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현대문학에 나타난 처용 - 소설, 시나리오,뮤지컬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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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처용이 나타난 소설

 

. <처용> 김 춘수 - <현대문학 636>

 

처용을 소재로 한 시를 많이 쓴 김 춘수는 또 소설<처용>을 발표한 바 있다. 소설 <처용>은 또래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외롭게 성장했던 김 춘수 본인의 자전소설이라고 알려져 있다. <처용단장>은 소설 <처용>과 내용 면에서 많은 상관관계를 갖는다.

 

소설 <처용>의 줄거리

1) 한복의 바지에다 오줌을 싸게 된 나는 처녀 선생님에게 아랫도리를 벗기고, 몸이 씻긴 뒤 숙직실에 혼자 눕혀지게 된다. 나는 몰래 일어나 바짓가랑이에 다리를 집어넣고 숙직실을 빠져 나와 탱자나무울이 처진 원장 선생님의 집께로 간다. 이층 한가운뎃 방에 원장 선생님의 남편이 앞뒤로 잘 흔들리는 커다란 나무의자에 몸을 묻고 의자를 흔들며 책을 읽는 것이 보인다. 그는 호주에서 온 선교사였다.

 

구렁으로 가 볼까. 아침에 입술이 불같이 붉은 계집애에게 끌려서 갔었다. 거기에는 다리를 몽땅 짤린 게가 창자를 드러내 놓은 체 개미의 밥이 되어 있었다. 성냥곽만한 게가 한 마리 기어나오고 있었다. 계집애는 게의 거품이 더럽다면서 잔인하게 게를 죽인다. 오늘 오줌을 싼 것을 그 일을 보다가 그만 시간에 쫓긴 채 수업에 들어간 때문인지도 모른다. 할머니에게 오늘과 같이 아랫도리를 벗긴 일도 있었다. 똥의 칠갑이 되었던 그때, 할머니는 물을 끼얹어 주고 손으로 그것을 마구 문대기도 했다.

 

2) 푸른 종이를 한 장 펴놓은 듯한 바다에 철선이 한 척 가고 있었다. 녀석이 오고 있었다. 녀석은 부자인 나를 늘 미워했다. 언젠가 녀석이 구렁이를 잔인하게 죽이는 것을 보았다. 꼬챙이로 뱀의 눈깔을 쑤시고 휘휘 감아서 땅에다 딱지를 쳤다. 녀석은 점심밥도 가져오지 못한다. 녀석은 그 계집애와 "임마! 연애 했지 니?"하며 나를 윽박질렀다.

 

5) 녀석이 그예 트럭에 깔려 죽는다. 녀석은 평소 차가 오는 것을 보면, 천천히 길을 가로지른다. 차가 급정거를 하면 운전대 쪽으로 혓바닥을 쑥 내밀어 주고는 달아난다. 그날도 그 짓을 하다가 녀석은 치였다. 녀석의 책상은 어느새인지 사라지고 없었다.

 

시에서 '물개의 수컷이 우는 소리', '산다화의 보얀 목덜미' 등은, 소설 <처용>의 녀석이요, 입술이 불같이 붉은 계집애일 수도 있으리라.

 

. <처용별곡> 조문호 문학리뷰 19998월호

 

이 작품 전문은 [즐거운학교] ‘울산국어교사모임방과 교중어락 <동구국어교사모임>’방에 실려 있으니 참고바랍니다.

 

3. 처용이 나타난 시나리오

 

<처용의 웃음소리> 신 상성 원작이 재성 각색

 

이 작품 전문은 [즐거운학교] ‘울산국어교사모임방과 교중어락 <동구국어교사모임>’방에 실려 있으니 참고바랍니다.

 

4. 처용이 나타난 야외 뮤지컬

 

<신라의 달밤>

 

셰익스피어의 원작 <한여름밤의 꿈>을 각색한 이 작품은 신라 시대를 배경으로 하여 전통적인 정서와 양식으로 변용시킨 연극이다.

 

신라의 화랑인 문창과 수경 낭자는 서로 사랑하나, 부모의 반대와, 수경을 짝사랑 하는 미홀의 방해로 군주의 명령을 받게 된다. 그 명령은 칠월칠석날까지 부모의 뜻 대로 미흘과 성혼하는 것과 평생 비구니로 사는 것 중의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수경과 문창은 진정한 사랑을 가로막는 사회적 관습과 제도를 거부하고 도깨비 숲으로 함께 도피한다.(M-4 참 사랑의 길 / 문창,수경 이중창)

 

미흘을 사랑하는 옥향은 이 사실을 미흘에게 알려줘서 미흘과 옥향 역시 이 숲으로 오게 된다. 한 편 숲에서는 성의 백성들이 군주의 혼례식 때 공연할 탈춤을 연습하고 있다. 이 탈춤은 처용과 그의 아내, 그리고 역신의 대립 관계를 춤의 양식으로 표현한 것이다.(M-7 처용가/덤보, M-8 네가 다 해먹어라/상쇠,먹산,덤보)

 

그런데 이 평온했던 숲의 주인인 도깨비 대왕과 도깨비 여왕이 서로에 대한 오해로 말미암아 싸움으로써 숲은 분노와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숲은 폭풍우에 휩싸이고, 동물들은 모두 도망치고, 평화를 유지하던 도깨비들은 대왕과 여왕편으로 갈라지게 된다. 숲 속의 샘물은 대왕과 여왕의 저주의 주문이 걸려, 이 물을 먹는 사람들로 하여금 사랑의 대상이 계속해서 바뀌게 하여 사랑이 성취될 수 없게 만든다. ( M-12 바람아 불어라/도깨비 대왕, 여왕 2중창, M-13 드디어 터졌네/ 골치, 미랑 2중창, M-14 아무것도 믿지마라/도깨비 합창)

 

또한 숲 속에서 탈춤 연습을 하던 마을 광대들은 어느새 자신들을 도깨비로 착각하고, 진짜 도깨비와 내기를 벌여 이긴다. 주문이 걸린 샘물 때문에 사랑의 혼란을 겪게 된 연인들은 수경의 지혜로 샘물의 비밀을 알게 되고 숲을 떠나려 한다.(M-19 어찌된 일인가1/문창,M-22 어찌된일인가2/미흘)

 

숲의 사태가 아주 심각해진 것을 알게 된 도깨비 대왕과 여왕은 화해를 하게 되면서 숲의 대 혼란은 끝나고 칠월칠석날, 두 쌍의 연인들을 포함하여 군주와 연화공 주의 혼례식이 성대하게 치뤄지고, 마을 광대들의 성공적인 처용 탈춤도 군주의 즉 흥적인 참여 속에 성공적으로 끝마쳐진다.

 

5. 처용이 나타난 마당극

 

<接花群生>

 

작곡가 지원석이 궁중음악 수제천을 재해석하여 만든 작품 '수제천 연음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마임퍼포먼스로 구성해 달라는 국립국악원의 제안으로 만든 작품이다.

 

춘천국제마임축제2000에 참가하면서 마당극형식으로 개작, 춘천향교 그윽한 앞마당에서 관객에게 환경문제에 대한 철학적인 명상과 더불어 마당놀이의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접화군생'은 최치원 선생이 풍류를 풀어 말할 때 썼던 말인데 우주만물과 더불어 깊은 교감을 이루며 함께 진화, 해방시키는 삶을 이르는 말이다. 수제천은 나례의식과 처용무의 반주음악으로 쓰이던 궁중음악의 정수다. 따라서 오늘의 부정한 것들 즉 생태계의 파괴와 소통불능의 세상으로부터 새로운 삶으로 진화하는 상징을 처용의 모습을 회복해가는 샐러리맨의 우울한 몸짓에서 찾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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