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은냇골 이야기 / 요점정리 / 오영수

by 송화은율
반응형

작자소개

  오영수(吳永壽: 1914-1979)

경남 울주 출생. 일본대학 전문부 중퇴. 194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남이와 엿장수>가 입선되고 1950년 <머루>가 다시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 제22회 대한민국 예술원상 수상. 그는 토속적인 생활을 배경으로 향토적인 서정성과 순박한 인간상을 그린 작가로 알려져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메아리>, <수련>, <어느 나무의 풍경>, <종군>, <추풍령>, <바가지>, <코스모스와 소녀>, <화산댁> 등이 있다.

 

요점정리

배경 : 문명의 혜택이 전혀 없는 첩첩 산중의 산골 마을인 은냇골.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인물 : 김 노인 - 머슴살이를 하다가 주인네 조카딸 덕이와 눈이 맞아서
                은냇골로 도망쳐 들어 와 20여 년을 살고 있는 노인.
       박 생원 - 노름으로 가산을 탕진하고 은냇골로 찾아 들어온 인물.
주제 : 인간의 삶에 대한 원천적인 애정과 인간애.

 

이해와 감상

  <은냇골 이야기>는 전설적인 마을 '은냇골'의 서정적 배경을 중심으로, 극한 상황에 놓인 인물들의 따뜻한 인정을 통하여 긍정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서정적 구조의 작품이다. 따라서, <은냇골 이야기>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이고 서정적인 세계를 펼쳐 보이면서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소박한 삶 속에 자리잡고 있는 인정의 세계로 독자를 끌어들이는 힘을 가진 서정적 작품이다.



줄거리

  은냇골이라는 아주 깊은 첩첩산중에 전설적인 골짜기가 있었다. 그 곳은 산이 첩첩으로 가리어 날짐승도 망설이는 곳이었다. 그 곳에는 전설이 하나 있었다.

[약초 캐는 형제가 어느 날 은냇골이 내려다보이는 바위 벼랑까지 왔다가 골짜기에 삼밭이 있는 것을 발견했지만 벼랑이 너무 험해 내려가지 못하고 표시만 해 놓고 되돌아갔다. 형제는 다른 사람에게 비밀로 하기로 약속하고 며칠 후 다시 찾아왔다. 칡으로 바구니를 얽고 밧줄을 맨 다음, 몸집이 작은 아우가 먼저 줄을 타고 내려갔다. 한 바구니 두 바구니 자꾸 욕심을 내다가 동생이 줄을 타고 벼랑을 올라올 때 별안간 바위틈에서 가마솥만한 거미가 나와 이 밧줄을 끊어 버렸다. 결국 형제는 안개 속에 싸여 묻혀 버렸다.]

그래서 이 은냇골에서는 후손이 벌지 않는다는 것이다. 피난 후에도 두세 집이 대를 이어 살아왔으나, 후손이 벌지 않았을 뿐 아니라 설화(雪禍)로 인해 두 집이 생매장되는 통에 절손(絶孫)되고 말았다.

이런 내력이 있는 곳인지라 그 후로 이 은냇골에는 세상에서 떳떳하지 못한 이들이 들어와 살기 시작했다. 그들은 세상과는 등을 지고 살았다. 바깥 세상과 굳이 인연이 있다면, 그것은 생활용품을 장만하기 위해 1년에 한 번씩 약초를 팔러 산을 내려갈 때뿐이었다. 산을 내려갈 때도 두 사람 이상이 갔다. 그것도 가족이 아닌 이웃을 엄정히 선정하여 보냈다. 어느 해 삼 두 뿌리를 갖고 도망가 버린 홀아비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 이 은냇골은 겨울이 유난히 길었다. 눈이 쌓이면 빤히 보이는 이웃끼리도 내왕을 못하는 곳이어서 눈이 내릴 쭘이면 꿩 한 마리를 잡아도 술 몇 사발을 걸러 이웃을 불러들여 정을 나누었다. 이처럼 그들은 한 가족처럼 지냈다. 장에 갈 사람이 선정되어 이들이 아침 일찍 길을 떠나는 날이면, 마을 사람들은 종일 마음이 설레어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해가 져도 오지 않으면 관솔에 불을 켜 들고 모두 마중을 나갔다.

별나게 눈이 많이 온 어느 해, 겨울이 자나자 눈길을 트려고 할 때, 김 노인은 저 아래에서 눈길을 트면서 자기네 집쪽으로 올라오는 만이를 발견했다. 만이 아버지 박 생원이 지난 겨울에 죽었다는 것이었다. 친형제보다도 더 가깝다면 가까운 박 생원이 죽었다는 소식은 김 노인에게 큰 충격이었다. 그들은 20년 세월을 육친 이상의 정분으로 살아 왔던 것이다.

김 노인은 지나온 20년 세월을 돌이켜 회상해 보았다.

― 김 노인은 남의 집 머슴살이를 하면서 주인네 조카딸 덕이와 눈이 맞았다. 덕이가 아이를 배는 바람에 몰래 도망쳐 들어온 곳이 이곳 은냇골이었다. 김 노인네가 들어온 다음해 박 생원네가 들어왔다. 박 생원은 그의 형이 노름을 해서 가산을 탕진하여 집안이 엉망이 되자 그도 형의 노름에 끼어들었다가 실수를 하여 쫓기다가 이곳에 들어오게 되었다고 했다. 이미 은냇골에는 양 노인과 양 노인의 아들, 며느리, 손녀가 있었고 또 지가(哥)네 부부와 젊은 문둥이 부부가 살고 있었다.

어느 해 지독한 흉년이 들어 양 노인네가 흉년을 피해서 떠나게 되자 지가네, 박가(박 생원)네도 흉년이 지나면 다시 오겠다며 떠났다. 결국 은냇골에는 김가(김 노인)네 부부와 그 문둥이와 아내인 옥례만이 남게 되었다. 그러나 도저히 생계를 지탱할 수가 없게 되자 김가(김 노인)는 처이모 집에 가서 간신히 양식을 약간 얻어 왔다. 그러나 아내 덕이는 반 미친 사람이 다 되어 갓낳은 아들을 솥에 넣어 죽게 하고는 김가를 보자마자 배고픔을 못 이겨 김가를 뜯어먹으려 했다. 김가(김 노인)는 갓난 아이를 묻어 주고 돌아왔다. 그들(김가 부부와 옥례)은 얼마 안 되는 양식으로 겨울을 지낼 수밖에 없었다. 김가의 아내인 덕이는 정신을 차려 아이가 없어진 것을 알게 되지만 자초지종은 몰랐다. 김가도 옥례도 말해 주지 않았다. 다시 봄이 되자 떠났던 양 노인네는 며느리가 아이를 낳아서 돌아왔고, 박가(박 생원)도 돌아왔다. 그 해 초가을에 옥례가 팔삭둥이를 낳았다. ―

그 애가 지금의 만이었다. 김 노인은 이런 지나간 일들을 생각하며 죽은 박 생원을 바라보았다.

 

 


 

반응형

블로그의 정보

국어문학창고

송화은율

활동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