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잔유기/ 해설 / 류어
송화은율
류어의 '노잔유기' 〈정민 한양대 국문과 교수〉 울음으로 시작해 울음으로 끝나는 것이 인생이다.연암 박지원은 드넓은 요동벌을 만나 한바탕 통곡할 만한 곳이라고 말한 일이 있다.조선에서는 결코 만날 수 없는,지평선 사라지는 드넓은 벌 앞에서 그는 왜 통곡하고 싶다고 했을까.울음은 영성(靈性)에서 나온 것이니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되는 까닭이다.짐승들은 결코 울 줄 모른다.영성은 감정을 낳고,감정은 울음을 낳는다.울음에도 약한 울음과 강한 울음이 있으니,울음에 의하지 않은 울음이야 말로 참으로 강한 울음인 것이다.요동벌과 마주하여 조선의 숨막히는 현실을 아파한 연암의 울음이 그런 울음이요,제국주의의 침탈 앞에 쇠잔해가던 청나라의 현실을 아파한 류어의 울음이 또한 그런 울음이었다. `노잔유기(老殘遊記)'는 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