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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와 문화의 관계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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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와 문화의 관계

 

언어는 두 가지 관점에서 문화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첫째, 어떤 사회가 구축한 문화는 언어에 반영되기 때문에 언어를 잘 살펴보면 그 사회의 문화적 특징들을 읽어 낼 수 있다. 둘째, 어떤 사회가 사용하는 언어는 그 자체가 문화 유산이다. 우리가 국어, 즉 우리말을 소중히 간수해야 하는 까닭 중의 하나는 이처럼 우리말에 우리의 문화가 반영되어 있을 뿐 아니라, 그 자체가 또한 소중한 문화 유산이기 때문이다.

 

 

언어를 존재의 집이라고 규정한 유명한 말이 있다. 이는 어떤 사상(事象)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것을 표현하는 언어가 있기 때문이라는 뜻이다. 이를 바꿔 말하면 만약 언어가 없다면 존재 자체를 의식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장구한 세월에 걸쳐 우리 민족이 간직하고 발전시켜 온 우리말 전체를 집이라고 한다면, 그 속에 살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우리 문화이다. 지금 우리말에 외국에서 들어온 말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언어와 문화의 관계, 즉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우리말에는 우리가 현재 누리고 있는 문화가 반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문화라고 하면 의식주 등의 물질적 문화뿐이 아니라 우주관, 세계관, 사고 방식 같은 정신적인 문화까지도 망라된다. 우리말에는 우리의 과거, 현재의 문화 유산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사라진 것도 있을 뿐 아니라 바야흐로 사라지려고 하는 것도 있다. 국어에서만 사용되는 독특한 어휘, 문법, 표현법 등을 살펴보면 우리의 독특한 문화를 발견할 수 있다.

 

언어는 음성 언어()와 문자 언어()로 구분되는데 특히 문자 언어는 문화와 문명의 보전과 전수를 위하여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위대한 과학자, 사상가들이 생각해 낸 지혜가 책 속에 저장되는 것과 더불어 문명이 발전하는 속도는 기하 급수적으로 빨라졌다. 문자의 덕택으로 지식을 축적하고 효과적으로 전수할 수 있게 됨으로써 인간의 후손들은 선배들처럼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고서도 빠른 속도로 발전할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언어와 문화의 관계를 확인하는 데 있어서 언어를 수단으로 하여 생산되는 문학의 위상에 대하여 파악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우리 문학은 바로 우리말을 도구로 하여 창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15세기에 한글이 창제된 뒤부터 많은 문학 작품들이 생산되었으며, 조선 후기, 근대, 현대에 들어오면서 방대한 양의 문학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우리의 정서를 문학적으로 가장 잘 형상화해 낼 수 있는 언어는 우리말이다. 우리의 중요한 문화재이기도 한 문학적 유산의 보존과 전수를 위해서도 우리말을 잘 가꾸어 보존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언어 자체가 문화 유산이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 지구 전체를 생각해 보면 우리말은 지구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 일본어, 스와힐리어, 유대어, ……등과 같은 여러 언어 가운데 하나이다. 이 개별 언어들은 각각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가꾸고 다듬어 온 것으로서 바로 문화적 결실이다.

 

김광해 외, 󰡔국어 지식 탐구󰡕, 박이정,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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