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미의 종류(숭고미, 비장미, 우아미, 골계미)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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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적 범주(美的 範疇)

 

숭고(崇高)우아(優雅)비장(悲壯)골계(滑稽) 등은 일상적으로 의식할 수 있는 살아가는 방식이기도 한데, 문학 작품은 이런 것들을 예술적 질서에 맞도록 집약화해 미적 범주(美的 範疇)라고 부르는 미의 기본적인 분별 양식으로 삼고 있다. 모든 문학 작품은 미적 범주를 갖추고 있으며, 미적 범주의 선택은 삶의 의식 선택이다. 예컨대 비장한 작품과 골계스러운 작품은 서로 근본적으로 다른 입장 표명이고, 서로 대립적인 주장 구현이다. 또한 비장하다는 점에서는 서로 일치하는 작품들도 무엇을 비장하게 나타내느냐에 따라서 심각한 차이가 있다. 미적 범주는 외형적인 분별 기준이나 감정 표출 방식에 그치지 않고, 그 자체로서의 사상적 의의를 지니며, 미적 범주를 통해 살필 때 문학의 사상을 깊이 있게 파악할 수 있다.

 

 

<중략>

 

모든 문학 작품은 있어야 할 것있는 것과 관련시켜 나타내거나 있는 것있어야 할 것과 관련시켜 나타낸다. 예컨대 다음 작품들의 경우에는 있는 것있어야 할 것을 각각 다음과 같이 분석할 수 있다.

 

제망매가: ‘있는 것은 누이의 죽음으로 인한 이별이고, ‘있어야 할 것은 미타찰(彌陀刹)에서 다시 만나야겠다는 기대이다.

어부사시사 : ‘있는 것은 어부의 즐거운 생활이고, ‘있어야 할 것은 그렇게 지내야겠다는 생각이다.

원생몽유록 : ‘있는 것은 현주(賢主)와 충신이 참혹한 지경에 이른 형편이고, ‘있어야 할 것은 현주와 충신은 마땅히 흥해야 한다는 당위이다.

봉산탈춤 : ‘있는 것은 양반에 대한 말뚝이의 항거이고, ‘있어야 할 것은 말뚝이는 양반에게 복종해야 한다는 규범이다.

있는 것있어야 할 것은 작품에 따라서 서로 융합(融合)될 수도 있고 상반(相反)될 수도 있다. 예컨대 제망매가어부사시사있는 것있어야 할 것이 융합되어 있고, ‘원생몽유록봉산탈춤은 상반되어 있다.

 

융합은 있어야 할 것에 의해 이루어지기도 하고, ‘있는 것에 의해 이루어지기도 한다. ‘제망매가있어야 할 것에 의해 융합이 이루어지고, ‘어부사시사있는 것에 의해 융합이 이루어진다. ‘있어야 할 것에 의한 융합에는 있는 것있어야 할 것이 일단 별개로 나타나고서 융합되지만, ‘있는 것에 의한 융합에서는 있는 것있어야 할 것이 처음부터 융합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상반은 있는 것을 부정하고 있어야 할 것을 긍정하면서 이루어지기도 하고, ‘있어야 할 것을 부정하고 있는 것을 긍정하면서 이루어지기도 한다. ‘원생몽유록있는 것을 부정하고 있어야 할 것을 긍정하면서 상반이 이루어진다. ‘봉산탈춤있어야 할 것을 부정하고 있는 것을 긍정하면서 상반이 이루어진다.

 

이상의 분석으로 네 가지 기본적인 미적 범주가 추출된다. 네 가지 기본 범주는 통용되는 명칭에 따라 각각 숭고우아비장골계라 부르겠다. 결과를 다음과 같이 정리해 나타낼 수 있다.

 

 

위의 넷 이외에는 기본 범주가 더 있을 수 없다. 기본 범주를 결정할 수 있는 요인은 있어야 할 것있는 것의 융합과 상반뿐이다. 융합과 상반을 X축으로 하고, ‘있어야 할 것있는 것Y축으로 하면 위의 네 가지 기본 범주만 나타날 수 있다.

 

출전 : 조동일, “한국문학의 양상과 미적 범주,” 한국문학 이해의 길잡이, 집문당,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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