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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천기봉(雙釧奇逢)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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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천기봉(雙釧奇逢)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궁체 필사본. 18권 18책과 19권 19책의 두 종류가 있는데, 전자는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소장본이고 후자는 국립중앙도서관본이다. 조선시대 후기에 창작되었으리라 추정된다.

이 작품은 〈 이씨세대록 李氏世代錄 〉 · 〈 이씨후대인봉쌍계록 李氏後代麟鳳雙界錄 〉 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3부작으로 된 연작소설의 첫번째 작품이다.

명나라 영락(永樂) 연간에 문하 시랑 이명의 아들 이현은 그 아버지가 남경 기생에게 현혹되어 부인 진씨를 내쫓는 바람에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객지에서 태어난다. 그러나 그는 열심히 공부를 해서 과거에 장원으로 급제한다. 이현은 유처사의 딸을 아내로 맞아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으면서 승상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된다.

또 이현은 슬하에 세 아들을 두었는데 모두가 뛰어나 정승의 자리에까지 오른다. 그런데 둘째 아들인 한성이 흉노와 싸우다가 전사한다.

이들 삼형제에게는 또 많은 아들 딸들이 있는데 이들도 모두 뛰어난 재주와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들도 출장입상(出將入相 : 문무를 다 갖추어 將相의 벼슬을 모두 지냄)하는 유능한 인재들인데 이에 못지 않게 그들의 아내들도 모두 어진 여인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복잡한 사회의 회오리 속에 말려들기도 하고 또 그 어려움을 풀어나가기도 하면서 한 세대를 이룬다. 이승상은 만년에 자제들을 다 양육하여 입신하게 하고 유부인을 모시고 무궁한 복록을 누린다.

이 작품은, 이승상이 인연을 맺을 때 한 쌍의 팔찌로 그 신물(信物)을 삼았다가 그것을 도중에 잃어버린다. 그것이 되돌아와서 그 손자대에 다시 결연의 신표로 삼게 되어 소설 제목이 ‘ 쌍천기봉 ’ 으로 되어 있다.

이 작품은 이씨 집안의 가문 내지는 그 인척들을 주축으로 하여 능력이 있고 양심적인 인물들을 등장시키고 있다. 이러한 시사는 백성의 안녕과 복지를 맡아서 돌보아야 할 왕족이나 지도계층이 실상은 그렇지 못하고 사회를 혼란 속으로 몰고 가는 모순된 정치풍토에 대한 반성의 촉진제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할 수 있다.

또 이 작품의 지도계층은 소장화되어 있는데, 이것은 조선 후기 사회의 교류가 내외적으로 활발해지고 견문의 폭이 넓어지고 있는데도 한 붕당이나 가문이 자신들의 눈 앞의 이익만을 위하여 골몰하는 비합리적인 인사처리에 대한 각성제적 의미를 내포한다.

또 한가지는 여성들의 활동이 부각되기 시작하였다는 점이다. 유한정정(幽閑靜貞)만을 미덕으로 삼던 시대에서 여성들이 생활 일선에 나타나는 것은 당시 사회가 그만큼 변모하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이 작품은 일부 신진사류들이 나름대로 꿈꾸던 이상적 구도의 일환을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

≪ 참고문헌 ≫ 쌍천기봉연구(김진세, 관악어문연구,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1976), 쌍천기봉과 이씨세대록-이조연작소설연구 3(김기동, 김성배박사회갑논문집, 1977), 쌍천기봉의 창작방법연구(김탁환, 관악어문연구,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1993).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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