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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목(喬木) / 이육사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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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목(喬木) / 이육사

 

 

푸른 하늘에 닿을 듯이

세월에 불타고 우뚝 남아서서

차라리 봄도 꽃피진 말아라. 

 

낡은 거미집 휘두르고

끝없는 꿈길에 혼자 설레이는

마음은 아예 뉘우침 아니라.

 

검은 그림자 쓸쓸하면

마침내 호수 속 깊이 거꾸러져

차마 바람도 흔들진 못해라. 


요점 정리

지은이 : 이육사

갈래 : 자유시. 상징시. 저항시

율격 : 내재율

성격 : 지사적. 극기적(克己的). 상징적. 저항적, 현실참여적

심상 : 시각적 심상

어조 : 강인하고 의지적인 남성적 어조이면서 현실을 부정하는 어조

구성 : 점층적 전개

1연 - 굽힐 수 없는 의지와 의연한 자세

2연 - 후회 없는 삶의 결의

3연 - 극한적 상황에 대한 대결 의지, 결연한 부동의 자세

제재 : 교목(喬木)

주제 : 극한 상황 대처를 위한 결의. 불리한 현실에 굴하지 않는 꿋꿋한 의지,

표현 : 사물을 의인화하여 자신의 태도나 정서를 형상화한 시로 자연물에 의탁해서 상징적으로 화자의 심리나 태도를 암시적으로 표현. 각 연을 '말아라', '아니라', '못해라' 등의 부정어로 종결함으로써 현실에 대한 저항 의지를 표현. 절제(節制)된 언어의 사용

출전 : 육사 시집(1946) 

 

 

내용 연구

교목(喬木 : 줄기가 곧고 굵으며 높이가 8미터를 넘는 나무. 수간(樹幹)과 가지의 구별이 뚜렷하고, 수간은 1개이며, 가지 밑 부분까지의 수간 길이가 길다. 소나무, 향나무, 감나무 따위가 있다. 관목과 반대되는 큰 키 나무를 두루 가리키는 말로 여기서 교목은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존재로 시인은 이와 같은 존재인 교목을 통해 일제 강점 하의 온갖 시련을 겪으면서도굽힘 없이 꿋꿋하게 살고자 하는 자신의 삶의 의지를 형상화한 것이다.)

 

푸른 하늘(작가가 염원하는 지향의 대상. 이상, 광명, 조국 해방)에 닿을 듯이[키가 큰]

(가혹한) 세월[일제 강점기의 현실]에 불타고 우뚝 남아서서(저항 정신, 교목은 서정적 자아의 지조와 기상을 드러낸다. '우뚝'이 바로 그 의지적 자세를 강조하는 표현으로 교목의 모습이자 시적 화자의 모습이기도 하다. 굳은 의지 - 상승 이미지 / 현실의 혹독한 시련에도 굴하지 않는 굳건한 신념)

 

차라리 봄도 꽃피진 말아라.[부정적인 상황에 영합하여 영화를 누리지 않겠다는 강한 저항의 정신으로 자신의 생명을 포기해서 꽃을 피우지 못하더라도 의지를 버릴 수 없다는 강인한 의지를 드러냄 / 교목은 이미 오랜 가혹한 세월에 불타서 꽃을 피우지 못할지언정 그래도 우뚝 서 있는 그 모습 자체로도 이미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표현으로 나무의 생명력인 개화 능력은 잃을지언정 꼿꼿하게 서 있는 모습을 통해, 비록 목숨이 끊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가혹한 현실에 대한 저항 의지만큼은 버리지 않겠다는 시적 화자의 결의가 담겨 있다.- 내면을 향한 다짐] - 1연 : 굽힐 수 없는 의지와 의연한 자세 

 

낡은 거미집(어려운 현실의 조건, 암담하고 부정적인 상황을 상징 - 안락함과 영예로움을 버림) 휘두르고(시적 화자의 현재 모습이 투영되어 있는 구절로 나무가 꽃이나 잎을 두르고 있는 대신 '낡은 거미줄'을 휘두르고 있는 모습을 통해서 일제의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는 독립투사의 고단하고, 쓸쓸한 모습과 삶의 여정이 담겨 있다. / 굳센 의지를 지키기 위해 안락함이나 영예로움을 버리겠다는 신념을 드러냄)

 

끝없는 꿈길(끊임없는 조국 해방, 광복, 독립, 자유를 향한 투쟁)에 혼자 설레이는(내면의 흔들림을 나타난 구절로 독립투쟁의 고통 속에서 이상과 현실에 대한 번민을 표출하고 있다. / 궁극적으로는 화자가 지향하는 이상 세계를 위한 투쟁 속에서 꿈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

 

마음은 아예 뉘우침 아니라.(자신이 선택한 길을 결코 후회 없는 삶을 살겠다는 강한 의지 / 번민의 순간을 벗어나려는 의지적인 모습. '아니라'는 종결형 어미가 아니면서도 서정적 자아의 결의적 자세를 나타낸다. 그런 흔들림을 다잡고 결코 뉘우침 없는 삶을 살겠다는 뜻) - 2연 : 후회 없는 삶의 결의 

 

검은 그림자 쓸쓸하면(현실의 암담한 시대적 극한 상황. 결국 그림자처럼 살 수밖에 없는 자신에 대한 정체가 쓸쓸함)

마침내 호수[죽음(물의 이미지)]] 속 깊이 거꾸러져(죽음의 의미로 꺾이지 않고 거꾸러져 죽을 망정이라는 비장한 자세가 보임 / 구차하게 살지 않겠다는 결의 - 하강 이미지로 현실 상황으로 인해 의지를 지키기 힘들 때 죽음을 택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드러냄)

 

차마 바람(외부의 압력, 또는 힘, 일제 점령기의 가혹한 탄압, 유혹 / '세월'과 상응)도 흔들진 못해라.(외부의 유혹이나 압력에도 흔들리지 않겠다는 각오와 다짐. '차마'는 비문법적인 용법이지만, 강한 의지를 표출함. / 부정 종결어미 사용) 3연 - 극한적 상황에 대한 대결 의지, 결연한 부동의 자세, 의연한 태도로 현실 극복의 의지를 다지는 화자

단호한 의미의 부사 - 차라리, 아예, 마침내, 차마

강인하고 의지적인 남성적 어조 - 우뚝 남아서서, 휘두르고, 깊이 거꾸러져(부사와 어울려 화자의 단호한 자세를 드러냄)

부정적 종결 어미 - 말아라, 아니리, 못해라.(현실에 순응하지 않고 저항하겠다는 굳은 의지)

 

 

이해와 감상

이 시는 조국 해방을 위해 오늘의 현실을 극복하고 인고하려는 의지가 드러난 작품이다. 이 시에서 '교목(줄기가 곧고 굵으며 높이가 8미터를 넘는 나무)'은 이육사, 혹은 그와 같이 강인한 의지와 투지를 가진 사람을 지칭하고 있다. '말아라, 아니라, 못해라'와 같은 부정적인 종결 어미는 부정적인 현실에 대한 작가의 강한 저항 의지를 형상화하고 있는 요소이다.

 

유치환의 시 '바위'에서의 바위가 내면의 흔들림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는 관념적인 의지를 보여 준다면 이육사의 시에서 바람도 흔들지 못하게 하도록 호수 속 깊이 거꾸러지는 교목의 모습은 실천적 저항 의지를 표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뚝 서서 현실에 부딪치는 교목의 모습이 1연에 나타나 있다면 2연에서는 어려운 고난 속에서 초라한 모습으로 교목이 남아 있다. 그러나 이는 내면에 불같은 생명력을 지니고 있어 3연에서 서정적 주체는 자신의 삶이 파멸로 끝난다 해도 저항 의지를 버리지 않으려는 강한 의지를 다시금 보여준다. 이렇게 볼 때 이 시는 굳은 결의와 삶의 태도를 보여 주고 있는 빼어난 저항시이다.

 

시의 어조를 보면, 이 작품은 삶을 포기하면서까지 자신의 의지를 지키겠다는 굳은 결의를 간결하고도 강인한 어조로 표현하고 있다. '우뚝 남아서서', '휘두르고', '깊이 거꾸러져' 등의 남성적 강인함을 느끼게 하는 시어는 '차라리', '아예', '마침내', '차마' 등의 부사와 어울려 화자의 단호한 자세를 드러내고 있는 한편, '말아라', '아니라', '못해라' 등의 부정어로써 그 강인한 의지를 배가하고 있다. (출처 : 김병국 외 4인 공저 한국 교육미디어 문학) 

 

심화 자료

 

이육사의 시 세계 

⑴ 절망적 현실과 떠돌이 의식 : 40 평생의 떠돌이 삶은 그의 시에 떠돌이 의식과 삶의 고달픔으로 반영된다. 떠돌이로서의 인생에 대한 불안 의식과 강박관념, 그리고 고통과 절 망이 드러난다.('노정기', '연보' 등)

⑵ 불연속적 세계 인식과 속인 의식 ; 자아와 세계와의 단절, 상실이라는 불연속적 세계관이 이육사 시에 흐르고 있다. 이러한 세계 인식은 시인이 처한 당대 상황의 불모성과 비극성, 즉 조국 상실로부터 연유한다.('강 건너 간 노래', '자야곡' 등)

⑶ 자기 극복 의지 : 일제 강점기하의 현실을 초극 의지를 바탕으로 인고하여 극복하려는 내용이다. 이육사의 투쟁과 인고가 극점을 이루어 독립의 염원을 노래한 빼어난 저항시 이다.('절정', '꽃')

⑷ 기다림의 철학, 평화 사상 : 과거 의식과 현재 의식, 그리고 미래 지향의 역사 의식이 긴밀하게 통합되고 탄력있게 적용되어 나타난 작품들이다. 향토적 정경과 서정적인 시어들은 이육사의 투사 의식이 성숙한 예술 의식으로 나타난 전범으로 의미를 부여받는다. ('청포도')

⑸ 미래 지향의 역사 의식 : 순환의 역사관을 바탕으로 초인 사상과 선구자 의식을 결합시키고 이를 미래 지향의 역사 의식으로 고양시킴으로써 고통과 외로움 속에서 언젠가 밝은 역사가 도래할 것이라는 희망과 의지를 제시한다.('광야) (출처 : 김병국 외 4인 공저 한국 교육미디어 문학) 

 

'교목'에서 각 연의 끝 부분에 사용된 '말아라', '아니라', '못해라' 등의 표현상의 특징과 그 효과에 대해 설명해 보자. 

교수·학습 방법 : 

 부정적인 종결 어미들이 지니는 효과에 대해 작가의 현실 인식과 결부하여 생각하도록 한다. 시의 운율을 이루는 요소로서 음운의 반복이라는 측면의 '운'의 특징을 생각하도록 지도한다. 

예시 학생 활동 : 

  '말아라, 아니라, 못해라' 의 부정적인 종결 어미는 부정적인 당시의 현실에 대해 비굴하게 순응하지 않고 저항하겠다는 작가의 굳은 의지를 드러내는 효과를 가진다. 또 이러한 표현은 정해진 위치에 일정한 음운이 반복됨으로써, '-라' 반복을 통해 리듬감을 준다. 

 

'교목'에서 당시의 시대적 상황에 대해 작가는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교목'의 상징성과 관련하여 이야기해 보자. 

교수·학습 방법 : 

 교목이라는 중심어가 가지는 상징적인 의미는 굳은 의지의 표상이다. 호수에 잠길지언정 흔들리지 않겠다는 표현을 통해 작가가 당시의 시대적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려 했는지를 생각하고 작가의 현실 의식을 유추하도록 한다. 

예시 학생 활동 : 

 바람도 흔들지 못하게 하도록 호수 속 깊이 거꾸러지는 교목의 모습은 작가의 실천적 저항의지를 보여 준다. 자신의 삶의 파멸로 끝난다 해도 저항 의지를 버리지 않으려는 강한 의지를 보여 준다는 것은 역으로 그 현실이 그다지 녹록치 않음을 보여 준다. 작가는 당시의 상황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며 자신이 저항이 형극(荊棘)의 길임을 교목(喬木)을 통해 보여 준다. 

 

 

'교목'에 사용된 부사어의 특징과 그 효과 

 일반적으로 극단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부사어를 사용하면, 타협의 의지가 없어 보이고, 강인한 인상을 준다. '무조건', '전혀', '완전히' 등과 같은 단어가 바로 이러한 성격을 지니고 있는 부사어들이다. 이 작품에서도 이와 같은 시어들이 쓰임으로써 시적 화자의 강인한 의지와 자세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1연에 쓰인 '차라리', 2연에 쓰인 '아예', 3연에 쓰인 '마침내, 차마'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육사 공식 홈페이지 : http://www.264.or.kr

 

 

이육사(李陸史)

  1904∼1944. 시인·독립운동가. 본관은 진성(眞城). 경상북도 안동 출신. 본명은 원록(源綠) 또는 원삼(源三). 원삼은 주로 가정에서만 불렀다고 한다. 개명은 활(活), 자는 태경(台卿). 아호 육사(陸史)는 대구형무소 수감번호 ‘이육사(二六四)’에서 취음한 것이다.

 

작품 발표 때 ‘육사’와 ‘二六四(이육사)’ 및 활(活)을 사용하였다. 아버지는 황(滉)의 13대 손인 가호(家鎬)이며, 어머니는 허길(許吉)로, 5형제 중 둘째 아들이다.

 

어려서 할아버지에게 한학을 공부하였고, 영천 소재의 옛 백학서원(白鶴書院)인 백학학교(白鶴學校)와 보문의숙(普文義塾)·교남학교(嶠南學校)를 다니고 1926년 북경 조선군관학교, 1930년 북경대학(北京大學) 사회학과에 적을 둔 적이 있다 하나, 그 연도나 사실 여부가 확인된 것이 아니다.

 

경력은 항일운동가로서의 활약이 두드러지는데, 1925년에 형 원기(源琪), 아우 원유(源裕)와 함께 대구에서 의열단(義烈團)에 가입하였다.

 

1927년에는 장진홍(張鎭弘)의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사건에 연루되어 대구형무소에 투옥되었다. 이밖에도 1929년 광주학생운동, 1930년 대구 격문사건(檄文事件) 등에 연루되어 모두 17차에 걸쳐서 옥고를 치렀다.

 

중국을 자주 내왕하면서 독립운동을 하다가 1943년 가을 잠시 서울에 왔을 때 일본 관헌에게 붙잡혀, 북경으로 송치되어 1944년 1월 북경 감옥에서 작고하였다.

 

문단 활동은 조선일보사 대구지사에 근무하면서 1930년 1월 3일자 ≪조선일보≫에 시작품 〈말〉과 ≪별건곤 別乾坤≫에 평문 〈대구사회단체개관 大邱社會團體槪觀〉 등을 발표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그 뒤 1935년 ≪신조선 新朝鮮≫에 〈춘수삼제 春愁三題〉·〈황혼 黃昏〉 등을 발표하면서 그의 시작 활동은 본격적으로 전개되었다.

 

그 뒤 ≪신조선≫·≪비판 批判≫·≪풍림 風林≫·≪조광 朝光≫·≪문장 文章≫·≪인문평론 人文評論≫·≪청색지 靑色紙≫·≪자오선 子午線≫ 등에 30여 편의 시와 그밖에 소설·수필·문학평론·일반평문 등 많은 작품을 발표하였다.

 

생존시에는 작품집이 발간되지 않았고, 1946년 아우 원조(源朝)에 의하여 서울출판사에서 ≪육사시집 陸史詩集≫ 초판본이 간행되었다.

 

대표작으로는 〈황혼〉·〈청포도 靑葡萄〉(문장, 1939.8.)·〈절정 絶頂〉(문장, 1940.1.)·〈광야 曠野〉(자유신문, 1945.12.17.)·〈꽃〉(자유신문, 1945.12.17.) 등을 꼽을 수 있다.

 

그의 시작세계는 크게 〈절정〉에서 보인 저항적 주제와 〈청포도〉 등에 나타난 실향 의식(失鄕意識)과 비애, 그리고 〈광야〉나 〈꽃〉에서 보인 초인 의지(超人意志)와 조국 광복에 대한 염원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의 생애는 부단한 옥고와 빈궁으로 엮어진 행정(行程)으로, 오직 조국의 독립과 광복만을 염원하고 지절(志節)로써 일관된 구국투쟁은 민족사에 큰 공적으로 남을 것이다.

 

“한발 재겨디딜 곳조차” 없는 “내 골ㅅ방”과 같은 육사의 의식 공간은 항시 쫓기고 있는 불안한 마음의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으면서도 빼앗긴 조국에 대한 망국민의 비애와 조국광복에 대한 염원을 그의 시에 새겨놓은 것이다.

 

1968년 시비가 안동에 건립되었다. 유저로 ≪육사시집≫ 외에, 유고(遺稿) 재첨가본 ≪광야≫(1971), 그의 시와 산문을 총정리한 ≪광야(曠野)에서 부르리라≫(1981)·≪이육사전집≫(1986) 등이 있다.

 

≪참고문헌≫ 韓國現代文學史探訪(金容誠, 國民書館, 1973), 韓國現代詩人硏究(鄭泰榕, 語文閣, 1976), 韓國現代詩人硏究(金軟東, 民音社, 1977), 韓國作家傳記硏究(李御寧, 同和出版公社, 1980), 李陸史特輯(나라사랑 16, 1974), 陸史의 詩와 世界認識(金興圭, 創作과 批評, 1976. 여름호.).(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안동댐의 민속촌 내에 이육사를 기리는 광야시비가 있다. 이비는 1968년에 낙동강변에 세워진 것을 이곳으로 옮겨 놓은 것이다. 앞면에는 대표적인 광야 를 새기고 있고, 뒷면에는 시인 조지훈이 육사를 추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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