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각시
송화은율
달팽이 각시 어떤 사람이, 논에 물을 보러 가니까, 삽으로 논 수멍을 콱 찍으면서, "이 농사를 져다 누구하고 먹나?" 이러니까, "나하고 먹지 누구하고 먹어." 그래, 이상해서 또 한 번 콱 찍으며, "이 농사를 져서 누구하고 먹나?" 이러니까, "나하고 먹지 누구하고 먹어." 그래, 거기 아무것도 없고 달팽이 한 마리만 주먹만한 게 있어. 그걸 주워다가 물두멍에다 놓더니 어디 갔다 오면 밥을 해 놓고 밥을 해 놓고….그래 한 날은 (숨어서 모습을) 지키니까는 색시가 하나 나오더니 해를 이래 - 보더니 그만 밥을 해서 상을 차려 들어가려고 하는 놈을 꽉 붙드니까, "아이, 사흘만 있으면 임자하고 백년 해로(百年偕老)할 턴데, 그런 사흘을 못 참어서 이별 수(數)가 있다."고 하더라는 거여.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