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by 송화은율가을 / 아폴리네르
안개 속을 다리가 굽은 농부가 간다.
하찮은 보잘것없는 마을을 감추는
가을 안개 곳을 천천히 황소가 간다.
저리 사면서 농부는 노래한다.
사랑과 우정의 노래를
반지와 깨진 가슴을 노래하는 노래를.
오! 가을, 가을은 여름을 죽였다.
안개 속을 두 개의 회색 그림자가 간다.
이해와 감상
이 시는 '저리 사면서"라는 시구에 유념을 할 필요가 있는 것같다. 그렇게 살면서 사랑과 우정을 노래하는 것에 대한 시인의 여러 가지의 상념이 겹쳐 있는 것같다. '가을은 여름을 죽였다'라는 구절은 젊음의 꿈을 죽였다는 말인지, 젊음의 열정을 죽였다는 말인지, 오! 시인은 독자를 죽였구나.
아폴리네르
프랑스의 시인. 소설가.(1880-1918)으로 본명 Wilhelm Apollinaris de Kostrowitzki. 로마 출생. 아버지는 시칠리아 왕국의 퇴역 장교이고, 어머니는 폴란드 귀족 출신이었다. 로마에서 출생한 그는 19세 때 파리로 나와 유럽 여러 곳을 여행하였다. 초기 작품인 시편이나 단편소설에는 당시 여행에서 얻은 인상과 이국의 전설 ·민화를 주제로 한 것이 많으며, 첫사랑의 영국 여성과의 실연을 감상적으로 노래한 장편의 시도 있다. 파리로 돌아온 그는 M.자코브, A.살몽 등의 시인과 피카소, 브라크 등의 화가와 함께 새로운 예술운동을 시작하여, 입체파 ·야수파 화가들과 친교를 맺고 여러 잡지에 시 ·평론 ·소설을 기고하였다.
소설 《썩어가는 요술사(妖術師) L’Enchanteur pourrissant》(1909) 《이교(異敎)의 교조(敎祖)와 그의 일파》(1910) 《학살당한 시인》(1916) 등에서 그의 중세취미 ·괴기(怪奇)취미와 공상이나 시상(詩想)을 애호하는 특이한 경향을 볼 수 있다. 시집으로는 《동물시집 Le Bestiaire》(1911) 외에 《알콜 Alcools》(1913) 《칼리그람 Calligrammes》(1918)의 두 대표 시집이 있다. 새로운 예술과 정신의 고취자이며 실행자인 그의 시에서는 중세 이래 19세기까지의 서정적인 시에서 볼 수 있는 애정 ·별리 ·회한 등을 다룬 내용을 많이 볼 수 있으나, 그는 확실히 20세기의 새로운 예술창조자의 한 사람이며, 평론 《입체파 화가 Les Peintres cubistes》(1913) 《신정신(新精神) L’Esprit nouveau》(1918)은 모더니즘 예술을 발족시키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출처 : 동아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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