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문(Arc de Triomphe) / 레마르크
송화은율
개선문(Arc de Triomphe) / 레마르크 (전략) 여인은 라비크 쪽으로 비스듬히 다가오고 있었다. 빠른 걸음이었지만 이상스레 휘청거렸다. 그 여인이 곁에까지 왔을 때에야 그는 그녀를 자세히 볼 수 있었다. 높은 광대뼈, 넓은 양미간, 그리고 창백한 얼굴이었다. 표정은 마치 가면이라도 쓴 듯 굳어 있었다. 여인의 눈은 가로등 불빛을 받아 유리 같은 공허한 표정을 담고 있었다. 여인은 몸을 스칠 정도로 그를 지나쳤다. 그는 여인의 팔을 잡으려고 손을 내밀었다. 순간 여인은 비틀거렸다. 만약에 그가 붙들어 주지 않았다면 여인은 쓰러졌을 것이다. 그는 여인의 팔을 꽉 움켜잡았다. "어디로 가려는 거요?" 잠시 후 그가 물었다. 빤히 그를 쳐다보던 여인은 속삭이듯 말했다. "놓아 주세요." 대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