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전
송화은율
토끼전 (전략) 문득 전상(殿上, 대궐의 윗자리)에서 분부하되, 토끼를 잡아들이라 하거늘, 수족(水族) 물고기가 일시에 달려들어 토끼를 잡아닥 정전에 꿇리고, 용왕이 하교하여 말하기를 "과인이 병이 중한데 백약이 무효하더니, 하늘과 신령의 도우심으로 도사를 만나매 말하길 네 간을 얻어먹으면 살아나리라 하기로 너는 잡아 왔으니, 너는 죽기를 슬퍼 말라." 하고, 군졸을 명하여 간을 내라 하니, 군졸이 명을 받들고 일시에 칼을 들고 날쌔게 달려들어 배를 단번에 째려 하거늘, 토끼가 기가 막혀 달 첨지의 말을 돌이켜 생각하나 후회막급이라. '대저 약 이름을 일러 주던 도사놈이 나와 무슨 원수런가? 소진의 구변인들 욕심 많은 저 늙은 용왕을 무슨 수로 꾀어내며, 관운장의 용맹인들 서리 같은 저 칼날을 무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