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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生成) / 요점정리 / 유순하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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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자소개

  유순하(柳舜夏: 1943- )

일본 쿄토 출생. 1968년 <사상계>에 단막 희곡 {인간이라면 누구나}가 게재됨. 1980년 <한국문학>에 중편소설 {허망의 피안}이 당선되어 등단함.

주요 작품으로는 {내가 그린 내 얼굴 하나}, {막막한 바다} 등이 있고, 작품집으로는 {새로운 무덤 하나}, {벙어리 누에} 등이 있다.

 

요점정리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배경 : 파업 중인 한 노동 현장
인물 : 신종택 - 회사의 중간 관리자. 노사간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도덕적인 인물
       우동형 - 회사 사장. 노동자에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노동자를 착취하려는 인물
주제 : 투쟁을 통한 현실의 이상화.

 

이해와 감상

  80년대에 들어서면서 산업 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일어나게 되자, 여기에 따르는 많은 노동 현장 소설이 등장하게 되었다. 이 {생성} 역시 그 부류에 속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특이한 점은 노동자와 고용주의 중간 계층에 속하는 인물이 보여주는 시각이다. 고용주가 보여주는 시각의 차이를 중간 관리자가 서로 완화시킴으로써 객관성을 확보하려고 시도한 점이다.

작가 유순하는 노동 문제가 노동자들의 인간 소외 현상을 초래하는 결과를 가져다 주며, 자본주나 중간 관리자 모두에게 인간성의 황폐화를 가져 온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은 목적 의식을 지니고 있는 노동 소설이 아니라, 현대 산업화 사회의 부정적인 갈등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고 보아야 한다.

{생성}에서는 계층간에 존재하는 근원적인 대립의 형태를 잘 보여주고 있다. 즉, 우동형 사장은 그의 부랑자 아들을 감사 자리에 앉히고 사위를 전무에 앉히는 등 가족 체제의 고용 제도를 만듦으로써 기업을 개인화시킨다. 그리고 그가 지닌 논리가 진보적이지 못한 데서 문제의 극단화가 야기된다. 이 극단화의 내막에 대해 예를 들어보면, 보리고개를 들먹이며 못먹고 못살던 시대에 비해 이만큼 잘 살게 된 것은 자본가의 공로라고 여기는 식이다. 이런 극단적 사고 방식은 탐욕스럽고 독점적인 현대 자본가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에 반해, 다른 극단에 있는 노동자들은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 조건과 극빈한 생활 환경에서 허덕이는, 소위 소외된 계층이라는 피해 의식으로 자신들이 사회적 제도의 사각 지대에서 불리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리하여 극단의 한 쪽인 사(使)는 노동력 착취로 재화를 창출하려 하고 또 다른 한 쪽인 노(勞)는 연대 의식으로 파업을 결행하여 그들이 보여줄 수 있는 힘을 최대화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확보하려 한다.

작가는 이러한 노사간의 대립을 현대 사회의 숙명적인 갈등의 양상으로 설정한 상황에서 이들의 중간적 위치에 있는 사무직 종사자를 등장시키고 있다. 사무직들은 지향적인 위상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노동자들에게 반감을 지니기도 하고 긍정적인 견해를 보이기도 한다. 이들은 노조에 내재하고 있는 폭력적이고 극단적인 행위를 바판하고 기업주의 윤리 의식에도 비판을 가하는 부류이다. 즉,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는 계층으로서 객관적인 시각을 획득하고자 하는 부류인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기업주와 노동자가 화해하고 협조하는 산업 평화에 궁극적인 가치를 부여하고 이 가치를 서로가 공유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다.



줄거리

  38,000명의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인천의 동형 물산 주식회사에서 1987년 8월에 대규모 파업이 일어난다. 그 원인은 이러했다. 한여름의 더위에 선풍기를 달아달라고 요구했지만 사장은 이를 묵살했고 또, 공장은 허술하고 작업장의 환경도 나빴으며, 직원 식당에서는 175원짜리 싸구려 식사를 제공했다. 이에 불만이 극에 달한 노동자들이 들고 일어선 것이다.

사장은 간부들을 불러놓고 빨리 사태를 수습하라며 나무란다. 어쩔 줄 모르고 사장의 눈치만 살피던 간부들은 초조한 나머지 파업의 원인 분석과 근원적인 대책은 세우지 않은 채 눈앞의 걱정에만 매달리게 된다. 특히 수츨부장 양천만은 선적을 못하게 되면 선박 디머리지에다 바이어 클레임까지 물어야 된다는 걱정만 한다. 또, 관리부장과 인사부장은 일부 노동자를 불러서 파업을 분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신종택 부장 같은 이는 노동자의 극단적인 과격 행동을 비판하면서도 자본가의 횡포와 독선적 운영 방식도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을 지닌, 중립적인 인물이다. 그는 계층간의 갈등은 서로를 존중하지 않는 상태에서 오는 만큼 가치 포기 현상을 없애야 하며, 이를 위해 의식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동자들은 파업 이틀만에 조합을 결성하고 가족들과 공동으로 투쟁할 것을 결정한다. 프락치들을 색출하여 몰아내고 대치한 지 3일째 되는 날에 감격적인 승리를 쟁취한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이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신종택 부장은 승리한 노동자의 물결과 이와 반대로 풀이 죽은 사장과 간부들을 바라보면서 비록 쉽게 이루어질 수는 없겠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이상의 현재화'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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