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아폴론과 히아킨토스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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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론과 히아킨토스  


히아킨토스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젊은이였다.

숱이 많은 머리는 어깨 위에서 넘실거리고 있었고, 생기에 가득찬 눈은 기쁨으로 빛났으며, 입술은 늘 즐거운 듯이 미소짓고 있었다. 하프를 켜면서 노래하는 목소리는 산들바람 같았고, 달리는 모습은 젊은 사자와 같았다. 또 히아킨토스는 원반던지기의 명수였다.

태양의 신 아폴론은 히아킨토스를 동생처럼 귀여워 해 어디를 가든지 늘 데리고 다녔다. 푸른 풀이 깔린 봄의 들판에서 원반던지기를 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친형제 같았다.

"자아, 아폴론. 힘껏 던져 보세요. 꼭 받을테니까요."

웃으면서 소리치는 히아킨토스에게 아폴론을 원반을 던졌다. 히아킨토스는 높이 올라간 원반을 쫓아서 달려가 정확하게 받았다.

"내가 던질 차례입니다. 신인 아폴론보다 멀리 던지겠습니다."

히아킨토스가 힘껏 원반을 던졌다. 던지고서는 받고, 받고서는 던지며 두 사람은 들판을 뛰어 다녔다.

"인간에게 질 줄 알고?"

아폴론이 말했다.

히아킨토스가 대답했다.

"신에게 질 줄 압니까?"

두 사람의 웃음소리가 너른 들판에 울려 퍼지고 원반은 은색 보름달처럼 하늘을 날았다.

"자--간다. 히아킨토스, 이것을 받으면 상으로 하프를 켜 줄께."

아폴론은 소리치며 원반을 던질 자세를 취했다.

"좋습니다. 멋지게 받아 볼 테니까 음악을 들려 주세요. 나는 아폴론의 하프 소리를 듣는 것 이 정말 좋아요."

히아킨토스는 웃으며 말했다.

아폴론이 던지 원반은 하늘 높이 날아가고 히아킨토스는 손을 뻗치며 달렸다. 그러나 히아킨토스는 원반을 잡지 못했다. 서풍의 신인 제피로스가 방해를 한 것이다. 제피로스도 히아킨토스를 좋아했다.

"가끔은 내 상대가 되어 줘. 원반던지기라면 아폴론에게지지 않을 자신이 있고, 하프 대신 에 피리를 불 수 있다구!"

제피로스는 몇 번이나 히아킨토스에게 부탁했다. 그러나 그 때마다 히아킨토스는,

"아폴론이 기다리고 있어요. 당신을 상대하고 있을 틈이 없어요" 라고 대답했다.

제피로스는 실망하여 화를 냈다.

그리고 아폴론과 놀고 있는 히아킨토스를 볼 때마다 질투심으로 가슴속에선 불이 활활 타올랐다.

"건방진 놈!"

질투에 찬 제피노스는 떨어지는 원반을 향해서 세게 바람을 불었다. 똑바로 떨어지려던 원반이 갑자기 방향을 바꾸어 히아킨토스의 이마에 부딪혔다.

히아킨토스는 피를 흘리면서 땅에 쓰러졌다.

"정신차려! 히아킨토스!"

아폴론이 달려가 히아킨토스를 안아 일으켰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히아킨토스는 눈을 감은 채 조금도 움직이지 못했다. 미소를 띤 입술에도 핏기가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왜 인간으로 태어났지? 히아킨토스. 네가 신의 아들이었다면 넥타 한 모금으로 살아날 수 있을텐데."

아폴론은 울면서 신의 술인 넥타를 히아킨토스에게 뿌렸다. 물론 효험은 없었다. 넥타는 그저 허무하게 히아킨토스의 입술을 타고 땅으로 흘러내렸다. 하지만 히아킨토스의 피는 넥타와 섞여 푸른 풀 사이에서 꽃으로 피어났다.

"너는 꽃으로 다시 태어났구나. 히아킨토스." 아폴론은 그 꽃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이 꽃이 필 때마다 나는 너를 생각하며 울겠다, 히아킨토스. 너를 잃은 슬픔을 나는 잊지 않겠다." 아폴론은 꽃잎 위에, '아아! 슬프다.' 라는 말을 새겼다.

봄마다 피는 히아신스는 히아킨토스가 다시 태어난 것이다. 그리고 그 꽃잎에는 지금도 아폴론이 새겨놓은 라는 글자모양 무늬가 새겨져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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