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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鄕愁) /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워 고이시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에 함초롬 휘적시던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傳說) 바다에 춤추는 밤 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
장수산 1 / 정지용 벌목정정(伐木丁丁) 이랬거니 아람도리 큰솔이 베혀짐즉도 하이 골이 울어 메아리 소리 쩌르렁 돌아옴즉도 하이 다람쥐도 좃지 않고 뫼ㅅ새도 울지 않어 깊은산 고요가 차라리 뼈를 저리우는데 눈과 밤이 조히보담 희고녀! 달도 보름을 기달려 흰 뚯은 한밤 이골을 걸음이랸다? 웃절 중이 여섯판에 여섯번 지고 웃고 올라 간뒤 조찰히 늙은 사나히의 남긴 내음새를 줏는다? 시름은 바람도 일지 않는 고요히 심히 흔들리우노니 오오 견디랸다 차고 올연(兀然)히 슬픔도 꿈도 없이 장수산속 겨울 한밤내 ---- 요점 정리 지은이 : 정지용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율격 : 내재율 성격 : 산문적, 서술적, 은일[세상을 피해 숨음]적, 동양적, 감각적 어조 : 독백적 어투 심상 : 시각적 제재 : 장수산의 겨..
호수(湖水) 1 - 정지용 얼골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 싶은 마음 湖水만 하니 눈 감을 밖에. 호수(湖水) 2 오리 모가지는 호수를 감는다 오리 모 가지는 자꾸 간지러워.
향수(鄕愁) -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배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립어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傳說)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
카페․프란스 - 정지용 옮겨다 심은 종려(棕櫚)나무 밑에 비뚜로 선 장명등(長明燈) 카페․프란스에 가자. 이놈은 루바쉬카* 또 한 놈은 보헤미안 넥타이 비쩍 마른 놈이 앞장을 섰다. 밤비는 뱀눈처럼 가는데 페이브먼트*에 흐느끼는 불빛 카페․프란스에 가자. 이놈의 머리는 비뚜른 능금 또 한 놈의 심장은 벌레 먹은 장미 제비처럼 젖은 놈이 뛰어간다. * “오오 패롵[鸚鵡]* 서방! 굳 이브닝!” “굳 이브닝!”(이 친구 어떠하시오?) 울금향(鬱金香)* 아가씨는 이 밤에도 경사(更紗) 커튼 밑에서 조시는구료! 나는 자작(子爵)의 아들도 아무것도 아니란다. 남달리 손이 희어서 슬프구나! 나는 나라도 집도 없단다 대리석(大理石) 테이블에 닿는 내 뺨이 슬프구나! 오오, 이국종(異國種) 강아지야 내 발을 빨아다오...
춘설(春雪) - 정지용 문 열자 선뜻! 먼 산이 이마에 차라 雨水節 들어 바로 초하로 아츰, 새삼스레 눈이 덮힌 뫼뿌리와 서늘옵고* 빛난 이마받이* 하다. 어름 글가고 바람 새로 따르거니 흰 옷고롬 절로 향긔롭어라. 웅숭거리고* 살어난 양이 아아 끔 같기에 설어라. 미나리 파릇한 새 순 돋고 옴짓 아니긔던* 고기입이 오믈거리는, 꽃 피기전 철아닌 눈에 핫옷* 벗고 도로 칩고 싶어라. 시집 「백록담(白鹿潭)」(1941編) 중에서 (발표지-문장 3호, 1939.4) * 서늘옵고 : 서느렇고. * 이마받이 : 이마를 부딪치는 짓. * 웅숭그리고 : 궁상스럽게 몸을 옹그리고. * 아니긔던 : 아니하던. * 핫옷 : 솜을 두어서 지은 옷. (1) 이 시는 정지용의 후기시 세계의 특징을 잘 보여 주는 작품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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