막 4행은 서정으로 되어 있다.

구성 :

가뭄, 눈(현실적 고난, 암울한 시대 상황) - 대비 - 꽃(현실극 복 의지, 저항 의식)

 

① 극한 상황 속의 새 생명의 탄생 : 극한 상황 속, 독립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 (1연)

- '동방' : 삶의 터전인 한반도

② 새 생명 탄생을 위한 인고 (2연)

- 제비떼 : '광복'의 미래 소망

- '저버리지 못한 약속 : 조국의 밝은 미래를 찾기 위한 자신의 희생 다짐

③ 새 생명 탄생의 환희 (3연)

- '꽃 성' : 광복의 날

- '나비' : 광복의 환희를 누리는 우리 민족

제재 : 꽃

주제 : 참된 삶에 대한 의지와 기다림, 새 생명 탄생의 기대와 의지, 조국 광복에 대한 신념과 의지

표현 : 상징에 의한 암시적 표현과 계절을 통해 시상의 전개와 변화를 보여 주고 있으며, 대조적인 이미지의 시어를 사용하고 있고, 자연 현상을 인간사에 적용하여 시상을 전개하고 있으며, 극한적 의미의 시어를 통해 강한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특징 : 희망적이며 미래 지향적이고, 시각적 심상과 역동적 심상이 돋보이고, 상징에 의한 암시적 표현이 사용되었으며, 선경후정의 한시구조가 엿보이며 점층적 시상 전개가 이루어짐

출전 : 육사시집(1946)  

 

 

내용 연구

동방(조국, 한반도)은 하늘도 다 끝나고(민족의 삶의 터전이 일제에 의해 강점된 상태로 우리나라의 상항을 암시)

비 한 방울 내리잖는 그때에도(생명체가 살 수 없는 극한 상황, 생명이 필요한 최소한의 필요 조건)

오히려 꽃[어떤 극한 상황 속에서도 피어나는 생명체로 시적 화자의 의지를 상징함, 시련을 이기고 피어나는 생명체]은 빨갛게 피지 않는가[역설적 희망(생명의 탄생)-극한 상황을 초극하는 의지]

내 목숨을 꾸며 쉬임없는 날이여(광복을 위하여 하루하루를 삶을 바쳐 정진하겠다는 의미로 '꿈을 꾸며'라는 표현보다는 목숨을 걸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는 강인한 의지가 담겨 있다)[1연은 하늘마저 지쳐 끝난 고원의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가뭄이라는 혹독한 극한 상황에서도 희망'꽃'이 있다는 신념이 담겨 있음 ]  - 새 생명 탄생을 위한 노력

 

북쪽 툰드라[(tundra) : 스칸디나비아 반도 북부에서부터 시베리아 북부, 알래스카 및 캐나다 북부에 걸쳐 타이가 지대의 북쪽 북극해 연안에 분포하는 넓은 벌판. 연중 대부분은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으나 짧은 여름 동안에 지표의 일부가 녹아서 선태류와 지의류가 자라며, 순록의 유목이 행하여진다.]에도 찬 새벽은(생명이 부정되는 공간으로 1연과 같은 의미로 좀더 구체적이다)

 

눈 속 깊이 꽃 맹아리가 옴작거려[극한 상황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미래를 준비하는 강인한 의지와 생명력]

제비떼[밝은 미래의 상징물로 봄(광복)의 전령] 까맣게 날아오길 기다리나니(봄을 기다리는 화자의 신념으로 조국의 광복, 미래의 희망, 일제의 퇴각 등을 의미)[북쪽 툰드라에도 - 기다리나니 : 찬 새벽 툰드라의쌓인 눈 밑이 상징하는 극한 상황에서도 희망이 살아 있다는 표현임 ]

 

마침내 저버리지 못할 약속이여!(아무리 겨울이 추워도 봄은 오듯이 고난과 시련 뒤에는 희망의 미래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조국 광복에 대한 신념을 말하는 것으로 결연한 의지로 가혹한 상황 속에서도 잃어버린 조국을 찾기 위한 활동을 하겠다는 약속을 저버릴 수 없다. 특히 1, 2연이 현실에 대해서 지니고 있는 극한 상황에서도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 주는 모습이 김수영의 '풀'과 유사하다.) - 새 생명 탄생을 위한 인고

 

한 바다 복판 용솟음치는 곳(억눌림 속에서의 몸부림 또는 광복의 환희가 용솟음치는 미래의 조국)

바람결따라 타오르는 꽃 성(城)에는(광복을 찾은 조국, 약속이 이루어진 날의 환상적 기쁨,  꽃성은 혹독한 시대 상황이 걷히는 날로 광복의 날을 의미)

 

나비처럼 취하는 회상의 무리들아(광복의 즐거움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우리 민족으로 화자가 강한 신념을 가지고 그려 보는 미래의 조국의 모습)

 

오늘 내 여기서 너(광복의 그 날)를 불러보노라(시인의 강인한 의식, 치열한 현재성과 현장성)[바람결 따라 타오르는 - 너를 불러 보노라 : '꽃' 또는 '꽃맹아리'가 해방의 날에 대한 희망이라면, 그 꽃이 성을 이루었다는 것은 희망의 실현, 즉 해방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나비처럼 취하는 회상의 무리들아'라는 표현은 미래의 어느날 광복을 맞아 일제 강점하의 현실을 돌아보며 감격해 하는 우리 민족의 모습이다. 화자는 미래의 그날을 상상하며 벅찬 감격과 희망에 잠기고 있는 것이다.] - 새 생명 탄생의 환희

 

"오히려 꽃은 빨갛게 피지 않는가./눈 속 깊이 꽃 맹아리가 옴작거려 /제비떼 까맣게 날아오길 기다리나니 /바람결따라 타오르는 꽃 성(城)에는" 극한 상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화자의 의지가 담긴 표현임

 

 

이해와 감상

 불모의 땅에서 끈질긴 목숨을 유지하며 '개화(開花)'를 통해 삶의 의지를 실현하고 있다. 미래지향적이라는 점에서 작품 '광야'와 유사(類似)하다.

 

 이 시는 매우 강렬한 느낌을 전하고 있다. 시인의 단호한 신념(信念)과 의지(意志)에서 기인하는 이 강렬함은, 극한적인 상황 설정과 원색적인 색채어, 역동적(力動的)인 어휘, 엄숙하고 강한 느낌의 어미와 조사 활용 등에 힘입고 있다.

 

 또, 동일한 구성과 형태를 지닌 각 연의 반복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각 연의 첫 3행이 갈수록 길어지면서 시적 호흡이 빨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긴장이 가중되고, 의식의 점층 효과를 거두고 있다. 4행에서 시적 화자의 의지를 단호한 어투와 내용으로 전하고 있다.

 

 이 시는 현실의 한계 상황에서 강력하게 저항하며 찬란한 미래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의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하였다.

 작자 이육사의 시 세계는 일관되게 전개되어 왔다. 식민지 조국에서의 민족의 고통과 울분을 적극적으로 표출하고 현실에 저항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 작품은 크게 1,2연과 3연으로 나눌 수 있다. 1,2연은 '하늘도 다 끝나고', '비 한 방울 나리잖는', '북쪽 툰드라'에서처럼 시인의 열악한 처지에서도 '꽃'을, '제비[봄]'를 지어 내려는 강고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3연에서는 4행의 표현처럼 인고와 노력 끝에 희망찬 미래에 대한 기대와 그 속에서 모두가 어우러지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특히 이 마지막 구절은 '광야'에서의 '목 놓아 부르게 하리라'라는 표현과 일맥 상통하며, 두 작품이 다 육사의 작고 후 발간되 <육사 시집>에 수록된 것으로 미래의 염원을 잘 나타내고 있다.

 

 각 연의 1-3행까지는 강렬한 색채어와 함께 시대 상황을 자연의 묘사로 표현하고 4행에서 변할 수 없는 조국애와 민족 사랑을 함축하고 있다. 결국 육사는 겨울의 찬 새벽까지도 고통으로 생각하지 않고 자기 단련의 한 과정으로 본 것이다.

 이러한 육사의 시작 활동은 윤동주의 작품과 함께, 1940년대 우리 문학의 암흑기가 아닌 '민족 저항의 최절정기'로 평가하게 하는 바탕을 마련한다.

 

 

심화 자료

 

이육사생가(李陸史生家)

 경상북도 안동시 태화동에 있는 조선 후기의 주택.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10호. 독립투사이며 시인(詩人)인 육사(陸史) 이활(李活)의 생가이다. 원래 도산면 원촌리에 있었으나 안동댐 수몰로 인하여 1976년에 현 위치로 옮겼다. 


생가의 배치는 사랑채와 안채를 二자형으로 놓고, 두 건물 사이에 대문과 일각문을 세운 안동지방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특이한 형태를 취하고 있었으나, 옮겨 지은 뒤에는 이웃집의 석축으로 인하여 대문은 세우지 못하고 일각문 자리에 대문을 세웠다. 


이 집은 특징은 평면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데, 사랑채와 안채는 지붕형태만 다를 뿐 간살이나 구성이 동일한 형태로 대칭(對稱)을 이루고 있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참고문헌》 地方文化財大觀(慶尙北道, 1980), 安東의 얼(安東市, 1991), 慶尙北道文化財圖錄(東海文化社, 1995).(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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