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를 멸망시키는 대홍수
송화은율
인류를 멸망시키는 대홍수 유피테르는, 벼락을 한 손에 모아들고 하계의 방방곡곡으로 던지려다 잠시 망설였다. 그렇게 하면 수많은 불기둥이 천상으로 올라와 천궁의 열주에 불길이 옮겨붙을 위험이 없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이 순간, 언젠가는 바다와 땅과 창궁이 불덩어리가 되고 엄청나게 큰 우주가 내려앉아 땅은 물론 천궁까지 폐허가 될 날이 올 것이라고 '운명의 서'에 기록된 예언을 떠올렸다. 그래서 그는 퀴클롭스가 만들어 바친 무기를 거두고는 다른 방법으로 인류를 벌하기로 마음먹었다. 즉, 하늘 하나 가득 비를 쏟아, 물로써 인류를 멸하기로 마음을 고쳐먹은 것이었다. 그는 곧, 구름을 흩어 날리는 갖가지 바람과 함께 아퀼로를 불러다 아이올로스의 동굴에다 가두어버리고는 비를 몰아오는 노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