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삼이사(張三李四) / 전문 / 최명익
송화은율
장삼이사(張三李四) / 최명익 그렇게 붐비고 법석하는 정거장 폼의 혼잡을 옮겨 싣고 차는 떠났다. 그런 정거장의 거리와 기억이 멀어 감을 따라 이 삼등 찻간에 가득 실린 무질서와 흥분도 차차 가라앉기 시작하였다. 앉을 수 있는 사람은 앉고 섰을 밖에 없는 사람은 선 채로나마 자리가 잡힌 셈이다. 이 찻간 한끝 바로 출입구 안짝에 자리잡은 나 역시 담배를 피워 물고 주위를 돌아볼 여유가 생겼던 것이다. ‘웬 사람들이 무슨 일로 어디를 가노라 이 야단들인가.’ 혼잡한 정거장이나 부두에 서게 될 때마다 이렇게 중얼거려 보는 것이 나의 버릇이지만 그러나, ‘이 중에는 남모를 설움과 근심 걱정을 가지고 아득한 길을 떠나는 이도 있으려니-’ 이런 감상적인 심정으로보다도, 지금은 단지 인산인해라는 사람 틈에 부대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