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학 독서/문법

￭ ‘갑절’과 ‘곱절’의 차이 ‘갑절’과 ‘곱절’이란 말의 차이점을 알고 싶고 ‘두 갑절’이란 말이 가능한지도 알고 싶습니다. ‘갑절’은 어떤 수량을 두 번 합친다는 뜻을 가지고 있지만 ‘곱절’은 같은 수량을 몇 번이고 합친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갑절’은 2배라는 뜻만을 가지고 있지만 ‘곱절’은 ‘세 곱절, 네 곱절’ 등과 같이 배수(倍數)를 세는 단위로 사용된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두 갑절’이라는 표현은 2배의 뜻을 이미 가지고 있는 ‘갑절’이라는 말에 다시 수량을 나타내는 ‘두’라는 불필요한 관형사를 덧붙인 것이기 때문에 쓰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 ‘교포’와 ‘동포’의 차이 우선 국어사전의 뜻풀이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동포(同胞) : 1. 형제, 자매, 동기(同氣). 2. 같은 겨레／재외 동포, 사해 동포. 교포(僑胞) : 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 자국민／재일교포, 교포 사회. 이 풀이를 보면 ‘동포’는 ‘같은 핏줄을 이어받은 사람들’이라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쓰이고, ‘교포’는 거주지를 기준으로 한 보다 좁은 의미의 법률적인 개념으로 쓰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전자는 확장적인 술어임에 비해서 후자는 축소 제안적인 술어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차이를 고려하여 각각의 상황에 따라서 각기 적당한 단어를 선택하여 용어의 정확성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 ‘님비’와 ‘핌피’의 뜻 요즘 신문이나 방송에서 ‘님비’ 혹은 ‘핌피’라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습니다. 이는 무엇을 뜻하는 말인지요? 이들 단어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국어사전이나 영어사전에 올라 있지 않은 단어들로서, 영어 표현의 머릿글자를 따서 만든 약어입니다. ‘님비(nimby)’는 ‘not in my backyard’의 머릿글자를 따서 만든 단어이며, ‘핌피(pimfy)’는 ‘please in my front yard’의 머릿글자를 따서 만든 신조어입니다. 이 단어는 요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환경 문제와 지역 자치 정부간의 관계에서 그 뜻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님비’라는 말은 쓰레기 매립장이나 소각장, 핵폐기물 처리장 등 이른바 혐오 시설들을 자신들이 사는 지역에는 지을 수 없다고..

￭ ‘-대’와 ‘-데’의 차이 ‘병식이가 집에 ○○’라고 할 때 ‘간데’라고 해야 하는지, ‘간대’라고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덧붙여 ‘-데’와 ‘-대’의 차이점을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데’와 ‘-대’는 잘 구별하여 써야 할 종결어미들입니다. ‘-데’는 ‘하게’ 할 자리에 쓰이어 경험한 지난 일을 돌이켜 말할 때 쓰는, 곧 회상을 나타내는 종결어미입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데’에서 ‘더’라는 형태소가 분석되는데 이 형태소는 옛부터 회상을 나타내는 문법 요소(선어말어미)였고, 그 기능이 그대로 ‘-데’에 반영된 것입니다. ‘-데’가 회상을 나타낸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예들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1) 가. 그가 그런 말을 하데. 나. 경치가 과연 좋데. 다. 신부가 예쁘데? ..

￭ ‘너머’와 ‘넘어’의 표기 ‘너머’와 ‘넘어’는 발음이 같고 뜻도 비슷하기 때문에 혼동하기 쉬운 예입니다만, 이 경우에는 ‘너머’가 맞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근거로 삼을 수 있는 규정으로는 한글 맞춤법 제19항［붙임］(어간에 ‘-이’나 ‘- 음’이외의 모음으로 시작된 접미사가 붙어서 다른 품사로 바뀐 것은 그 어간의 원형을 밝히어 적지 아니한다)입니다. ‘넘어’는 ‘넘다’라는 동사의 ‘-아／어’형 어미가 연결된 것으로 품사는 동사이고, ‘너머’는 명사로서 공간적인 위치를 나타냅니다. “물이 넘어 수도꼭지를 잠갔다”라고 할 때에는 ‘넘어’이고, ‘넘기 때문에’와 같은 뜻으로 해석됩니다. ‘산 너머 저쪽’은 ‘산’을 넘는 동작이 들어 있지 않고 산 뒤에 있는 공간을 가리키게 됩니다. ‘산 넘어’에서 ‘..

￭ ‘－듯하다’의 띄어쓰기 “변덕이 죽 끓듯 하다”에서 ‘듯 하다’를 붙여 써야 합니까？ 띄어 써야 합니까？ 우선 ‘듯’과 ‘하다’가 이어져 나타나는 구성이 국어에 두 가지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하나는 보조용언으로 처리되는 것으로 “오늘은 좋은 일이 있을 듯하다”, “오늘은 조용한 듯하다”에서와 같이 관형형 어미 ‘-ㄴ, -ㄹ’의 뒤에 오면서 추측의 의미를 가지는 것이 있습니다. 이럴 때의 ‘듯하다’는 하나의 보조용언이므로 붙여 써야 합니다. 다른 하나는 동사의 어간 다음에 어미로 쓰여 비유의 의미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이럴 때의 ‘듯 하다’에서 ‘듯’은 분명히 어미이므로 ‘끓-’ 뒤에 붙여 써야 합니다. 그 뒤에 오는 ‘하다’는 어미 뒤에 오는 요소가 아니므로 붙여 쓸 이유가 없습니다. 따..

￭ ‘등(等)’의 띄어쓰기 명사를 여러 개 나열해 놓고 그 다음에 쓰는 ‘등’의 띄어쓰기에 대해 여 쭤 보려고 합니다. 띄어 쓰는 것이 맞습니까, 붙여 쓰는 것이 맞습니까？ 이에 대해서는 한글 맞춤법 제45항에서 규정해 놓고 있습니다. 두 말을 이어주거나 열거할 적에 쓰이는 말들은 띄어 쓴다고 규정하면서 ‘등, 등등, 등지’의 예를 들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과, 밤, 배 등입니다’로 띄어 써야 합니다.

￭ ‘－ㄹ만하다’의 띄어쓰기 ‘알만한’에서 보이는 ‘-ㄹ만하다’는 어미같이 생각되어 붙여 써 왔는데 책 을 보다 보니 띄어 쓴 것이 많이 보였습니다. 어느 것이 맞습니까？ 한글 맞춤법 제47항에서는 보조용언에 대해 띄어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경우에 따라 붙여 쓰는 것도 허용하면서 어원적으로 의존명사에 ‘하다, 싶다’ 등이 붙은 것으로 이해되는 ‘듯하다, 만하다, 법하다, 성싶다, 척하다’ 등도 보조용언으로 다루어 예를 들고 있습니다. 따라서 ‘알 만하다’는 원칙적으로 띄어 쓰지만 ‘알만하다’와 같이 붙여 쓸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같은 항의 다만 조항에 의하여 ‘알만은 하다’, ‘알만도 하다’와 같이 중간에 조사가 들어가면 띄어 쓰도록 되어 있으므로, ‘＊알만은하다’, ‘＊알만도하다’처럼 잘못 ..

￭ ‘및’의 띄어쓰기 ‘및’은 ‘와’나 ‘과’처럼 두 명사를 이어주고 있으니까 앞 명사에 붙여 써야 할 것 같은데 띄어 쓰고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쓰는 것이 옳습니까？ ‘및’은 ‘겸’, ‘내지’ 등과 같이 두 말을 이어 주거나 열거해 주는 말입니다. 한글 맞춤법 제45항은 이런 말들을 ‘국장 겸 과장’, ‘열 내지 스물’로 띄어 쓰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숙식비 및 준비금’에서처럼 띄어 써야 합니다.

￭ ‘비누 방울 놀이’의 띄어쓰기 초등학교 교과서에 ‘비누 방울 놀이’라고 나오는데 띄어 써야 합니까, 붙 여 써야 합니까？ ‘비누 방울 놀이’는 일종의 전문 용어로 볼 수 있겠습니다. 전문 용어에 대해서는 한글 맞춤법 제50항에서 단어별로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고 붙여 쓰는 것도 허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원칙을 따른다면 ‘비누 방울 놀이’로 띄어 써야 하지만, ‘비누방울놀이’처럼 붙여 쓸 수도 있습니다.

￭ ‘산교육’의 띄어쓰기 ‘산교육’이란 말이 자주 쓰이는데 모두 붙여서 쓰고 있는 것이 이상하게 보였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단어와 단어 사이에 띄어 쓰도록 되어 있습니다. ‘산교육’이라는 말은 ‘살다’의 관형형과 ‘교육’이라는 명사의 두 단어로 되어 있으니까 띄어 써야 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요？ ‘산교육’을 붙여 쓸 것인지 아니면 띄어 쓸 것인지 하는 것은 ‘산교육’이 하나로 굳어진 단어인지, 즉 합성어인지 아니면 ‘관형형＋명사’의 두 개의 단어로 된 구인지 하는 판단에 달려 있습니다. 왜냐하면 한글 맞춤법은 단어를 띄어쓰기의 기본 단위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떤 구성이 복합어인지 구인지를 가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지금까지의 연구에서 합성어는 그 구성 성분이 본래의 성질을 잊어버린다는..

￭ ‘스물여섯’의 띄어쓰기 한글 맞춤법 제44항에서 '수를 적을 적에는 ‘만(萬)’ 단위로 띄어 쓴다'하고 규정하고 ‘십이억 삼천사백오십육만 칠천팔백구십팔’과 ‘12억 3456만 7898’을 예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십진법에 의하여 띄어 쓰는 것이 합리적이기는 하지만 너무 잘게 갈라 놓으면 의미 파악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어느 정도 붙여 써야 할 터인데 어떻게 붙일 것이냐가 문제가 됩니다. 아라비아 숫자로 금액을 표기할 때처럼 세 자리 단위로 띄어서 ‘십 이억삼천사백 오십육만칠천 육백구십팔(1,234,567,698)’과 같이 할 것이냐, 아니면 우리식 숫자 헤아리는 방식으로 ‘만, 억, 조……’ 단위로 할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전자와 같은 방식은 ‘십’과 ‘이억’, ‘사백’과 ‘오십육만’이 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