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하관(下棺) - 박목월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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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관(下棺) - 박목월

 

관(棺)이 내렸다.

깊은 가슴 안에 밧줄로 달아 내리듯.

주여

용납하옵소서.

머리맡에 성경을 얹어 주고

나는 옷자락에 흙을 받아

좌르르 하직(下直)했다. 

 

그 후로

그를 꿈에서 만났다.

턱이 긴 얼굴이 나를 돌아보고

형님!

불렀다.

오오냐. 나는 전신(全身)으로 대답했다.

그래도 그는 못 들었으리라.

이제

네 음성을

다만 듣는 여기는 눈과 비가 오는 세상 

 

<후략>


<핵심 정리>

 감상의 초점

문학은 인생의 재해석이다. 그래서 인간의 문제는 그대로 문학의 제재가 된다. 인생의 문제를 공통분모로 나눈다면, 삶과 죽음 그리고 희망 정도가 남지 않을까? 목월은 󰡔하관󰡕을 통해서 사랑고 죽음의 의미를 묻고 있다.

그것은 인생의 재해석이자 일상적 삶을 통해서 추구해 나아가야 할 가치와 의미에 대한 응답이다. 물론, 시인은 생경한 설명이 아니라 절망을 뛰어 넘을 수 있는 서정 미학 아름다운 노래로 보여 준다.

 성격 : 서정적, 기구적(祈求的), 잠언적(箴言的), 사색적, 상징적

 어조 : 기도하듯 담담하게 속삭이는 어조

 표현 : ‘무기교의 기교의 전형을 보여 주듯, 평이한 표현 속에 중의적 시어 구사가 두드러진다.

 특징 : 형용사적 수식을 최대한 억제하여 시적 긴장을 주제에 집중되게 하였다.

 구성 :  아우의 장례 모습(1)

 장례 후 꿈 속에서 아우를 만남(2)

 이승과 저승의 아득한 거리에서 느끼는 간절한 그리움(3)

 제재 : 아우의 죽음

 주제 : 죽은 아우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

 

 

<연구 문제>

1.  하직(下直)’에 담긴 중의적 의미를 설명해 보라.

<모범답> ‘작별을 고했다는 사전적 뜻과 한자어 그대로 ‘(흙을) 아래로 떨어뜨렸다는 뜻이 한데 어울려 있다.

 

2. 은 화자의 어떤 심경을 노래한 것인지 한 문장으로 쓰라.

<모범답> 깊은 슬픔을 인생에 대한 달관의 태도로 억제하면서 열매로 상징되는 현세적 삶의 질서가 지니고 있는 허무감을 노래하고 있다.

 

3. 이 시에서 하강(下降)의 이미지로써 이승을 표현한 두 구절을 찾아 쓰라.

<모범답> ‘눈과 비가 오는 세상’, ‘열매가 떨어지면 툭 하는 소리가 들리는 세상.’

 

4. 이 시와 월명사의 󰡔제망매가󰡕는 둘 다 동기간의 정을 노래했으면서도 결말 방식이 다르다. 그것이 어떻게 다른지 한 문장으로 쓰라.

<모범답> 󰡔하관󰡕에서는 저승과의 단절로 말미암아 거리감을 느끼는 데 반해, 󰡔제망매가󰡕에서는 숭고한 종교 의식을 통해 저승과의 거리가 극복된다.

 

 

< 감상의 길잡이 1 >

목월은 어느 대담(對談) 자리에서 󰡔하관󰡕에 대하여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1년 동안 거의 아우의 죽음을 잊고 있다가 꿈에 아우가 자주 나타나더군요.  1년 동안 한 줄씩 (시가) 되어가곤 있었습니다만……. 1년쯤 흐르니까, 아우가 죽었을 때 받았던 날것 그대로의 슬픔이 가라앉고 아우가 죽었다는 사실 자체가 말갛게 그저 바라보일 뿐이었습니다.”

 

목월의 이런 발언은 시가 작위적 공작물(工作物)이 아니라, 진솔한 인격의 등가물임을 증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승에서 맺은 혈연적 애정을 상실한 고통을 가라앉히는 데 1년의 세월을 보내고 나서야 시인은 말갛게 정제된 서정의 미학을 건져 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시적 변용의 세월은 시적 화자의 인격을 숙성시키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과정임을 알려 주고 있다. 그 결과 죽음이 말갛게 그저 바라보일 뿐이라는 깨달음의 경지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죽음이 그저 말갛게 바라보인다는 말은 아마도 이 시가 수식어를 극도호 배제하고 있는 것과도 관련이 있을 터이다.

삶의 진실에 대한 경건한 깨달음은 이 시의 어조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주여. / 용납하소서. / 머리밭에 성경을 얹어주고 / 나는 옷 자락에 흙을 받아 / 좌르르 하직(下直)했다.’

 

인간적 슬픔을 절제하고 이만큼의 정제된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기에 기울인 인격적 무게와 투명한 시심이 손에 잡힐 듯하다. 그리하여 다만 여기는 / 열매가 떨어지면 / 툭 하는 소리가 들리는 세상.’에 이르면 아우가 없는 이 세상의 쓸쓸함과 적막감이 가슴 철렁하게 느껴져 온다.

 

< 감상의 길잡이 2 >

이 시는 초기 청록파 시대의 시 세계를 벗어나 일상적 삶의 문제를 다룬 목월의 제2기 작품이다. 625의 격동기를 거친 그는 초기의 서정성 짙은 민요적 가락에서 벗어나 신변적인 제재를 선택, 시화(詩化)하여 시와 생활을 일원화시켰고, 그간의 정형률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사설조의 형태로 인간의 내면 세계를 깊이 탐구하게 되었는데, 특히 그가 머물던 원효로를 중심으로 한 세속사의 탐구가 그의 제2기 시 세계의 주류를 이루었다. 3기에 가면 종교적 신앙심을 주로 노래하며 신성사(神聖事)에 대한 지향과 갈망을 담담하게 그리게 된다.

 

이 시는 사랑하는 아우를 잃은 슬픔을 노래한 작품으로 토속적 분위기와 정서적 안정감은 사라진 대신, 구체적인 일상 생활 속의 일을 다루는 시적 원숙함이 엿보인다.  26행의 단연시인 이 작품은 내용상 세 단락으로 나눌 수 있다.

1행부터 7행까지의 첫 단락은 아우를 장례 지내는 모습이다. 마치 자신의 깊은 가슴에 밧줄로 달아 내리듯 아우의 육신을 담은 관이 땅 속으로 무겁게 내려질 때, 그는 옷자락에 흙을 받아 / 좌르르 쏟아 부으며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이별을 확인하게 된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먼 곳으로 떠난 아우에 대한 처절한 슬픔을 표현하면서도 직접적인 표현을 배제함으로써 오히려 억제되어 더 깊어진 슬픔을 느끼게 한다.

 

8행부터 14행까지의 둘째 단락은 장례를 마친 후의 어느 날 꿈에서 아우를 만난 이야기이다. 아우는 형님!’이라 불렀고, 그는 전신으로 대답했지만, 산 자와 죽은 자의 먼 거리감으로 아우는 듣지 못했을 것이라는 독백에서 그의 안타까운 절망감을 엿볼 수 있다.

 

15행부터 끝행까지의 셋째 단락은 아우에 대한 그리움과 단절감을 바탕으로 한 이승과 저승의 아득한 차이를 보여 주고 있다. ‘네 음성을 나만 듣는 이 곳은 눈과 비가 오는 세상이고, 아우가 간 곳은 내 목소리는 미치지 못하는 곳으로 이승과 저승, 현실의 세계와 영원의 세계를 대립시켜 더욱 간절한 그리움을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있는 이 곳을 열매가 떨어지면 / 툭 하는 소리가 들리는 세상이라 하여 작품을 끝맺고 있는데, 이것은 아우의 죽음에서 오는 인생의 허무감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신생  성장  사멸하는 생물체의 생의 순환이 존재하는 것이 이승의 삶임을 상징한다. 열매가 맺는 것을 삶 그 자체라고 한다면, 열매가 떨어지는 것은 죽음을 의미하므로 이 곳은 일회적이고 찰나적 세계일 수밖에 없음을 화자는 절감하며 더욱 깊은 무상감에 젖어 드는 것이라 하겠다.

 

 

< 감상의 길잡이 3 >

이 작품은 아우의 죽음에 관련된 노래이다. 작품은 크게 세 도막으로 구분된다.

7행까지의 첫 부분은 아우를 땅 속에 묻는 장례의 모습이다. 아우의 육신을 담은 관은 마치 그의 마음 깊은 곳에서 밧줄로 달아 내리듯 무겁게 내려진다. 그리고 그는 옷자락에 흙을 받아 쏟음으로써,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이별을 확인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는 슬픔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한 마디의 말도 없다. 그것이 오히려 억제된 슬픔의 깊이를 느끼게 한다.

 

둘째 부분(814)은 장례를 마친 후 어느 날 꿈에서 아우를 만난 이야기이다. 꿈 속에서 아우는 그를 돌아보고 `형님!'이라 부른다. 그는 온몸으로 대답한다. 그러나 이승과 저승의 사이는 멀고도 먼 것. 아우는 듣지 못하였을 것이다.

셋째 부분(15행 이하)은 이와 같은 간절한 그리움과 적막감을 바탕으로 이승과 저승 사이의 아득한 차이를 노래하고 있다. 아우는 죽어서 저승에 있고, 그는 살아서 이승의 땅을 밟고 있다. 여기는 눈과 비가 오는 세상이고, 아무리 아우를 불러도 저승에까지 소리가 미칠 수 없는 세상이다. 이에 이어지는 마지막 구절, `다만 여기는 / 열매가 떨어지면 / 툭 하는 소리가 들리는 세상'이라는 대목에는 애써 억제하는 깊은 슬픔이 엿보인다. 툭 하는 소리는 아우가 없는 이 세상의 삭막함을 암시하면서, 열매로 상징되는 모든 살아있는 목숨이 덧없이 떨어져도 한 순간의 조그만 소리뿐인 허무함을 느끼게도 한다.

 

지극한 슬픔을 지니면서도 그것을 조용히 안으로 다스리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중년 이후의 쓸쓸한 눈길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해설: 김흥규]

 

 

< 감상의 길잡이 4 >

이 시는 아우의 주검을 땅 속에 묻는 형의 지극한 슬픔과 아우를 그리워하는 절실한 심정을 차분한 어조로 표현한 작품이다. 작품 전체는 관이 내리다’, ‘하직하다’, ‘’, ‘비가 오다 등의 하강적 이미지가 지배하고 있으며, 이는 아우의 죽음과 시적 자아의 내면적 슬픔을 표현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첫째 부분(1-7)은 아우를 땅에 묻는 모습이다. 아우의 관은 시족 자아의 가슴 깊은 곳에서 밧줄을 달아 내리듯 무겁게 내려진다. 그리고 그는 옷자락에 흙을 받아 쏟음으로써 아우와의 사별을 확인한다. 그러나 시적 자아는 이 과정에서 슬픔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말을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슬픔의 깊이를 더하게 한다.

 

둘째 부분(8-14)은 장례를 마친 후 어느날 꿈 속에 아우를 만나는 것이다. 꿈 속에서 아우는 그를 돌아보고 형님!’하고 부른다. 그는 온몸으로 대답한다. 그러나 이승과 저승의 사이는 너무도 멀어 아우는 내 대답을 듣지 못한다. 아우와의 거리를 실감하는 대목이다.

 

셋째 부분(15행 이하)은 간절한 그리움과 적막감을 바탕으로 이승과 저승 사이의 아득한 거리를 노래하고 있다. 아우는 죽어서 저승에 있고, 그는 살아서 이승에 있다. 여기는 눈과 비가 오는 세상이고, 아무리 아우를 불러도 저승까지 소리가 미칠 수 없는 세상이다. 여기서 다만 여기는/열매가 떨어지면/ 툭하는 소리가 들리는 세상은 애써 억제하는 시적 자아의 슬픔의 깊이를 표현한 대목이다. ‘하는 소리는 아우가 없는 이 세상의 삭막함을 암시하면서 열매로 상징되는 모든 살아 있는 것들에 대한 허무감을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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