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황혼(黃昏) / 줄거리 및 해설 / 박완서

by 송화은율
반응형

황혼(黃昏) / 박완서

 

 

요점 정리

 

지은이 : 박완서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성격 : 회고적,

구성 :

 

발단 : 늙은 여자는 며느리인 젊은 여자가 자신에게 ‘어머니’라`는 호칭을 쓰지 않아 서운함을 느낀다.

전개 : 젊은 여자가 아이를 낳자 늙은 여자는 자연스레 ‘할머니’로 불리게 되며, 아들을 비롯한 가족들로부터 소외된다.

위기 : 가슴병을 앓게 된 늙은 여자는 가족의 따스한 손길을 그리워하지만 며느리와 아들은 병원에서 진찰 받기를 권한다.

절정 : 며느리가 친구와 통화하는 것을 엿듣게 된 늙은 여자는 자신의 가슴병을 성적 욕구의 불만으로 여기는 며느리의 태도에 분개한다.

결말 : 늙은 여자는 자신이 혼자 사는 것은 아니지만 가치 없는 존재라고 여긴다.

 

주제 : 고부간의 갈등에서 오는 시어머니의 소외감

특징 : 시어머니의 내면을 중심으로 고부간의 갈등을 그려 윤리 의식이 사라져 가는 세태의 단면을 사실적으로 드러낸다.

 

 

내용 연구

 

강변 아파트 칠 동 십팔 층 삼 호에는 늙은 여자와 젊은 여자와 젊은 여자의 남편과 두 아이가 살고 있었다. 늙은 여자와 젊은 여자는 고부간이었다. 고부간의 의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젊은 여자는 좋은 가정 교육과 학교 교육을 받은 똑똑한 여자로서 매사에 완전한 걸 좋아했다. 비뚤어지거나 모자라거나 흠나거나 더럽거나 넘치는 걸 참지 못했다.

 

그러나 사람의 행복이라는 데 대해서만은 대단히 융통성 있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아무리 행복한 사람에게도 한 가지 근심이 있기 마련이라는 게 그것이었다. 늙은 여자는 젊은 여자의 바로 이 한 가지 근심이었다. 젊은 여자는 늙은 여자를 한 가지 근심으로서밖에 인정하지 않았다.

 

늙은 여자는 실상 늙은 여자가 아니었다. 아직 환갑도 안 되었고 소녀처럼 혈색 좋은 볼과 검고 결 좋은 머리와 맑은 눈을 가지고 있었다. 젊은 여자를 며느리로 맞을 때는 더 젊었었다. 하객들은 동서 간처럼 보이는 고부간이라고 수군댔었다.

 

시집온 지 며칠이 지나도록 젊은 여자는 늙은 여자를 결코 어머니라고 부르지 않았다. 꼭 불러야 할 기회는 젊은 여자 쪽에서 교묘하게 피했기 때문에 늙은 여자는 그걸 별로 부자연스럽게 여기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젊은 여자는 친구를 초대했다. 친구들은 오이소박이 맛을 특히 칭찬하면서 누가 어떻게 담갔는가를 알고 싶어 했다. 그것은 늙은 여자의 솜씨였다. 늙은 여자는 젊은 여자가 우리 어머님이 담그셨다고 그래주길 가슴 두근대며 기다렸다. 그러나 젊은 여자는 간결하게 말했다.

“우리 집 노인네 솜씨야.”

늙은 여자는 그 말이 섭섭해 며칠 동안 입맛을 잃었다. 그러나 그것은 다만 시작에 불과했다.

 

<중략>

 

그러다가 젊은 여자는 아이를 낳았다. 늙은 여자에게 손자가 생긴 것이다. 그때부터 젊은 여자는 늙은 여자를 할머니라고 불렀다. 늙은 여자의 아들까지 덩달아서 할머니라고 불렀다. 마땅히 어머니라고 불러야 할 사람들이 할머니라고 부르기 위해 대화의 방법까지 간접적인 것으로 고쳐 나갔다. 할머니 진지 잡수시라고 해라. 할머니 그만 주무시라고 해라. 할머니 전화 받으시라고 해라. 이런 식이었다.

 

오늘 아침에도 늙은 여자는 깨어서 누워 있었다. 늙은 여자의 방은 아파트의 방 중 바깥으로 창이 나지 않은 단 하나의 방이었기 때문에 밖이 어느만큼 밝았나를 알 수 없었다. 문은 부엌으로 나 있었다. 그 방은 방이 아니라 골방이었다. 늙은 여자는 눈감고 창밖의 어둠이 군청색으로, 남빛으로, 엷어지면서 창호지의 모공을 통해 청량한 샘물 같은 새벽바람이 일제히 스며들던 옛집의 새벽을 회상했다. 그 여자의 회상은 회상치곤 아주 사실적이었다. 아파트촌의 새벽이 그 여자의 회상을 따라 밝아 왔다. 부엌에서 그릇 부딪는 소리가 들리고 이어서 할머니 일어나시라고 해라 하는 젊은 여자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아이들은 아직 자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은 늙은 여자 들으라고 하는 소리였다.

 

 

이해와 감상

 

 이 소설은 고부간의 갈등을 소재로 가족에게 소외당하는 시어머니의 내면을 그려낸 작품이다. 간결한 서술을 통해 중산층의 허위 의식과 윤리의 부재를 비판적으로 다루고 있다.

 


 

반응형

블로그의 정보

국어문학창고

송화은율

활동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