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거리의 축하식(祝賀式) / 나혜석
송화은율
밤거리의 축하식(祝賀式) / 나혜석 ─ 외국의 정월 ─ ‘프랑스의 정월’이란 제(題)로 써보내라 하셨으나 1년 8개월 동안 구미 만유 중 두 번 정월을 맞이하였으나 한 번은 독일 베를린에서, 한 번은 미 국 뉴욕에서 지냈으므로 불행히 프랑스 정월은 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구미 각국의 풍속 습관이 대동소이하외다. 조선의 정월이 둘인 것과 같이 구미 각지에는 크리스마스와 정월 두 가지가 있어 대개 크리스마스를 성황 으로 지내고 나중에 정월을 지내게 되므로 어떤 것이 정말 정월인 줄을 모 르게 됩니다. 그리하여 프레젠트는 대개 크리스마스에 하고 맙니다. 프레젠트의 성황은 심하여 전 가족끼리, 친구끼리, 회사끼리, 야단야단입니다. 그리고 보너스 를 타가지고는 부인의 구두, 야회복으로 대부분 허비하고 가족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